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7일 김정은이 해군사령부를 찾았습니다. 이건 뭐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항상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고 남조선이라고만 해서 어떤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이 대만인줄로 알았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대한민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이제는 통일할 의지도 없고, 자기 독재 권력만 세습하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해군사령부 방문 때 김주애도 데리고 나왔죠. 이것도 주민들에게 내게 자식이 있으니 4대 세습을 각오하라는 뜻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집권해서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1일에 동해 함대를 방문해 새로 만든 군함에 오르기도 했는데 없는 살림에 외형은 그럴 듯한 군함을 하나 만들긴 했더군요.
김정은은 그 군함이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지켜봤다고 하는데, 그 정도 작은 배에선 순항미사일을 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정찰위성이 그 장면을 다 지켜봤는데, 미사일은 함대함 미사일이고, 목표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워낙 거짓말을 잘하니, 우리야 그런 말을 믿지 않지만, 순항미사일과 함대함 미사일을 구분할 수 없는 북한 인민들은 당국의 발표가 진짜인줄 알겠죠.
그런데 제가 주목한 것은 김정은이 이제부터 해군력을 키우겠다고 한 말입니다. 김정은은 “함 건조와 함상 및 수중무기체계 개발 등 해군 무장장비 현대화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함으로써 해군의 현대성과 전투능력을 빠른 기간에 획기적으로 제고하는데서 뚜렷한 성과를 안아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걸 들으며 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물론 북한도 해군을 강화하겠다는 결의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북한이 구축함 한 척 건조할 능력이 있을까요. 해군은 돈을 어마어마하게 잡아먹습니다.
가령 한국이 4척을 보유하고 있고 앞으로 몇 척 더 보유할 예정인 이지스함은 한 척 건조 비용만 10억 달러입니다. 북한은 대북제재를 받기 전에도 무역에서 늘 적자만 보았지 돈을 번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돈으로 해군력을 키운단 말입니까.
이번에 김정은이 둘러본 새 군함도 건조한 지 한 10년이 된 배입니다. 군함은 배 자체를 만드는데도 돈이 들지만 탑재 무장을 갖추는 데는 건조비 이상 돈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도 그 배를 만들어 놓고, 장착할 미사일 발사대를 만들지 못해 지금까지 계속 부두에 세워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야 미사일 발사대를 탑재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은이 해군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가 뭐겠습니까. 가서 볼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지금까지 북한 해군은 존재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북한의 전투함선은 500톤도 안되는 200~300톤짜리 경비정이나 50톤 정도의 어뢰정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 배들은 1970년대 중국과 소련에서 쓰던 것을 중고로 들여온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함선을 보통 30년이 지나면 폐기하는데 너무 낡으면 구실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돈이 없으니 환갑이 지난 군함들을 여전히 굴립니다. 물론 기름도 없어서 훈련도 못합니다.
예전에 군함이 침몰해 숱한 해군 병사들이 죽자 김정은이 묘비에 자기 이름을 써놓고 가서 울었던 일이 있죠. 북한 군함은 파도가 좀 세도 침몰할 수준이라는 증거입니다. 잠수함도 마찬가지로 1970년대 중국과 소련에서 도입한 것입니다. 이것도 낡아서 지금 제대로 운용될지 의문입니다.
이런 북한 해군은 한국군에게 비교가 되지도 않고, 막상 전쟁이 터지면 반나절도 견디지 못합니다. 거기에 세계 해군력 최강인 미국과 또 해군력 증강에만 엄청난 돈을 쓴 섬나라 일본의 해군까지 합세하면 북한 해군은 항구에서 단 몇 시간 만에 괴멸합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세계에서 배를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인 것입니다. 그러니 군함도 잘 만듭니다.
해군 전력은 주로 총 배수량으로 따져봅니다. 배수량은 배가 물에 떠 있음으로 해서 밀려나는 물의 무게를 가리키는 말인데 배가 커야 각종 무기를 많이 실을 수 있기 때문에 군함의 배수량과 만재 배수량은 결국 전투력과 직결됩니다.
한국 해군의 총 배수량은 현재 13만4000톤, 만재 배수량은 17만2000톤이며, 이는 수송선, 상륙함, 잠수함은 계산하지 않은 기준입니다. 북한에서 제일 많은 군함은 50톤 미만의 어뢰정이 250척 정도 있고, 100톤 미만의 경비정이 130척 있습니다. 한국 해군의 총 배수량이 13만4000톤이라는 것은 북한의 100톤급 경비정으로 치면 1340척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거기에 실린 무기를 계산하면 어른과 아이도 아닌, 어른과 갓난 애기 정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해군력을 키우기 위해 한국은 돈을 얼마나 들였겠습니까. 최소 몇 백억 달러는 들였을 겁니다. 북한은 한국 해군의 발뒤꿈치 정도로만 따라오려고 해도 10년쯤 번 돈 전부 여기에만 써야겠죠.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다리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차피 안 될 것을 포기라도 하지 이제 또 군함들을 찍어내겠다니 저는 어이가 없습니다.
가뜩이나 정찰위성 쏜다고 올해에만 벌써 두 번 실패해 수천 만 달러 이상 서해에 처박고, 또 무인기 만든다고 돈을 쓰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만든다고 돈을 쓰고 있죠. 인민들은 굶어죽고 있는데 김정은은 다 가져야 안심이 되는지 이번엔 몇 척 만들어야 아무런 억제력도 되지 못하는 군함을 만든다고 또 외화를 탕진하겠군요.
군함 몇 척 만들면 또 대당 수천 만 달러씩 하는 전투기 사온다고 또 돈을 탕진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가난한 것은 전적으로 인민의 삶에 관심 없고 무기 만드는 데만 정신이 팔린 김정은 때문이라는 것을 이번 해군사령부 방문이 다시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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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