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북한 인민이 봐야 할 국군 시가행진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3.09.29
[주성하의 서울살이] 북한 인민이 봐야 할 국군 시가행진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광화문 광장 관람무대에서 내려와 육조마당으로 국민들과 함께 행진하며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6, 서울에서 건군 75주년 기념 국군의날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서울 시내 시가행진도 진행됐습니다. 원래 국군의 날은 10 1일인데 추석 연휴라 며칠 앞당겨 연 것입니다.

 

원래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군사력이 강한 나라는 굳이 시가행진하지 않고, 한국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국군의 날 행사라 10년 만에 한 것 같습니다.

 

북한처럼 열심히 준비하지는 않고, 군이 서울을 지나가면 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거리에 나와 구경하는 식입니다. 이번 시가행진에는 무기체계 46종에 해당하는 170여 대의 각종 장비가 나왔고, 병력은 4천여 명 정도가 참가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이걸 봐야 합니다. 보면 눈이 뒤집힐 겁니다. 북한의 고물 장비만 보다가 이런 걸 보면 이게 신형인 건 모르는 사람도 아니까 기가 질릴 건데, 그 성능까지 알면 까무러칠지 모릅니다.

 

가령 하늘을 나는 F-35 스텔스 전투기는 대당 가격이 1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걸 한국 공군이 곧 들여올 것까지 포함하면 65대를 갖고 있습니다. 스텔스 전투기 1대엔 120㎞ 밖의 적기를 정확히 타격하는 공대공 미사일 여섯 기가 탑재됩니다. 스텔스란 것은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비행기죠. 러시아, 중국의 최첨단 레이더도 탐지 못 하는데 1960~70년대 소련에서 만든 고물 탐지기를 아직도 쓰는 북한이 탐지할 순 없겠죠.

 

북한에선 최신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1980년대 중반 생산된 고물인 미그 29는 순천 및 북창 비행장에 있습니다.

 

미사일 사거리 120㎞라는 것은 사리원 아래 재령쯤만 가도 순천과 북창 비행장에서 전투기가 뜨는 족족 격추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텔스 전투기 보유량의 절반도 안 되는 30대만 떠도 180대의 북한 전투기는 왜 죽는지도 모르고 죽습니다. 북한 공군이 최대로 띄울 수 있는 전투기는 180대가 못 됩니다. 작년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공군 종합 훈련에서도 고작 수십 대 띄우고 100대 넘게 띄웠다고 뻥을 치더군요.

 

공군엔 스텔스기만 있는 것이 아니고 F-16 전투기보다 성능이 더 좋은 한국이 독자 생산하는 KF-21, 그리고 F-16까지 하면 최신 전투기만 수백 대가 넘습니다. 북한 공군이 공중전에서 단 1대라도 격추시키면 저는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이번에 국군 병사들이 입고 나온 워리어플랫폼이 구축된 장비를 보면 북한 사람들은 외계인이 왔냐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너무 신기한 군복이죠.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3년 뒤 국군에게 보급될 이 전투 장비는 군인 한 명 장비에 들어가는 가격이 4만 달러가 넘습니다. 북한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경지입니다.

 

그럼 이 많은 돈을 들여 뭐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내용을 알고 보면 충격일 겁니다. 우선 어느 지역을 공격한다고 하면 정찰용 드론이 떠서 적의 위치를 파악해 줍니다. 적외선 카메라로 밤에도 사람이 다 보입니다. 인민군이 참호에 잘 숨어 매복해 있어도 사람은 체온이 있기 때문에 다 확인됩니다.

 

정찰 드론이 보여주는 적의 위치와 동태는 그대로 한국 군인의 철갑모 안경에도 보입니다. 그걸 보고 전투원이 그 방향으로 총구를 겨냥하면 표적이 자동으로 조준되고, 표적이 과녁에 일치할 때 탄환이 발사됩니다. 발사된 탄환은 표적을 향해 미사일처럼 유도가 됩니다. 사격 훈련 열심히 할 필요도 없습니다. 처음 이 옷을 입은 일반 시민도 북한 특수부대 한 개 분대쯤은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을 겁니다. 적이 온다는 것을 먼저 알려주고, 총구를 그쪽으로 돌리면 백발백중 명중하는데 이걸 어떻게 당합니까. 언덕 너머에 숨어 있어도 총알이 곡선을 그리며 미사일처럼 날아가니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적의 상황을 모든 전투원이 동시에 공유하기 때문에 역할 분담이 순간적으로 이뤄집니다. 과거처럼 손으로 너는 저기 가라, 나는 여기 갈게 이런 수신호 할 필요도 없습니다. 손자병법에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것을 현실화한 것입니다.

 

전투원이 부상당했다는 것도 군복이 생체신호를 파악해 전송합니다. 그럼 즉각 구급대를 보낼 수도 있고, 어느 쪽 공격이 잘 안됐다고 파악되면 다른 사람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어느 한 곳이 뚫린 것도 모르고 공격당할 일이 없는 겁니다. 여기에 로봇 체계가 붙은 군복을 착용하면 평소 자신의 근력보다 40∼50㎏ 이상 더 지고 다녀도 부담이 없습니다. 70㎏ 장비를 쥐고 북한군만큼 빨리 움직이는 겁니다.

 

이게 지금 차츰 적용되고 있고, 5년 뒤면 실전에 배치됩니다. 이길 수 있습니까. 1인당 4만 달러 넘는 돈이 괜히 들어가는 것이 아니죠. 그런데 그 4만 달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커서 북한 군인 여러 명의 목숨과 바꾸는 겁니다.

 

해군은 더 기막히죠. 사실 북한군과 격차가 제일 큰 것이 해군입니다. 저는 9 15일 열린 인천상륙작전 73주년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참가해 해군 함정에 탑재했고, 각종 함정들의 사열도 받았습니다. 제 눈앞을 지나가는 이지스함 한 척은 무기까지 다 계산하면 20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지스함 한 척이 사거리 수백km인 각종 미사일 128발을 한꺼번에 쏩니다. 이 미사일 한 발 가격이 북한의 고물 전투기나 군함보다 더 비쌉니다. 이런 이지스함을 한국군이 현재 3척 운용하고 6년 뒤엔 12척이 됩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북한이 아무리 군비 경쟁에 매달려 발버둥 쳐도 어차피 비교도 안 된다는 겁니다. 제가 김정은이라면 이런 상황을 인정하고, 돈을 쓸데없는 곳에 쓰지 않고 인민들 배급이나 먼저 주겠습니다. 인민이 살고, 경제가 살아야 강력한 군대도 있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한 확실한 교훈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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