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신생아 백인 비율 올해 첫 50%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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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은 지난 일요일부터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제가 시작됐습니다.

해가 일찍 뜨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아침에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일하면 그만큼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작된 제도입니다. 제가 사는 캘리포니아 주도 쌀농사 포도 농사, 과일 농사를 많이 짓는데 일광절약시간은 농사를 많이 짓던 때부터 시작돼서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하와이 등 일부 주를 빼고는 일광절약시간을 택하는데, 일광절약시간이 시작된 지금부터 끝나는 가을까지는 여러분께서 살고 계시는 북한이 미국보다 17시간 빠르고, 일광절약시간이 없는 초겨울부터 다음해 봄까지는 16시간이 빠릅니다. 일광절약시간이 시작되고 끝날 때 홍보를 많이 하지만 그래도 일광절약시간이 시작되는 첫날은 학교나 직장에 한 시간 늦게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0년이 소수인종 아기가 백인 아기보다 많이 출생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인들이 유명한 스시식당에서 고래 고기를 팔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십대 노숙자 청소년들이 대통령이 사는 집 백악관을 방문했습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나라입니다. 또 미국하면 백인의 나라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 백인이 주도하는 나라 미국에서 인종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백인이 줄어들고 흑인과 중미, 남미가 조상인 히스패닉 계, 아시안 계가 크게 늘어납니다. 2010년 올해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백인 신생아보다 소수인종 신생아가 더 많이 태어나는 큰 전환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990년 소수인종 어린이는 전체 어린이의 37%였는데 2008년에 는 48%로 늘어났습니다.

지금 미국 인종을 보면 백인이 약 69%, 히스패닉계가 약 13%, 흑인계가 약 11%, 아시아계가 약 5%, 그리고 나머지는 다른 인종입니다. 그런데 올해 태어나는 아기 숫자가 소수인종이 백인보다 많다면 div으로 40년 정도가 지나면 미국 전체인구 분포가 백인이 더 이상 주류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소수인종이 다수가 되는 현실입니다. 동시에 어떤 인종도 과반수가 되지 않는 나라가 됩니다. 그야말로 다인종 사회가 되는 셈입니다.

유럽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또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이민 올 때는 모두 백인이었지만 세월이 흐르자 아시아에서도 아프리카에서도 중동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민 와 미국은 어느 대보다 인종이 다양해졌습니다. 남미에서 이민 오는 히스패닉 계는 가장 빨리 늘어나는 인종입니다.

백인여성은 아이를 늦게 낳는데 히스패닉 계 여성은 아이를 일찍 낳고 또 많이 낳습니다. 당연히 히스패닉계가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 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백인보다 히스패닉계 인구가 많아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년마다 한 번씩 인구조사를 하는데 지금도 인구조사기간입니다. 인구 숫자나 인종 등 인구조사에서 파악되는 현실에 따라 연방정부가 주정부나 지역사회에 예산이나 기금도 할당하고 정책도 인종비율에 맞춰 마련합니다. 이민, 교육, 건강, 사회 안전 모든 분야에서입니다. 그러니 미국에서 머지않아 백인이 주요인종이 아니라는 사실은 나라의 흐름이 아시아계를 포함한 소수인종을 더욱 배려하는 쪽으로 흐른다는 걸 뜻합니다.

-고래고기 불법 판매 적발

미국에서는 고래 고기 먹는 게 불법입니다. 고래는 멸종위기의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이 하도 많은 인종이 사는 나라여서 인종에 따라 음식문화도 다릅니다. 일본에서 고래 고기를 먹던 사람들이 미국에서도 고래 고기를 먹고 싶어 하는 욕구도 음식문화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 바닷가 식당에서 그런 손님을 보고 고래 고기 팔다가 벌금을 많이 내게 됐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일본계가 많이 살고 바다가 있어 고래 고기는 아니지만 날생선, 회를 즐겨먹는 사람은 많습니다. 생선회가 비싸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언제나 즐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인이나 음악인, 연예인들처럼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은 돈 걱정 안하고 스시를 즐겨 먹습니다. 포크 대신 나무젓가락으로 스시나 요리를 먹는 미국인도 나날이 늘어납니다.

그렇게 회를 즐겨먹는 손님들에게 산타 모니카라는 바닷가에 있는 유명한 식당에서 고래 고기를 팔았습니다. 고래 고기는 일본에서 들여왔습니다. 불법이니까 식단표에 고래 고기라고 서놓진 않고 주방장의 특별한 메뉴라는 편법을 써서 팔았습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가 음식도 발달했지만 동시에 동물보호도 앞서가는 지역입니다. 기록영화로 상도 받은 감독과 팀이 이 식당에서 고래 고기 판다는 것을 알고 몰래 카메라로 현장을 찍었습니다. 고래 고기가 나오자 살점을 떼어 오리건 주 공립대학 연구팀에 샘플을 보냈습니다. 고래 고기라고 판명되자 이 팀은 연방 관계기관인 해양 동물보호국에 그 같은 사실을 전했고 연방기관이 조사한 뒤 식당이 몇 만 달러 벌금을 물게 됐습니다.

당국에 알린 영화팀은 일본의 작은 마을에서 잔인하게 고래를 잡는 모습을 담은 영화를 만들에 상을 받은 팀입니다. 팀원 두 사람은 채식주의자입니다. 이 팀은 고래를 보호하는 것 뿐 아니라 지구를 보호 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문제의 일본 식당은 해양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책임자가 최고 1년까지 감옥에 갇힐 수도 고 2만 달러 벌금도 물어야 합니다.

-노숙 청소년 백악관 방문

백악관은 미국 대통령 가족이 사는 집이고, 세계 각 나라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나라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많은 손님을 맞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백악관에 얼마 전 집 없는 청소년들이 방문했습니다. 이 청소년들은 최근 미국의 경제 위기로 부모가 직장을 잃었다던가. 그밖에 이유들로 집이 없어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동주택에 사는 십대들이었습니다.

15명의 십대 청소년들은 아침부터 대통령이 사는 집에 간다고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부푼 마음으로 백악관에 도착했습니다. 백악관 안에 들어가서는 좐 애덤스와 토마스 제퍼슨 등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를 보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아주 큰 방에 들어가 우아한 치장에 놀라기도 하고 의자에 앉아보곤 멋져 보이는데 앉아보니 딱딱하다면서 별로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손님들이 머무는 잠자는 방 침실에 들어 선 청소년들은 거의 너무 크고 지나치게 화려하다고 한마디씩 했습니다.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집 없는 청소년이라도 원하면 절차를 거쳐 백악관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부모가 가난해 집이 없지만 자신은 원하면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꿈도 꿀 수 있습니다. 실제 이번에 백악관을 방문한 청소년들은 모두 학교에 다닙니다. 어떤 학생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학교로 평가받는 하버드 대학 입학허가를 받아, 가을이면 하버드에서 공부할 학생입니다. 미국의 실제 모습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