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도 따뜻한 지역이여서 봄꽃들이 빨리 피었습니다. 3, 4월의 밤이면 어디에 피었는지 보지 않고도 무슨 꽃인지 알 수 있는 핑크빛 재스민이 한창입니다.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건 그윽한 향기 때문입니다. 지난겨울 과감하게 가지를 쳐낸 장미도 날마다 쑥쑥 자라더니 맨 윗가지에는 꽃망울이 맺혔습니다. 겨울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봄이 꽃동산이 되갑니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운동경기를 할 때 미국 국가를 부르는 게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소속 정당이 다른 미국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지난 1월 지진이 일어난 아이티를 방문했습니다. LA 인근에 사는 한인이 백악관 장애인 위원회 위원이 됐습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미국 동부 인디애나 주에 고센이라는 대학이 있습니다. 이 대학은 기독교 학교로, 평화주의가 강한 메노나이트(Mennonite)라는 종파를 믿는 학생들이 많이 다닙니다. 전체 학생의 약 50%입니다. 메노나이트 계는 평화주의자들로 전쟁을 싫어합니다. 미국은 병역의 의무가 아니라 자원입대여서 메노나이트 계 신자는 군인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입대가 아니라 스포츠 경기를 할 때 일어났습니다. 미국에서 운동경기가 시작될 때는 거의 미국 국가(성조기여 영원하라)가 연주되는데 고센 대학은 예외였습니다. 공식적으로 국가를 연주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없었지만 최근까지도 운동경기를 할 때 미국국가를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국가 대신 평화의 기도라는 노래를 연주했습니다.
그러던 고센대학에서 며칠 전 미국국가가 연주돼서 큰 이슈가 됐습니다. 운동경기가 시작되기 전 국가가 연주되자마자 학생과 교수들이 분노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운동 경기를 보는 외부사람들이 하도 불만해서 국가를 연주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학 총장은 국가를 연주하는 것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듣고 검토해 앞으로도 국가를 연주할지 하지 않을 지는 내년에 결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이 대학 학생이나 교수 가운데는 다른 대학을 포함해 미국에서 모든 운동경기를 할 때 연주되는 국가이니 그냥 넘어가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 1월 페루 대학팀과 경기를 치르기 직전 페루의 국가는 연주됐지만 미국 국가는 생략돼 민망했었다는 경험을 말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를 사랑하는 고센 가족으로서 미국국가를 용납할 수 없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 국가 노랫말이 전쟁과 전투를 치르는 미국에 대한 애국심을 노래하기 때문입니다. 첨단기술과 자유로운 사상이 발달한 미국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들의 종교와 생활태도로 엄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클린턴∙부시, 아이티 방문
두 명의 전직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주선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은 민주당 빌 클린턴과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고 현 대통령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는 지난 1월에 지진이 일어났던 아이티입니다. 아이티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약 23만 명이 숨지고 백 3십만 명의 집이 날아갔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이 다른 두 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아이티를 방문해 미국이 아이티 지진 피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고 전직 대통령들이 받아들였습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부쉬 대통령은 사이가 그다지 좋을 일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선 두 사람이 속한 당이 민주와 공화로 다릅니다. 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처음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알칸소 촌뜨기 정도로 봤다가 그에게 져서 대통령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아이티 방문을 요청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는 아내인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지 못한 원인이고,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는 후임 대통령을 공화당 정치인에게 잇지 못하게 한 사람입니다.
그런 정치적 삼각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현직 대통령들인 정치원로들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뭉칠 때는 뭉칩니다. 두명의 전직 대통령은 아이티를 방문해 아이티 대통령도 만났지만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임시로 천막을 치고 사는 천막촌에서 지진 피해자들과 악수도 하면서 임무를 완성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조지 부쉬 대통령은 두 사람 이름을 딴 재단 클린턴 부쉬 재단을 만들었고, 이 재단을 통해 22만 명이 기부해 3천 7백만 달러 기금을 모았습니다. 유명한 영화배우도 기부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노벨평화상 상금으로 받은 돈 2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이 돈은 아이티를 다시 일으키는데 쓰일 겁니다. 미국에는 아이티 출신의 많은 이민자가 삽니다. 이들은 미국의 결정에 감사하며 미국을 더욱 사람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 한인 박동우 씨 백악관 장애위에 임명
백악관에는 장애위원회라는 부서가 있습니다. 장애위원회는 장애인에 관한 자문을 하는 기구로 위원들은 차관보급으로 임기는 3년이며 대통령이 지명하고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한번 연임할 수 있습니다. 장애위원회 위원이 되면 백악관과 행정부가 장애인에 관한 정책을 만들 때 참고할 자료도 준비하고 신체장애가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전합니다.
백악관 장애위원회 위원으로 한인 박동우 씨가 임명됐습니다. 7명 위원 가운데 아시아계는 박동우 씨 한사람입니다. 박동우 씨 이전에도 시각장애인인 한인 강영우 씨가 자문위원으로 일했습니다.
백악관 장애위원회 위원이 된 박동우 씨는 올해 58살로 LA에서 가까운 가든 그로브라는 시에 있는 은행의 부 지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부터 캘리포니아 정부 관련 자원봉사를 많이 해왔습니다.
박동우 씨 자신이 장애를 그저 불편한 정도로 이겨낸 사람입니다. 3살 때 소아마비가 걸려 한쪽 팔이 없습니다. 어릴 때는 같은 반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이민 온 박동우 씨는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보장장치가 있는 미국에 와서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장애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는 동안 장애인의 일자리를 지금보다 훨씬 많게 늘리는 게 목표라고도 밝혔습니다. 지금처럼 미국의 경제가 나쁠 때는 장애인도 일자리를 많이 잃고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2.5배 실업률이 높습니다. 박동우 씨는 한쪽 팔이 없는 자신이 은행 부 지점장이 되었듯이 다른 장애인들도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