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유전자변형 농산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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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는 지금 유전자변형 농산물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가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산불이 났을 때 자란 포도로 만들어 술 냄새에 나무 타는 냄새가 섞인 포도주가 시장에 나왔습니다. 요즈음 미국의 신혼부부들은 전과는 다른 선물을 원합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미국에서는 14년 전부터 유전자를 변형한 농산물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유전자를 변형한 농산물을 재배할 때는 자연에 거슬린다거나 건강에 나쁠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가 강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정도는 받아들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재배되는 옥수수와 면, 콩의 80%는 유전자가 변형된 것들입니다. 변형되지 않은 본래의 농산물보다 좋게 한다는 목표로 변형시킨 농작물들입니다.

미국사람이 먹고 있는 두부 가운데는 유전자를 변형시킨 콩으로 만든 것이 더 많고 가뭄에 견디는 옥수수도 개발했습니다. 유전자를 변형시킨 농산물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고는 조금 들이고 맛있고 깨끗하고 양이 많은 농작물을 싸게 먹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재배 량이 늘어나서 값도 많이 싸졌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 농산물 재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연을 거슬리는 것에는 절대로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어제 미국의 한 국가 기관에서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유전자를 변형시켜 재배하는 것이 농부에게도 좋고 환경이나 사회에 모두 좋다는 내용입니다. 유전자를 변형시키면 비료가 적게 들고 잡초를 없애는 제초제도 적게 들어가니 농부에게 좋다는 결론입니다. 유전자를 변형한 농산물의 씨는 보통 씨보다 비싸지만 재배할 때 사람 손이 덜 가고 물도 적게 들어가니 경제적이라는 결론도 내렸습니다. 비료나 제초제를 적게 쓰니 땅의 침식도 적고 재배할 때 물도 적게 드니 사람들은 화학약품에 오염된 물을 덜 마실 수도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유전자를 변형한 농산물이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러 장점이 있어도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자연을 거스르는 걸 거부하는 많은 사람들은 나쁘게 봅니다. 과학자들은 결국은 농부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합니다. 좋고 나쁜 것을 가려 좋은 방법을 선택할 사람은 결국 농부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을 보존하길 원하고, 인위적이고 화학적인 방법으로 자연과 환경, 또 생활을 바꾸는 것을 무조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발달하면 할수록,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편리하고 싼 새로운 변화는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야 맙니다.

지금의 추세라면 미국에서는 가뭄을 이기는 옥수수, 홍수도 이기는 옥수수를 앞으로는 보다 많이 재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무 타는 냄새 나는 포도주

미국 사람들은 포도주, 와인을 많이 마십니다. 특히 빨간색 , 적색 포도주는 하루에 한잔 정도 마시면 심장에 좋다고 해서 술이라기보다는 건강 음료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적색 포도주, 레드와인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캘리포니아 산 2008년 적색포도주입니다.

2008년 6월 20일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큰 산불이 났습니다. 산불이 난 지역 가운데 앤더슨 밸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포도를 재배해 포도주, 와인까지 만드는 지역입니다. 앤더슨 밸리는 춥고 습기가 많아 포도를 재배하기 적당합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만든 와인은 세계적으로도 맛이 좋은 고급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 평가를 받는 포도농장에서 산불이 났고 포도 알 하나하나에 그만 나무가 불에 타는 냄새, 연기가 배이고 말았습니다. 캘리포니아 기후로는 적색 포도는 6월에 딱딱해지고 8월에 익어 9월에 따서 술을 만듭니다.

그런데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술 냄새에서 나무가 타는 냄새, 불타는 냄새가 났습니다. 포도주가 익으면서 맛은 괜찮았는데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연기 냄새가 마치 어느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유령과 같았다고 표현한 농부가 많았습니다. 그 냄새를 없애려고 농부와 포도주 제조업자들은 큰 고생을 하면서 돈을 많이 썼습니다. 철갑상어 알을 가루로 만들어 포도주에 넣어보기도 했고 우유나 계란 흰자로 연기 냄새를 없애보려고도 했지만 헛수고로 끝났습니다. 괴상하게 생긴 기계로-포도주 제조업자들의 표현- 냄새를 없애보려고도 했지만 그것도 실패했습니다.

결국 냄새 없애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정성들여 만든 포도주를 버리자니 들인 수고와 돈이 아까워서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팔기로 했습니다. 울고 싶을 농부와 포도주 제조업자들은 웃으려고 애쓰면서 포도주를 원래 값의 반도 안 되게 시장에 내놨습니다. 2008년산 앤더슨 밸리 레드 와인을 마시면 담배를 피우면서 술을 마시는 동시효과가 있다는 말과 함께입니다. 그 냄새를 젖은 재떨이 냄새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다른 와인과 섞어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와인은 이름을 아예 ‘불타는 와인’으로 붙인 포도주입니다.

-젊은이들 결혼문화 변화

미국 젊은이들의 결혼선물 문화가 새로워졌습니다. 선물을 신혼여행 비용으로 받거나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받길 원하는 신랑 신부가 많아집니다. 결혼 선물이 다양해지는 변화입니다.

미국에서도 친한 사람이 결혼을 할 때 선물을 합니다. 때로는 필요한 물건을 직접 사거나 새로 살림을 차릴 때 보태라는 마음으로 돈으로 부조하기도 합니다. 선물을 할 때는 축하하는 사람이 골라 사서 전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직접 사지 않기도 합니다. 신랑, 신부가 큰 백화점 등에 가서 원하는 물건을 골라 등록하고 축하해줄 사람들에게 알리면 축하하는 사람이 그 물건에 대한 값을 내는 게 아주 흔합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앞서 말씀드린 새로운 방식이 생겨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여행을 많이 한 미국의 신랑, 신부들은 다른 주나 다른 나라로도 신혼여행을 많이 갑니다. 함경도에서 결혼한 신랑, 신부가 황해도나 중국, 러시아로 신혼여행을 가는 식입니다. 그보다 더 멀리 유럽이나 아프리카로 신혼여행을 가는 부부도 많습니다. 그런 때는 신혼여행 비용을 선물로 받는 겁니다. 비행기 값은 주로 신랑, 신부가 하지만 예를 들어 아프리카로 여행을 가면 동물이 자연에서 뛰노는 것을 보는 사파리 관광이나 부부가 멋지게 저녁식사를 할 비용, 호텔 값, 골프, 승마 할 때 드는 돈을 선물로 받는 것이지요. 이때 돈으로 받지는 않고 미리 그 나라 관광회사나 호텔과 연락을 해서- 이미 그런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컴퓨터로 돈을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거나 다른 사람 돕는 일을 하던 젊은이, 혼자 오래 살다가 결혼하는 신랑, 신부는 자신들은 생활하는데 필요한 물건들이 이미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기부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신랑, 신부가 원하는 기부단체를 정해서 알려줍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먹는 물이 모자라는 아프리카 어느 마을에 우물을 만드는데 기부를 해달라는 등의 아름다운 모양새입니다. 저도 최근에 한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저희들은 운이 좋아 이미 생활용품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신혼여행이 아니라면 평생 가보기 힘들 것 같은 나라로 신혼여행을 갑니다. 저희의 추억 만들기에 마음을 보태주시겠어요?” 라는 청첩장이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