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담배를 파는 가게에 담배가 몸에 얼마나 나쁜 지를 보여주는 사진을 의무적으로 붙이게 할 주 정부가 있습니다. 동네 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곳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동네의 이름을 유명한 인터넷 관련 회사 이름으로 바꿨던 곳도 있습니다. 미국 작가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의 자서전이 그가 숨진 뒤 100년 만에 나옵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미국에서는 담배를 피우기가 점점 힘들어 집니다. 제가 여러분께 '오늘의 미국' 방송을 하는 첫날 첫 번째 전해드린 미국의 모습이 담배에 관한 법적 소송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마 하려고 했다면 매주 담배에 관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미국에는 담배와 관련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매사추세츠 주는 모든 주민이 아플 때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게 한 첫 번째 주입니다. 그런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올 가을부터 모든 담배 가게에 아주 흉한 포스터를 붙이게 됩니다. 주 보건국이 앞장서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포스터는 두 종류인데 하나는 담배를 피운 사람의 폐가 얼마나 시커먼지를 찍은 사진입니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경고를 하는 포스터입니다.
두 번째 포스터는 어떻게 담배를 끊을 수 있을 지를 홍보하는 내용입니다. 담배를 피웠을 때 치아의 뿌리까지 얼마나 상하는 지를 찍은 사진과 함께 담배를 끊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의 전화번호를 적어 놓았습니다.
제가 말로 전해드리니 실감이 덜 나실 텐데 저는 두 가지 포스터를 봤습니다. 사진이 얼마나 흉측하고 끔직한 지 아직 담배를 피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담배 맛이 절로 떨어지고도 남고 또 남을 정도입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북한에서 잘 쓰시는 속담이 생각날 정도로 말로는 표현을 못다 할 끔찍한 사진들입니다.
이 사진들을 매사추세츠 주에서 담배를 파는 9천군데 가게와 약국에 붙이게 됩니다. 그것도 담배가 놓인 곳에서 팔을 뻗으면 닿을 정도의 거리에 붙여야만 합니다. 또 있습니다. 그 사진을 보고도 담배를 사는 사람이 있다면 돈을 낼 때 또 한 번 생각하도록 계산대 앞에도 붙이도록 할 예정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올해 말부터 시행하게 될 터이고 가게에서 어기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주정부에서 이 같은 포스터를 붙이도록 하는 것이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인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매사추세츠 주는 말씀 드린 것처럼 주민이 아프면 모두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건강보험 비용을 주정부에서도 많이 냅니다. 주민이 폐암에 걸리면 정부가 치료비로 돈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주민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조치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동네의 모든 길에 이름이 있습니다. 길은 유명한 사람의 이름에서 따오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 이름을 길에 붙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목련 길'이라던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이름을 딴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길', '희망 길','꽃 길', '올림픽 길' 이런 식입니다. 최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성을 딴 '오바마 길이 생깁니다.
대통령 이름을 딴 길이 생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제가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에는 초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워싱턴의 성을 딴 '워싱턴 길'도 있고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의 성을 딴 '제퍼슨 길'도 있습니다. 이번에 오바마 길이 생긴 곳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을 할 때 지역구였던 일리노이 주 칼루멧 파크라는 동네입니다. 8월 21일부터 이 동네의 한 길이 '오바마 길'이 됩니다.
이렇게 대통령 이름이 붙는 길이 생기는 건 지역 주민들이 결정합니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근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대통령 성을 동네 길 이름으로 했을 때 동네에 어떤 의미가 되는 지는 동네에서 결정하는 일입니다. 칼루멧 파크라는 동네는 대통령이 정치를 했던 곳이니 그를 지지하는 뜻에서 이름을 붙이게 되고 그래서 전에는 이 동네를 몰랐던 사람도 동네 이름이라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이름만 길 이름이 되는 게 아니라 유명한 회사의 이름도 길 이름이 됩니다. 지난 3월에는 캔사스 주의 토페카 시에서 길 이름을 넘어 시의 이름을 한 달 동안 바꾸기도 했습니다. 토페카 시는 구글(Google) 이라는 이름으로 바꿨었는데 덕분에 시를 많이 알렸습니다. 구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터넷 회사로, 컴퓨터 인터넷에서 거의 모든 자료를 찾아 주고 장사도 하는 첨단 기술 회사입니다. 구글의 본사는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데 캔사스 주의 토페카라는 시가 한 달 동안 구글로 이름을 바꾼 이유는 구글에서 이 동네를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시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터넷 시험을 무료로 하는 한 달 동안 이름을 구글로 바꿨다가 다시 원래의 이름으로 돌아갔습니다.
원래의 이름 Topeka는 인디언 말로 '감자를 재배하기 좋은 곳'이라는 뜻이랍니다. 지금은 감자를 재배하지는 않지만 오랜 동네 역사를 담은 시의 이름을 지키면서 필요할 때는 잠시 시의 이름을 바꾸기도 합니다. 미국적입니다.
-미국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가운데 '허클베리 휜(Huckleberry Finn)의 모험'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천재라고 부르는 작가 마크 트웨인이 쓴 책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1910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흑인이 노예였던 그때 백인과 흑인 소년의 진한 우정을 아름답고 재미있게 그린 책입니다. '탐 소여의 모험'이라는 책도 썼지요. 미국사람 뿐이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이지요. 이 작가의 자서전이 작가가 숨진 지 100년 만에 나옵니다. 작가가 자신이 숨지고 100년이 지난 뒤에야 출판하라는 유서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자서전이 출판됩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이나 남을 위해 헌신하고 산 사람, 스포츠와 연예계의 스타, 정치인, 교수, 지식인 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온 길을 책으로 남기는데 책은 거의 살아있을 때 나옵니다. 그런데 위대한 작가 마크 트웨인은 인생의 마지막에는 자서전을 열심히 썼습니다. 5천 쪽이나 되는 많은 분량인데 그가 사망하고 한 세기가 지나서 나오게 됩니다.
작가 마크 트웨인이 왜 100년이라는 시한을 유서로까지 남겼을 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릅니다. 미국 사람뿐이 아니라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연구합니다. 첫째로는 종교와 정치에 대해 자유롭게 말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종교관이나 정치관이 100년이 지난 뒤에 사는 사람도 깊이 생각할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둘째로는 100년 전은 지금보다 사생활이 알려지는 게 훨씬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가 됐을 시대이니까 위대한 작가는 자신 주변 사람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100년 뒤 출판이라는 유서를 남겼다는 추측입니다. 두 번째 추측대로라면 위대한 작가 마크 트웨인은 남을 그토록 배려한 사람 일 터이고 그래서 더욱 거인으로 느껴집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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