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병원돕기 골프대회 개최 8년간 100만 달러 모금한 10대 소년
LA-강혜신
2010.06.30
2010.06.30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는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어려울 때 오히려 의미 있게 살 수 있다고 쓰여진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직 10대인 청소년이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100만 달러라는 큰 돈을 모았습니다. 사자고기로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어 동물보호론자들이 식당 앞에서 시위합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2살과 10살 때 병원에서 무료로 손가락 수술을 받은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지금 19살인데 무료로 치료를 받은 게 너무나 고마워서 병원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고마움을 갚는 일을 시작하지만 이 청소년은 두번 째 수술을 받은 다음해인 11살 때 바로 병원을 돕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골프대회를 열어 병원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골프 기금모금은 보통 골프를 좋아한다든가 골프업계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하기 쉬운데 11살 의 소년은 골프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소년의 아버지가 골프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 소년이 살고 있는 텍사스의 동네에 어린이도 참여하기 쉬운 짧은 9홀 골프 코스가 있어서 병원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가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린이 스윙(KidSwing)이 라는 기금모금 단체가 만들어졌습니다.
11살이었던 소년은 첫 해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년에 한번씩 8년 동안 골프대회를 했습니다. 첫해 대회에서 2만 달러를 모은 소년은19살이 된 올해는 이달에 열린 대회에서 8년 전에 모은 기금의 6배가 넘는 약 13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모두 합치면 20살이 되기 전에 100만 달러를 모은 겁니다.이 골프대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나 100달러 이상을 모아야 합니다.
참가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있고 어른도 있습니다. 어린이가 100달러를 모으기는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뜻이 좋으니 부모나 친지들이 기꺼이 돈을 기부하고 골프를 쳤습니다. 아 버지가 프로 골프 선수인 한 소녀는 혼자 만 5천 달러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만 5천 달러면 직업이나 사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성인의 평균 약 4개월 벌이입니다. 이 어린이는 아버지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낸 모든 사람에게 뜻을 알리고 모금했습니다.
골프를 치는 비용 등의 운영비는 따로 기부 받은 돈으로 하고 골프대회 당일에 모여진 돈은 모두 텍사스 주 맥킨니 라는 지역에 있는 스캇티쉬 라이트 어린이 병원에 기부 했습니다. 소년이 무료로 치료받은 병원입니다. 병원에서는 소중하게 모아진 돈으로 모든 어린이를 무료로 치료할 수 있게 됩니다.
8년 전 11살의 어린이에서 이제는 19살로 소년이라기보다 청년이 된 주인공의 이름은 벤 사터(Ben Sater) 군입니다. 이 청년은 이제 대학에 가고 기금모금 골프 대회에 출전한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지만 ‘어린이 스윙’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8살 때 더 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병원돕기, 사실 아픈 어린이 돕기를 시작한 어린이는 어른이 되도 좋은 일 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사람에게 절약하는 것이 큰 관심이었습니다.
어려워진 경제에 적응해보려는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절약이 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는 의식이 생겼습니다. 최근에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을 보면 절약을 아름다운 행위로 여기는 미국인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새로운 좋은 생활(The New Good Life)’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던, 그러니까 아버지가 부자인 좐 롸빈스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좐 롸빈스씨는 부자 상속자였지만 돈을 쓰면서 즐기는 인생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1947년에 태어난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UC 버클리를 졸업한 1960년 대에 단순한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아내와 함께 방 하나짜리 작은 오두막 집을 짓고 두 사람이 먹을 음식을 거의 재배해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생활이나 생활 철학을 책으로 썼습니다.
책은 점점 발전해서 처음에 쓴 책에는 개인의 단순한 삶이 많이 담겼지만 점점 단순한 삶이 세상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사람답게 하는 지로 영역이 넓혀졌습니다. 최근에 나온 책 ‘새로운 좋은 생활’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제가 나빠진 게 미국 사람에게는 건강하고, 친 환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합니다. 적은 것으로 만족하면서 사는 긍정적인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너무 많이 가진 사람도 돈 때문에 고통스럽고 분노하는 일이 많다면서 그처럼 건전하지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려면 돈과의 관계, 돈에 대한 집착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부족함,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풍요로움의 경계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입에 은수저를 달고 태어난 부자의 아들이 본격적인 인생의 시작부터 자급자족하면서 지구를 생각하고 자신의 정신을 맑게 가꾸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은 존중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의 생각이 담긴 책이라서 많은 미국인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좐 롸빈스씨의 아버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스크림 회사로 미국에만 거의 3천군데 가게가 있는 베스킨-롸빈스(Beskin-Robbins)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베스킨-롸빈스는 칼로리가 너무 많이 나가는 아이스크림을 팔아 아이들을 살찌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부자 아버지가 창업한 칼로리가 많이 나가는 아이스크림 회사와 그 아들이 강조하는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줄이자는 책, 확실한 대조입니다.
-사자고기 햄버거를 파는, 정확하게는 판 식당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까운 서부 아리조나 주의 수도 휘닉스 시에 있는 식당입니다. 이 식당에서는 6월 초부터 7월 11일까지 사자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판다고 광고를 했는데 며칠 못 가서 중단했습니다. 동물보호론자들의 시위가 거세서 장사를 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론자들은 사자고기 햄버거를 파는 동안 날마다 식당 앞에서 시위를 했습니다. 멸종위기의 동물로 햄버거를 만드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분노의 표현이었습니다.
결국 사자고기 햄버거 파는 것을 중단한 식당 주인은 동물보호협회에 기부도 했지만 기부 받은 협회에서는 “우리는 사랑스런 동물의 피가 묻은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싸늘한 말과 함께 돈을 돌려줬습니다. 이 식당에서 며칠 동안 판 사자고기 햄버거는 100% 사자고기는 아니었습니다. 20%는 소고기였고 나머지는 다른 동물의 고기도 섞었습니다.
식당 주인은 처음에는 미국에서 사자는 보호 동물이기는 하지만 멸종 위기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연방 농무국에서도 사자고기를 사람이 먹는 것은 드물기는 하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동물보호론자들은 이번에는 사자 햄버거이지만 다음에는 강아지 햄버거, 그 다음에는 고양이 햄버거를 만들 것이냐고 쏘아 붙이면서 식당 불매운동을 했습니다.
그러자 식당 주인은 햄버거에 들어간 사자 고기는 일리노이 주에 있는 농장에서 사람이 먹기 위해 길러진 사지의 살이지 야생 사자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화난 동물보호론자들은 식당을 폭발하겠다는 협박도 계속했고 결국 식당 주인은 더 이상 사자고기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고야 말았습니다.
미국에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싸워 한쪽이 이기는 끝을 봅니다. 사자고기 햄버거를 말씀 드렸지만 인도 식당의 경우 수많은 손님에게 음식을 팔지만 소고기로 만든 음식은 없습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메뉴인 카레 종류도 소고기로는 만들지 않습니다. 알고 계신 것처럼 인도의 힌두교가 소를 높이 대접하고 소를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동물을 보호한다고 사자고기나 소고기를 안 먹고, 또 많은 미국 사람은 개를 가족처럼 생각해서 개를 위해 건강보험까지 들면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것을 보면 모순도 있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사자고기 햄버거나 개고기를 먹을 생각이 없고 소고기도 자주 먹는 사람이 아니지만, 어떤 고기는 먹어도 되고 어떤 고기를 먹으면 사람으로 취급도 않고 하는 게 치우친 생각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특정 동물만 사랑하면 동물 세계에서는 불공평한 건 아닌지, 동물은 그런 느낌이 없을까 상상도 하는데, 너무 멀리 간 비유인가요?
그런데 아리조나 주의 식당 주인이 왜 사자고기 햄버거를 팔게 됐는지를 말씀 드리지 않았군요.
2010 월드컵 때문입니다. 월드컵이 남 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것을 축하한다면서 남 아프리카 공화국에 많은 사자를 상징하는 햄버거를 팔아 돈을 많이 벌어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월드컵은 끝나가건만 식당 주인은 돈은 못 벌고 야단만 맞고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
미국에서는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경제가 어려울 때 오히려 의미 있게 살 수 있다고 쓰여진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직 10대인 청소년이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100만 달러라는 큰 돈을 모았습니다. 사자고기로 햄버거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어 동물보호론자들이 식당 앞에서 시위합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2살과 10살 때 병원에서 무료로 손가락 수술을 받은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지금 19살인데 무료로 치료를 받은 게 너무나 고마워서 병원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고마움을 갚는 일을 시작하지만 이 청소년은 두번 째 수술을 받은 다음해인 11살 때 바로 병원을 돕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골프대회를 열어 병원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골프 기금모금은 보통 골프를 좋아한다든가 골프업계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하기 쉬운데 11살 의 소년은 골프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소년의 아버지가 골프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 소년이 살고 있는 텍사스의 동네에 어린이도 참여하기 쉬운 짧은 9홀 골프 코스가 있어서 병원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가 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린이 스윙(KidSwing)이 라는 기금모금 단체가 만들어졌습니다.
11살이었던 소년은 첫 해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년에 한번씩 8년 동안 골프대회를 했습니다. 첫해 대회에서 2만 달러를 모은 소년은19살이 된 올해는 이달에 열린 대회에서 8년 전에 모은 기금의 6배가 넘는 약 13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모두 합치면 20살이 되기 전에 100만 달러를 모은 겁니다.이 골프대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나 100달러 이상을 모아야 합니다.
참가자 가운데는 어린이도 있고 어른도 있습니다. 어린이가 100달러를 모으기는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뜻이 좋으니 부모나 친지들이 기꺼이 돈을 기부하고 골프를 쳤습니다. 아 버지가 프로 골프 선수인 한 소녀는 혼자 만 5천 달러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만 5천 달러면 직업이나 사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성인의 평균 약 4개월 벌이입니다. 이 어린이는 아버지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낸 모든 사람에게 뜻을 알리고 모금했습니다.
골프를 치는 비용 등의 운영비는 따로 기부 받은 돈으로 하고 골프대회 당일에 모여진 돈은 모두 텍사스 주 맥킨니 라는 지역에 있는 스캇티쉬 라이트 어린이 병원에 기부 했습니다. 소년이 무료로 치료받은 병원입니다. 병원에서는 소중하게 모아진 돈으로 모든 어린이를 무료로 치료할 수 있게 됩니다.
8년 전 11살의 어린이에서 이제는 19살로 소년이라기보다 청년이 된 주인공의 이름은 벤 사터(Ben Sater) 군입니다. 이 청년은 이제 대학에 가고 기금모금 골프 대회에 출전한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지만 ‘어린이 스윙’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8살 때 더 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병원돕기, 사실 아픈 어린이 돕기를 시작한 어린이는 어른이 되도 좋은 일 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사람에게 절약하는 것이 큰 관심이었습니다.
어려워진 경제에 적응해보려는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절약이 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는 의식이 생겼습니다. 최근에 미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을 보면 절약을 아름다운 행위로 여기는 미국인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새로운 좋은 생활(The New Good Life)’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던, 그러니까 아버지가 부자인 좐 롸빈스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좐 롸빈스씨는 부자 상속자였지만 돈을 쓰면서 즐기는 인생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1947년에 태어난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UC 버클리를 졸업한 1960년 대에 단순한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아내와 함께 방 하나짜리 작은 오두막 집을 짓고 두 사람이 먹을 음식을 거의 재배해 만들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생활이나 생활 철학을 책으로 썼습니다.
책은 점점 발전해서 처음에 쓴 책에는 개인의 단순한 삶이 많이 담겼지만 점점 단순한 삶이 세상에 어떻게 보탬이 되는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사람답게 하는 지로 영역이 넓혀졌습니다. 최근에 나온 책 ‘새로운 좋은 생활’에서는 세계적으로 경제가 나빠진 게 미국 사람에게는 건강하고, 친 환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합니다. 적은 것으로 만족하면서 사는 긍정적인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너무 많이 가진 사람도 돈 때문에 고통스럽고 분노하는 일이 많다면서 그처럼 건전하지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려면 돈과의 관계, 돈에 대한 집착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부족함,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풍요로움의 경계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입에 은수저를 달고 태어난 부자의 아들이 본격적인 인생의 시작부터 자급자족하면서 지구를 생각하고 자신의 정신을 맑게 가꾸는 길을 선택했다는 것은 존중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의 생각이 담긴 책이라서 많은 미국인이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좐 롸빈스씨의 아버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아이스크림 회사로 미국에만 거의 3천군데 가게가 있는 베스킨-롸빈스(Beskin-Robbins)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베스킨-롸빈스는 칼로리가 너무 많이 나가는 아이스크림을 팔아 아이들을 살찌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부자 아버지가 창업한 칼로리가 많이 나가는 아이스크림 회사와 그 아들이 강조하는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줄이자는 책, 확실한 대조입니다.
-사자고기 햄버거를 파는, 정확하게는 판 식당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까운 서부 아리조나 주의 수도 휘닉스 시에 있는 식당입니다. 이 식당에서는 6월 초부터 7월 11일까지 사자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판다고 광고를 했는데 며칠 못 가서 중단했습니다. 동물보호론자들의 시위가 거세서 장사를 하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론자들은 사자고기 햄버거를 파는 동안 날마다 식당 앞에서 시위를 했습니다. 멸종위기의 동물로 햄버거를 만드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다는 분노의 표현이었습니다.
결국 사자고기 햄버거 파는 것을 중단한 식당 주인은 동물보호협회에 기부도 했지만 기부 받은 협회에서는 “우리는 사랑스런 동물의 피가 묻은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싸늘한 말과 함께 돈을 돌려줬습니다. 이 식당에서 며칠 동안 판 사자고기 햄버거는 100% 사자고기는 아니었습니다. 20%는 소고기였고 나머지는 다른 동물의 고기도 섞었습니다.
식당 주인은 처음에는 미국에서 사자는 보호 동물이기는 하지만 멸종 위기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연방 농무국에서도 사자고기를 사람이 먹는 것은 드물기는 하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동물보호론자들은 이번에는 사자 햄버거이지만 다음에는 강아지 햄버거, 그 다음에는 고양이 햄버거를 만들 것이냐고 쏘아 붙이면서 식당 불매운동을 했습니다.
그러자 식당 주인은 햄버거에 들어간 사자 고기는 일리노이 주에 있는 농장에서 사람이 먹기 위해 길러진 사지의 살이지 야생 사자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화난 동물보호론자들은 식당을 폭발하겠다는 협박도 계속했고 결국 식당 주인은 더 이상 사자고기를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고야 말았습니다.
미국에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싸워 한쪽이 이기는 끝을 봅니다. 사자고기 햄버거를 말씀 드렸지만 인도 식당의 경우 수많은 손님에게 음식을 팔지만 소고기로 만든 음식은 없습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메뉴인 카레 종류도 소고기로는 만들지 않습니다. 알고 계신 것처럼 인도의 힌두교가 소를 높이 대접하고 소를 먹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동물을 보호한다고 사자고기나 소고기를 안 먹고, 또 많은 미국 사람은 개를 가족처럼 생각해서 개를 위해 건강보험까지 들면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은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는 것을 보면 모순도 있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사자고기 햄버거나 개고기를 먹을 생각이 없고 소고기도 자주 먹는 사람이 아니지만, 어떤 고기는 먹어도 되고 어떤 고기를 먹으면 사람으로 취급도 않고 하는 게 치우친 생각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특정 동물만 사랑하면 동물 세계에서는 불공평한 건 아닌지, 동물은 그런 느낌이 없을까 상상도 하는데, 너무 멀리 간 비유인가요?
그런데 아리조나 주의 식당 주인이 왜 사자고기 햄버거를 팔게 됐는지를 말씀 드리지 않았군요.
2010 월드컵 때문입니다. 월드컵이 남 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는 것을 축하한다면서 남 아프리카 공화국에 많은 사자를 상징하는 햄버거를 팔아 돈을 많이 벌어보자는 뜻이었습니다. 월드컵은 끝나가건만 식당 주인은 돈은 못 벌고 야단만 맞고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