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시위대 '국기 훼손' 무죄

LA-강혜신
2010.09.08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미국의 법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미국 연방판사가 시위대가 시위를 할 때 미국 국기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역시 연방 판사가 술집에서 여성들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남성차별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모든 주민이 시장에서 비닐봉지를 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습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9년 전 9월 11일 미국이 과격한 그룹 알 카이다의 공격을 당해 미국 경제의 중심지인 뉴욕과 국방부 건물이 무너지고 수천 명이 숨진 뒤,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많은 분께서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미국 안에서 하는 전쟁은 아니지만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 많은 미군이 파병돼서 전쟁을 치렀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를 할 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그대로 8월 말에 전투병력은 모두 철군했습니다. 지금 이라크에는 미군 5만 명이 주둔하고 있는데 이라크 군인을 훈련한 뒤 내년 말에 모두 귀국시킬 예정입니다.

미국이 지난 7년 동안 이라크 전쟁을 치르면서 약 4천명의 군인이 숨졌습니다. 숨진 군인의 시신이 고향에 도착할 때는 미국인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된 군인을 기억하는 뜻으로 군인의 시신이 눕혀진 관을 성조기로 덮고 장례식을 치릅니다. 애국자에 대한 가장 애국적인 장식인 셈입니다.

그런데 그 성조기를 훼손시켜 온 시위대가 있습니다. 캔자스 주의 한 교회 신도들인데 이들은 군인의 장례식에 가서 성조기를 땅에 떨어뜨려 발로 짓밟는 등의 국기 훼손을 해왔습니다. 말하자면 성조기를 모독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물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지만 미국 교회에도 여러 종파가 있고 종파에 따라 사회, 정치적인 시각에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교회 신도들은 동성애를 죄 중의 죄로 생각하는 상당히 보수적인 기독교 그룹입니다. 보수적인 기독교인의 대부분은 좋고 나쁘고를 떠나 동성애자도 소수의 부류로 분리해 그들의 권리를 어느 한계까지 인정하려는 최근 미국사회의 흐름에 반대합니다. 이들 그룹은 군인들이 숨지는 것은 미국이 동성애자에 대해 관대하기 때문에 벌을 받는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군인의 시신이 돌아오는 장소로 가서 미국 성조기를 뭉개면서 시위를 합니다.

지금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주제는 동성애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얼굴인 성조기의 중요함과 개인의 자유를 보는 미국 법원의 시각입니다. 말씀 드린 캔자스 주 한 교회의 한 여자 신도가 지난 7월에 네브라스카 주로 가서 같은 이유로 성조기를 손상시키려고 하다가 네브라스카 검찰이 막자 소송을 했습니다.

네브라스카 검찰 총장은 네브라스카 주에서는 1977년 성조기 보호법이 만들어져서 성조기를 손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이 여성 신도는 성조기를 손상시키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이라면서 고소했습니다.

이번 고소에 대해 연방 판사는 며칠 전에 성조기 손상을 금지하는 네브라스카 법과 반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시위대가 평화롭게 시위하는 한 성조기를 손상할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국기보다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 판결입니다.

 =미국의 많은 술집에는 ‘여성의 날’이 있거나 여성들에게는 술값을 깎아 줍니다. 여성 손님이 많이 오길 바라는 장사하는 사람의 말하자면 장사 속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술집의 ‘여성의 밤’ 배려에 대해 한 남성이 남성차별이라고 고소했습니다.

이 소송은 자신은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여권운동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뉴욕에 사는 남자 변호사가 했습니다. 소송을 한 남자 이 변호사는 여성을 위한 밤(Ladies’ night )은 헌법에 보장된 남녀평등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합니다. 또 여성에게 술값을 안받거나 덜 받는 것은 결국 남성에게 더 받을 수 밖에 없게 돼 있기 때문에 명백한 가격차별이라고도 주장합니다.

그러나 연방 판사는 남녀 차별이 아니며, 정부가 술집의 주류판매 허가 등은 규제할 수 있지만 업소가 하는 장사 홍보에는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권반대자인 이 변호사는 항소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언젠가 여러분께 전해드린 일인데 이제 결정이 됐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며칠 전 2012년부터 마켓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부결했습니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비닐봉지로 인한 환경 오염을 지금 풀지 않으면 다시는 주 전체적인 표준을 정하기 힘들다고 설득했습니다. 매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버려지는 190억 개의 비닐봉지를 수거하는 데는 2천 5백만 달러가나 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미국화학협회(American Chemistry Council)를 비롯한 비닐봉지 제조업체의 강한 로비로 부결됐습니다. 비닐봉지 금지를 반대한 그룹은 환경보호의 진정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수많은 돈과 시간을 법안통과 반대에 쏟아 부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데 비닐봉지 공장이 문을 닫으면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비닐봉지 사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다른 주장을 합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비닐 봉지를 만들지 않고 계속 쓸 수 있는 시장 가방을 만들면 좋은 일을 하면서 환경도 보호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비닐봉지를 만들던 회사는 당장 모든 것을 바꾸면 비용이 많이 들고 이득은 줄어들게 되는 것을 생각해서 정치인들이 반대표를 던지도록 텔레비전 광고를 해서 여론을 만들고 정치인들에게는 선거 때 선거자금과 관련한 압박을 해서 결국 이겼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와 미국 각 지역에서 비닐봉지를 금지하는 도시는 여러 군데 이지만 주 전체적인 금지는 캘리포니아 주가 처음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법이 없는 로스앤젤레스 시장에서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금까지의 편리함을 뒤로 하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주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볼 때마다 미국에는 분명 지구를 배려하는 사람이 많이 산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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