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자연미인 각광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는 요즈음 성형을 한 완전한 미인보다 완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사람을 더 아름답게 보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부모들이 자녀 벌을 주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노숙자들이 음식값이 비싸다면서 시위합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miss_usa_200
MISS UNIVERSE 2010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대회 미국 대표로 참가한 리마 파키 양. AFP PHOTO / Miss Universe Organization LP, LLLP (-/AFP)

북한을 다녀오신 모든 분들은 북한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참 많다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게 아니라 모든 북한 여성들은 아름답다면서, 역시 남한 남자가 잘 생겼고 북한 여자가 예쁘다는 ‘남남북녀’라는 말이 맞다고 하십니다. 남자는 잘 모르겠지만 저도 북한 여성들은 참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나라 여성들이 코도 올리고 눈도 크게 하고 턱도 깎는데 비해 북한 여성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요즈음 미국에서도 자연의 미를 유난히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패션 전문가들입니다. 미국에서는 계절마다 패션쇼가 크게 열립니다. 옷을 만드는 회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회사와 자신의 창작품을 발표하는 기회도 되고 패션 쇼에 모델이 입고 나온 옷을 보고 전문가들이 옷을 주문해 일반인에게까지 팔기도 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패션의 고장으로 불리는 뉴욕 시에서 열린 패션 쇼에는 앞니 사이가 벌어진 패션 모델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앞니 틈이 갈라진 패션입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한 디자이너에서 출발했습니다. 디자이너 데이빗 델휜(David Delfin)씨는 2008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치과 의사에게 자신의 앞니 사이를 벌려달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와 더는 마주할 수 없다는 분리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예술가답지요?

그리고는 그 분리의 감정을 2009년 봄 패션쇼 주제로 정해 자신이 디자인한 옷으로 표현했습니다. 그 옷들은 모두 앞니의 틈이 갈라진 모델이 입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치아가 고르지 않으면 밉다면서 십대까지 이를 교정해 가지런히 만듭니다. 그런데 이 디자이너는 앞니를 교정하지 않은 모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입혔습니다.

패션 쇼의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젊은 세대는 고쳐진 완전한 모습보다 고쳐지지 않은 불완전한 모습을 원한다는 것을 패션 전문가들이 파악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를 고쳐서 나오는 완벽한 미소보다는 이의 틈이 갈라졌어도 개성을 원한다는 지적입니다. 교정을 해서 똑 같은 미소를 보는 것보다 뭔가 다른 것을 원하는 심정이라고 할까요.

W라는 패션 잡지의 편집장은 불완전함에 대한 사랑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세계가 컴퓨터를 중신으로 한 디지털 시대가 되면 될수록 젊은이들은 손 대지 않은 진품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월 스트릿 저널은 아프리카에서는 앞니 사이에 틈이 있는 게 아름다움으로 상징됐는데 미국과 유럽에서는 그렇지 않았고, 중세에도 여성의 앞니가 틈이 있으면 정숙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지요?

물론 지금까지는 일상생활에서는 어린이들이 치아교정을 합니다. 그러나 패션 업계는 분명히 바뀌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앞 니 틈이 벌어진 한 모델은 무대 위에서 갈라진 이의 틈이 보이지 않으면 무대 감독이 계속 이를 보이라는 지시를 한다고 말합니다. 가꾸고 또 가꾼 아름다움을 좋아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여백의 미를 즐기는 시대가 오는 걸까요?

=

새로운 시대, 디지털 시대에 미국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벌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자녀가 성적이 지나치게 나쁘다거나 부모와의 약속을 어기거나 그밖에 무책임한 행동을 자주 할 때 부모가 주는 벌은 주말 저녁에 집 밖에 못나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면 미국은 땅이 넓어서 대부분 20살이 되기 전에 운전을 하는데 자녀가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벌도 줬습니다. 두 가지가 가장 강한 벌인데 달라지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자녀의 휴대폰을 압수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녀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 벌입니다. 월드컵 북한 대표인 정대세 선수도 쉴 때는 컴퓨터 게임을 한다고 하잖아요? 성적이 나쁘면 성적이 좋아질 때까지, 할 일을 안 했으면 할 때까지 벌을 줍니다.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은 과거처럼 밖에 나가서 친구와 만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좋아하는 일이 아닙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도 휴대 전화로 친구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컴퓨터 온라인으로 친구와 대화하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러니 대단한 한 벌이 되겠지요?

여론조사에 따르면 62%의 미국 부모는 휴대폰 압수 벌을 줍니다. 성적이 나빠졌을 대 휴대폰을 부모에게 뺏기면 다시 찾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벌을 받고 난 뒤에는 다시는 그 같은 벌을 받지 않으려는 노력을 합니다.

휴대 전화나 컴퓨터를 못하도록 하는 것은 자녀의 사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의 사생활 보호는 부모와의 약속과 믿음이 깨지지 않을 때까지라고 믿는 부모가 많습니다. 어린 사람이라도 약속을 깨면 대가를 받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에서 자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벌을 부는 부모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

캘리포니아 북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있는 패스트 후드 식당 맥도널드 레스토랑이 햄버거 값을 올리자 집 없는 노숙자들이 불만합니다. 시위도 합니다. 맥도널드가 1달러 메뉴를 50센트 올렸기 때문입니다. 값은 싸지만 인상 폭은 50%나 됩니다.

미국에서 1달러 짜리 음식을 가장 많이 사 먹는 손님은 노숙자입니다. 그런데 50%나 값을 올리자 노숙자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라는 구호를 외치며 식당 앞에서 시위합니다.

그 지역에서 발행되는 잘 알려진 신문은 불만 하는 노숙자들과 인터뷰도 해서 보도합니다. 노숙자도 샌프란시스코 주민으로 대우하고 그들의 주장을 전하는 미국 신문, 언론에 “생존의 문제”라고 당당히 말하는 노숙자들, 과연 미국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