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판문점∙ DMZ "관광명소" 소개

LA-강혜신
2009.12.02
한겨울에도 낮에는 봄처럼 따듯한 캘리포니아 주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미국에서 살면 좋던 싫던 날마다 첨단 기술에 크게 의존하게 됩니다. 반대로 첨단기술을 거부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사 잡지 타임이 판문점과 비무장지대를 아시아에서 가볼만한 명소로 선정했습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오늘의 미국’입니다.

캘리포니아 첫 눈


겨울에도 따뜻한 캘리포니아 주에 며칠 전 첫눈이 내렸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겨울에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스키타기입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도 겨울이면 스키를 타는데 캘리포니아 주는 한겨울에도 낮 최고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겨울 내내 도시에는 한 번도 눈이 내리지 않습니다. 눈이 되지 못한 구름 속의 수증기가 비가 되서 내릴 뿐입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높은 산에는 겨울에 눈이 내립니다. 한겨울에도 도시에서는 낮에 반팔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멀리 있는 산에 흰 눈이 내려앉은 것을 보면 매년 보면서도 볼 때마다 참 신기합니다. 그다지 춥지 않으니 높은 산이라도 눈이 많이 내리지는 못하고 또 금방 녹아내립니다. 아이들이 어린 가정에서는 겨울이면 스키장에 많이 가는데 스키장에서는 언제나 눈이 모자라서 하늘에서 내린 새하얀 눈 위에 사람이 만든 인조 눈을 뿌리기도 합니다. 눈이 내리기 전에는 눈이 많은 콜로라도 주 스키장으로 가기도 하고, 100% 인조 눈 위에서 스키를 타기도 합니다.
눈이 무척 귀한 캘리포니아 주이지만 주민들은 미국식 썰매도 타고 스케이트도 탑니다. 스케이트장은 도시에 있으니 스케이트장의 얼음은 100% 인공 얼음입니다. 얼마 전 세계 랭킹1위인 김연아 스케이트 선수가 이곳 로스앤젤레스에서 경기를 치를 때 경기장에 갔었는데 그때 김연아 선수도 100% 인공 얼음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도시에는 인공 얼음 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었고 높은 산에 있는 스키장도 문을 열었습니다. 올 해는 캘리포니아 주에 눈이 일찍 내려서 다른 해보다 조금 더 겨울답습니다.

올 추수감사절 온라인 구매 11% 증가


미국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컴퓨터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미국 경제는 70%가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소비로 돌아가는데, 미국 사람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때가 지난 주말이었던 추수감사절 연휴입니다. 미국 인구가 2009년 11월 30일 현재 약 3억 8백 만 명인데 추수감사절 연휴였던 지난 주말에 물건을 산 사람이 약 1억 9천 5백 만 명이었습니다. 지난해보다 약 2천 3백 만 명이 많은 숫자였습니다. 반면에 한사람 당 쓴 돈은 평균 343달러로 지난해보다 약 8% 줄어들었습니다. 경기가 나쁜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입니다.
그런데 컴퓨터로 물건을 산 사람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가 늘어났고 돈도 지난해보다 많이 썼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컴퓨터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을 직접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는 사람과 비교할 수 있는 만큼은 못됩니다. 그러나 꼭 눈으로 보고 사지 않아도 되는 책이나 음악, 컴퓨터나 전화기 등의 전자제품은 컴퓨터로 사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납니다.
컴퓨터로 물건을 사면 남한과 북한을 합친 면적보다 약 44배가 넓은 미국에서 어떻게 배달될까요. 물론 우편으로 물건을 받습니다. 물건을 빨리 받길 원하면 배달 요금을 더 많이 주고 비행기 편으로 받고 아니면 배달비용이 싼 자동차 배달로 받습니다. 물건 값은 현찰인 달러를 컴퓨터에 낼 수는 없으니 신용 카드나 은행에 저금해 둔 돈으로 냅니다. 그 모든 과정이 컴퓨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단추 하나를 누르는 순간 물건 산 사람의 은행구좌나 신용 카드에서 물건 값이 자동으로 빠져나갑니다.
가끔씩 이런 저런 사고도 나지만 돈이 가는 데는 컴퓨터 구입이 아니라도 사고는 나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지 미국 사람들은 이제 컴퓨터 앞에서 물건을 사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바꿔주거나 물건을 돌려보내고 돈을 돌려받습니다.

10명 중 1명 휴대전화 거부


컴퓨터로 먹는 식품까지 사는 미국인들이 늘어나는데 그 흔한 휴대전화까지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국 성인 10명 가운데 9명은 휴대전화가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길에 있던 공중전화가 점점 사라져갑니다. 버스 정류장 앞에서 흔히 보던 공중전화를 머지않아 박물관에서만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휴대전화 때문에 집에 유선 전화도 없애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요즈음 휴대전화는 작은 컴퓨터와 같아서 휴대전화로 시간도 알고 길도 찾고, 뉴스도 보고, 음악도 듣고, 친구와 문자 대화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 없던 시절에 어떻게 살았냐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휴대전화 없는 사람, 열 명 가운데 한명을 자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요즈음은 집이 없는 노숙자도 먼저 얼마의 돈을 내고 휴대 전화를 사용합니다. 노숙자도 휴대전화가 있어야 연락처가 있어 일자리도 찾을 수 있고 정보를 얻어 정부의 보조를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휴대전화를 거부하는 사람은 거의 휴대전화를 쓸 돈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큰 뜻을 품고 남을 도와주는 비영리재단에서 일을 하는 젊은이, 작가, 디자이너, 대학생 등 돈이 있어도 휴대전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테크널러지, 첨단 기술을 싫어하는 사람들입니다.
휴대전화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불편한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보통사람의 일상생활을 거부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게도 없는 곳에서 자동차가 고장 났을 때 휴대전화가 없다면 공중전화를 찾기 위해 자동차를 버려두고 모르는 길을 한참 걸어야 하는 일도 생깁니다. 그래도 미국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휴대폰 없이 버티는 테크널러지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타임지 아시아 관광명소 25곳 소개


시사 주간지 ‘타임’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는 시사 잡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타임’이 최근 아시아에서 가보길 권한 25군데 명소에 판문점과 비무장지대를 선정했습니다.
시사 잡지 ‘타임’은 비무장지대와 판문점은 얼마 전 북한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라고 표현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가장 무서운 곳이기 때문에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아니라 그래서 가볼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베를린 장벽도 무너졌고 냉전시대도 끝났는데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의 역사와 사람들의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라는 지적입니다.
판문점 회의장에서는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남과 북의 경계를 넘게 된다고도 설명했습니다.
‘비무장지대에서 새들은 자유롭게 남과 북을 날아다니는데…….’ 미국 언론이 비무장지대에 관한 보도를 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강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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