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추억에 남을 제주 여행

김춘애-탈북 방송인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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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도로변에 피어난 유채꽃 너머로 눈 덮인 백록담이 어우러져 남국의 정취를 뽐내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해안도로변에 피어난 유채꽃 너머로 눈 덮인 백록담이 어우러져 남국의 정취를 뽐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2개월 전 남편이 제주도 신라호텔 2박 3일 무료 이용권을 받아 왔거든요. 기간은 1월부터 3월 30일까지라 제일 좋은 3월 8일부터 10일까지 날짜를 정해 한 달 전에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 처음 이곳 남한에 와서 서울에 있는 많은 호텔을 보면서 언제이면 화려한 저 호텔 체험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서울 신라호텔을 비롯한 호텔에서 진행하는 행사에는 여러 번 참가해 보았지만 그럴 때 마다 하루만이라도 즐겨보는 것이 꿈이기도 했기에 저는 주저 없이 자녀들에게 신라호텔에 예약했다고 자랑을 했었습니다. 제주도 역시 강의로 여러 번 다녀왔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 역시 처음부터가 감회가 새로웠거든요.

여행가서 맛있는 것 먹고 좋은 체험을 많이 하고 오라고 용돈도 두둑이 주고 며느리는 비행기 항공권을 인터넷으로 구입해 주고 부담없이 마음껏 사용해도 된다고 현금카드도 주었습니다. 하기에 저는 제주도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마음은 마냥 설레기도 했습니다. 당일 아침 일찍 첫 전철을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안내원을 찾아가 인터넷으로 신청한 회원 예약 구매번호를 보여주었습니다.

주민등록증을 확인한 안내원은 친절하고 다정하게, 요구하는 창가 쪽으로 비행기 표를 떼 주었습니다. 8시가 되어 비행기는 드디어 이륙하여 순간에 창공으로 날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흐린 날이라 마치 목화솜처럼 흰 구름위로 비행기가 날고 있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해 출구로 나오니 마침 내리던 비는 멎었지만 강한 바람으로 쌀쌀합니다만, 마음은 이미 붕 떠있었습니다.

국가대표 렌터카에 들려 자가용 승용차를 구입했습니다. 차를 타고 달리는 내내 이미 낯익은 도로 주변을 바라보는 제 마음은 신라호텔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괜스레 조급해 지기도 하지만 설렜습니다.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점심을 먹기 위해 출발하기 전에 지인으로부터 소개 받은 자매국수집을 찾아 갔습니다. 제주도의 특산물인 흑돼지 고기국수를 시켜 먹었습니다. 갑자기 돼지고기국에 옥수수국수를 말아 먹던 고향 생각도 났습니다.

길 가르쳐 주는 기계인 내비게이션의 예쁜 아가씨 목소리가 가르쳐 주는 대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그만 야자수로 둘러싸여 있는 호텔 앞에 도착하는 순간 입이 저절로 벌어졌고 감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아 오던 그 모습이 실제 제 눈앞에 현실이 된 것이었습니다. 호텔 입구에 차를 세우고 차 문을 열고 나오자 멋지고 잘 생긴 남자 안내원이 차렷 자세로 인사를 하고는 제 짐을 받아 들고 들어가 조용히 의자를 당겨 자리를 권하고는 시원한 음료수 한 잔을 주었습니다.

음료수를 마시는 동안 예쁘고 단정한 여자 안내원이 다가와 친절한 모습으로 주민등록증을 확인하고는 호텔 체크인과 함께 호텔에서의 이용 질서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안내원의 안내를 받으며 호텔로 갔습니다. 잠시 잠깐 호텔에다 짐을 풀고 자가용 승용차를 타고 성산일출봉을 찾았습니다. 시간 관계로 성산정상에는 오르지 못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옛날 옛집’이라는 음식점을 찾았습니다. 몇 년 전에 갔던 이름 있는 음식점이거든요. 사장님께 인사를 했습니다. 한번 보았던 기억을 잊지 않으시고 알아 봐 주시는 사장님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그 집에서 제일 맛있는 별미인 고급 요리를 시켰습니다. 사장님 역시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고객이라 반가워 하시며 서비스로 식구들이 먹기 위해 만든 전복 젓갈과 직접 담근 포도주도 한잔 주셨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와 따끈한 물을 한 가득 받아 놓은 욕조에 들어가 누웠습니다. 샴푸의 향이 방마다 퍼져 상쾌한 기분과 함께 피곤이 풀려 몸이 가벼웠습니다. 소파에 앉아 와인 한 잔과 함께 지나간 시간과 세월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이곳 남한에 온지도 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잊혀 지지 않은 고향 생각과 더불어 두고 온 부모님과 형제들이 생각납니다.

좋은 일이 있고 행복하고 즐거울 때마다 그러 했듯이 북한 주민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호화스럽고 고급스러운 현실이 마냥 꿈만 같았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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