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 등반

200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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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

지난 주말 저는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위해 산새가 수려해 경기의 소금산 이라고도 불리는 소요산으로 갔습니다. 이 산은 해발 536 미터 되는 그리 높지는 않은 산입니다.

아침 일찍 등산 복 차림에 배낭을 메고 전철을 탔습니다. 소요산에 도착헤, 원효 폭포를 지나 자재암에 들려 두 손을 잡고 세 번 절을 하고 다시 하백 운대를 향해 올랐습니다.

45도의 가파른 벼랑도 톱아 올랐고 칼날 같이 뾰족 뾰족한 톱 날 같이 생긴 길도 걸었고 얼음에 묻혀 있는 미끄러운 길도 걸습니다. 정상에 올라 하백 운대를 지나 중백 운대를 상백 운대에 올랐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를 지났습니다.

우리는 아늑한 장소를 골라 자리를 잡아 빙 둘러 앉아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점심밥은 제 각자 준비해 와서 이것저것 진수성찬이었습니다. 땀을 흘린 뒤, 먹는 사발 라면은 정말 별미입니다. 양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속에서의 얼큰한 라면 국물맛은 끝내줍니다. 소주도 한잔 했습니다.

점심식사 뒤, 다시 우리는 선녀탕을 향해 내려 왔습니다. 저는 선녀탕이라고 하여 목욕탕 인줄로 알았는데, 목욕탕은 아니고 조그만 호수였는데, 겨울이라 약간의 물만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한 시름 쉬면서, 저에게 같이 간 사람들이 이것저것 물었습니다. 북한에도 남한처럼 산들이 많은데 어느 산에 올라 가 보았는가? 금강산에는 가 보았는가? 궁금해 했습니다. 또 제가 군 생활을 한 줄 아는 친구들은 저희 산타기가 보통 실력이 아니라고 칭찬도 해줘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학교시절에 묘향산 야영을 가본 적이 있다는 부러워하기도 했고 북한에는 자유가 없기 때문에 묘향산이나 금강산구경을 갈 수가 없다는 말에 많이들 놀라는 모습이었습니다. 교통수단이 열악한 북한 주민들은 산보다 바다를 더욱 좋아 한다는 말에 더욱 놀라워했습니다.

북한 남자들 같은 경우에는 10년이나 산에서 군복무를 생계유지 때문에 이곳 남한에 온 탈북자들도 바다 구경을 간다면 좋아 따라 나서지만 산으로 등산가자고 하면 대 다수가 찬성을 하지 않는 답니다. 저도 9년을 산에서 살았기 때문에 정말 산을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차츰, 주말이면 친목계 회원들과 함께 이렇게 등산을 나섭니다. 이곳 남한 사람들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하고 남한 생활현실에 대해 수다도 떨면서 아픈 마음의 상처도 위로가 되고 스트레스도 풉니다.

땀을 흘리며 높은 산봉우리에 올라서서 벌써 망울져 가는 철쭉 꽃망울과 진달래 꽃망울을 바라보기도 하고 가파롭고 아찔한 많은 계곡들을 내려다보며 산 밑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소리와 얼굴을 스치며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때면 마치도 제가 하늘 높이 올라 둥둥 뜬 기분 이였습니다. 바로 이 맛이 있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산을 타누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북한에서 산 생활이 지긋지긋해 잊었던 것들이 새삼 눈에 들어오네요.

이날 소요산에서 우리는 4시간 동안 19900보를 걸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가까운 의정부 시내에 들러 유명한 부대찌개를 먹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맡이는 이날 산에 갔다고 했더니, 전화를 해선 조심해서, 등산 주의점을 잘 살펴 다니라고 다짐을 받았지만, 친구들과 함께한 등산길을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이제 내 보호자가 돼서, 이렇게 한마디씩 해주는 것이 뿌듯하네요.

의정부에서 집까지 지하철을 타고 2시간 걸립니다. 그래도 그 시간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소요산이 저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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