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는 친구들과 함께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용문산 입구에 위치한 관광지의 하나인 천연기념물 제30호 용문사 천년 은행나무와 용문사를 다녀왔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전철을 타고 용문역에 도착 했습니다. 전철역 광장에서는 딸기 축제가 한창이라 많은 사람들로 흥성거렸습니다. 친구들과 별로 축제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용문산 중앙 식당에서 마중 나온 11인승 승합차를 타고 용문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약 20분이 지나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우리는 용문사와 천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다는 곳으로 향해 걸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그리 많은 인원이 아니고 또 그렇다고 그리 작은 인원도 아니었습니다. 시간은 약 40분이 걸린다고 하는 거리이건만 도중에 호랑이 인형을 안고 기념사진도 찍고 계곡 돌위에 앉아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화창한 봄날이고 또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이 많았고 청춘남녀들과 회사 직원들로 보이는 행렬도 보였습니다. 캠핑장도 가족과 즐거운 소풍을 즐길 수 있는 잔디 광장과 양평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친환경 농업 박물관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어느덧 은행나무 앞에 도착했습니다. 아름드리 큰 은행나무 앞에 도착해 보는 순간 우리는 한결같이 우와 하는 감탄사가 튀어 나왔습니다. 은행나무의 나이는 현재 약 15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42m 밑둥 둘레 11m로 동양에서는 가장 큰 은행나무이며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에서도 가장 크고 우람하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얼마 전에 경기도 파주에서 530년이 된 은행나무를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은행나무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 본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웅장하게 큰 은행나무는 처음 보았습니다.
용문사에 있는 은행나무에 대해서 예로부터 전해 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그의 스승인 대경 대사를 찾아와서 심은 것이라 하며 한편으로는 그의 세자 마의 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 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이처럼 성장한 것이라고 한답니다.
고종이 승하 하셨을 때는 큰 가지가 부러지는 등 나라의 변고가 있을 때마다 미리 알려주는 영험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도 할뿐만 아니라 가까이 가 보지는 못했지만 일제 때에는 일본군이 이 은행나무를 자르려고 한 도끼 자국이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은행나무 앞에서 많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순간 저에게는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도 조금 엉뚱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은행나무를 둘러싼 울타리에 오르려고 하던 중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했습니다만 저는 나이는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걱정이 많은 친구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제 마음은 즐거웠습니다. 우리는 계단위에 있는 용문사 사찰 앞에 도착했습니다.
용문사 역시 용문산에 있는 사찰가운데 가장 대표되는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용문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진덕 여왕 3년에 원효 대사가 창건하고 진성 여왕 6년에 도선선사가 중창 하였다는 설과 경순왕이 직접 이곳에 와서 창설하였다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용문산 청정계곡에서 흐르는 물줄기를 해탈교에서 일주문까지 내려 보내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스님들이 맨발로 걸으면서 도를 닦기도 한다고 합니다만 정말 졸졸 흐르는 작은 도랑물소리를 듣노라니 봄이 성큼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름 모를 새들이 조잘조잘 봄이 왔다고 지저귑니다.
우리는 흔들거리는 구름다리위에 올라 사진도 찍고 아름드리 큰 푸른 소나무를 안고 기대어 기념사진도 찍고 사시장철 변치 않고 푸른 소나무의 기를 온몸에 받기도 하고 나무에서 흘러나와 만병통치약이 된다는 고로쇠 물을 구입해 마시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빠지지 않는 것이 먹는 즐거움 아닐까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듯이 우리는 조금 늦었지만 더덕구이 산나물 한정식에 감자 부침개와 동동주한잔을 곁들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우리는 승합차를 타고 용문 전철역으로 나와 딸기 축제장을 구경하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를 구입했고 딸기쨈도 구입했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즐거운 전철 여행을 만끽하면서 우리는 가을에 단풍 구경도 이곳 용문산으로 오자는 굳은 약속을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