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의 경제 이야기' 오늘 이 시간에는 한 나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제 부문별 호상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 나라의 경제를 이루는 산업은 크게 나눠 공업과 농업이 있습니다. 공업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는 중공업과 경공업으로 크게 갈라지며 중공업도 채취공업과 금속공업. 기계공업, 선박공업, 화학공업, 전력공업 등 세분화돼 있습니다. 경공업도 일용공업과 식료공업, 방직공업, 신발공업 등 부문별로 갈라져 있습니다. 농업은 농산과 수산, 축산, 양어 등 다양한 부문별로 갈라집니다. 이렇게 방대한 크기를 가지고 서로 엄연하게 부문별로 갈라져 있는 한 나라의 경제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연관 관계 속에서 서로 발전을 추동하며 같이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북쪽의 선전 수단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제는 서로서로 잡아먹으려고 경쟁하기 때문에 망하는 경제라고 합니다. 물론 자본주의 경제는 북쪽처럼 국가의 중앙집권적인 계획경제도 아니고 누가 나서서 지시하는 사람도 없고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도 없는 기업들의 자체 계획에 따라 굴러가는 자유경제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북쪽의 그런 선전과는 달리 이 남조선의 경제 발전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경제의 모든 부문이 호상 간에 신용과 계약에 따라 매우 잘 굴러 간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실례를 들면, 그 생산량과 질적 수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일본을 따라 앞서는 이 나라의 강철공업도 무작정 원료자재를 수입하고 생산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국내의 소비자들과 외국의 소비자들로부터 강철과 강재의 품종별에 따르는 철저한 주문에 따라 모든 조직과 생산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만일 남조선의 강철공업 부문에서 이런 계약의 의무를 위반하고 자기 마음대로 한다면 국내 외의 수많은 경제의 다른 부문들이 한순간에 파산하고 말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국내외의 강철 소비자들이 서로 계약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면 그 방대한 남조선의 강철공업 역시 판매부진의 공황 속에서 한순간에 망하고 말 것입니다.
공업과 농업 종사자들 간에도 밀접한 연관 속에서 서로 도우며 서로 역할을 충실히 잘해 나갈 때만이 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고 또 공존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즉, 자본주의 경제는 내가 살려고 남을 살려야 하며 남을 살리는 과정을 통하여 내가 산다는 공생의 논리 속에서 끝없이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만약 경제의 어느 한 부문이라도 자기 구실을 못하고 덜 발전한다면 그 나라의 전반적인 경제는 절름발이식 경제 구조 때문에 빨리 발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북쪽에도 한 개의 나라가 갖추어야 할 부문별 경제의 구조는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틀 안에서 비교적 빠른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의 규모도 해방 직후에 비하여 엄청나게 커지고, 군비지출은 더 늘어나 국가의 경제가 1970년대 말부터 비틀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북쪽의 모든 경제의 주인은 오직 유일한 국가의 최고 수뇌부입니다. 바로 그 수뇌부가 나라의 전반적인 공업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자재들을 제대로 공급을 해주지 못하였으니 경제의 부문별에 대한 개별적 책임이나 대책 같은 것은 전혀 세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국가 경제의 제일 큰 기둥의 하나인 공업의 퇴보는 국가 경제의 다른 큰 기둥인 농업의 빠른 퇴보를 가져왔습니다.
실례로 화학공업의 퇴보는 농촌에 필요한 화학비료와 농약, 비닐 박막의 생산과 공급을 중단시켰고 금속공업과 기계공업의 퇴보는 북조선의 농업생산을 인력과 소에 의존하게 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군대의 징병과 10년 이상의 복무는 어렵고 힘든 농업 전선을 힘없는 부녀자들과 노인들만이 지키게 하였던 것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국가 경제에서 공업이 농업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농업을 일으켜 세울 수가 없습니다. 북한 정부도 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농사의 과학화, 현대화, 화학화의 구호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말 뿐이었지 실현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에 전 세계적으로 오직 북쪽에 밖에 없는 방법인 농촌지원전투란 것을 여전히 고집해 오고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전당 전군 전민이 농촌지원전투에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열두 살 이상의 어린 학생들로부터 시작하여 전국의 모든 노동자 사무원들과 군인들까지 농촌으로 내몰지만 1년 식량의 절반도 생산을 못 하는 형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북쪽에서는 국가 경제의 각 부문의 거의 모든 사람이 봄부터 가을까지 농촌지원에 내몰리다 보니 각자 자기들이 해야 할 기본 임무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현상이 지금까지 수십 년간 진행되다 보니 국가사업의 어느 한 부문도 제때에 제대로 진행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작은 못 한 개라도 자기가 박힐 곳에 가서 박혀야 나무상자 하나라도 든든하게 만들 수 있듯이 사람도, 경제도 모두 자기들이 맡은 부문에서 자기들의 의무와 역할을 잘 해야 바로 그것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경제의 부문들을 제일 잘 돕는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북쪽도 경제의 운영방식을 고칠 것은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응당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은 안 하고 필요도 없고 아무런 효과도 없는 농촌지원, 인민군대지원, 철도지원, 탄광, 광산지원, 백두산건설지원, 학교지원, 탁아유치원지원, 심지어는 도시 오물 치우기 지원 등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각종 지원의 명목으로 힘들게 겨우 살아가는 인민들을 더욱 고달프게 하는 것이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늘은 이만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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