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 ⑩남북 역사 속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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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년 한반도 역사는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의 업적과 공헌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배우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을 살펴보면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보는 한반도 역사, 오늘은 한반도 역사속의 여성들과 남과 북은 이들 여성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살펴봅니다.

남한에서 유통되고 있는 최 고액권은 5만 원 권입니다. 이 5만 원 권에는 조선시대의 학자 이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초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남한 화폐에서 유일하게 여성이 등장한 것이고 또 남한 화폐 역사상 처음 등장한 여성의 초상일 것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남한의 역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등한시 되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한에서는 역사속의 여성들을 다시 조명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남한 KBS 방송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거상 김만덕'이 있습니다. 김만덕은 조선 후기 제주도 관기출신으로 자신의 재산을 털어 폭풍과 폭우로 인해 굶고 있는 제주도 백성들을 기아에서 구해낸 인물입니다. 김만덕의 선행은 당시 임금이었던 정조에게도 알려져 정조는 김만덕의 소원이었던 금강산 유람을 시켜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김만덕의 선행은 정약용과 김정희와 같은 조선시대 여러 학자들의 시 속에서도 전해지고 있으며 조선 전통의 가락인 창에서도 김만덕의 선행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김만덕 이라는 이름은 남한의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남한의 이화여대 여성학과 정지영 교수의 말입니다.


정지영

: 역사 교과서에 여성인물이 적은 것은 한국의 국사 과목의 목적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국사는 민족 정체성과 민족의 연속성을 논의하기 위한 장이다 보니까 정치적 인물이나 정치활동 전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서 문화적 내용이나 인간들의 삶이 많이 빠져 있고 그렇게 되면서 여성들의 이야기도 많이 빠졌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3년부터 2004년 까지 방영됐던 연속극 대장금 역시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역사의 인물입니다. 연속극 대장금은 한류바람을 타고 아시아는 물론 멀게는 중동까지 전해져 그 지역 사람들이 대장금의 주제곡 까지 따라 부를 정도이지만 대장금이란 이름은 남한 역사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지영 교수는 이렇게 한국 역사속의 여성들이 교과서가 아닌 드라마와 같은 대중 매체를 통해 알려지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정지영

: 모든 역사적인 상황에 대해서 교과서를 통해서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 매체를 통해서 전파되는 것도 바람직 하지만 그 경우 그 인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나 의미부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평가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된 이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남북의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몇 안 돼는 여성명사 중에 한명입니다.

북한의 ‘조선력사강좌’는 신사임당에 대해 현실주제작품을 창작하지 못한 제한성을 가지고 있으나, 봉건 통치 배들의 취미를 반영한 주관적인 먹그림에 비해 진실하고 생동감 있는 채색화를 그려 사실주의적 조선화를 발전시키는데 일정하게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남한에서는 신사임당이 훌륭한 어머니의 대명사로 존경받고 있는데 비해 북한에서는 훌륭한 여성 화가로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얘깁니다.

중요한 것은 신사임당과 같은 여성들이 어떤 관점에서 교과서에 오르는 인물로 선정됐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정지영 교수는 말합니다.

정지영

: 국사교과서에서 무엇을 말하려는가와 관련이 된다. 결국 여성인물을 우리 역사 속에서 채택할 때도 국가가 여성을 어떤 방식으로 호명하고 교육하려는가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선덕여왕의 경우는 왕실의 여성, 신사임당은 현모양처, 아들을 잘 키운 어머니 그리고 유관순의 경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여성. 이런 방식으로 상당히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이 여성들이 채택됐다고 볼 수 있다. 여성사의 관점에서 볼 때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여성들의 평가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북한도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평등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 역사 교과서를 보면 여성들의 역사적 업적을 등한시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집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의 전미영 교수는 북한 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여성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전미영

: 북의 경우에도 역사적 인물에서 여성에 대한 주목은 마찬가지로 크게 주목되지 않는 것은 공통된 것 같다. 북한은 특정인물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 따라서 역사적 여성에 대한 연구도 미미하다. 이것은 북한의 여성관에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북한사회도 가부장적 질서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남녀 불평등 의식이... 북한 체제도 사회주의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여성을 발굴하는데 있어서는 별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측면이 있다. 실제로 북한역사에서 여성을 조명하는 것은 근 현대사에 들어와서 김일성의 어머니와 김정일의 어머니인 강반석과 김정숙을 영웅화 하는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있고 그 이전의 역사적 인물에 대해서는 여성들이 연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남북한의 역사 교과서에서 더 많은 여성들이 등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데올로기 차원이 아닌 인간적인 측면에서 이들 여성들이 평가되고 연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