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는 즐거워: 해외여행


2007.02.05

“가장 편안하고 알뜰하게 --홍콩 37개 호텔이 최고의 관광을 약속드립니다.” “미국 하와이 5일, 54만9천원!” “배낭하나 달랑 메고 자! 우리 떠나자! 단돈 2,500원짜리 아시아여행티켓 지금 발매중!” 여기서 호텔이란 숙박소를 말하구요, 티켓은 입장권, 승차권 따위의 표를 말합니다.

한국 신문을 펼치면 여행사들이 내는 이런 해외여행 상품 광고가 즐비합니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아주 저렴한 가격의 여행 상품들이 나열되어 있죠. 제가 조금 전에 소개한 하와이 여행은 비행기 요금, 식사값, 관광비 등을 포함해 55만 원 정도인데요, 미화로는 593달러 정도입니다. 여행사들이 제공하는 단체 해외여행 말고도,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매년 해외로 놀러 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궁금해지죠? 최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2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5년에는 이미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외에 나갔다 왔습니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인천공항은 성수기, 즉 여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 비 성수기가 따로 없습니다. 사시사철 해외여행객들로 넘쳐납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탈 준비를 하던 두 여성에게 한국의 SBS방송사가 해외여행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중년여성: 친구가 호주에 살아서 3개월 동안 연수 보내려고...

대학생: 기분전환 하는데 한국에 있으면 기분전환이 덜 된다고 생각을 하고...

이런 해외여행이 여가생활의 한 부분으로 보편화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1989년에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취해지면서 해외여행 바람이 불기 시작했거든요. 그전에는 일반인의 경우, 돈이 아무리 많고 여권이 있어도 정부의 승인이 없이는 나라밖을 나가지 못했었죠. 물론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사람들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외국을 들락날락거리긴 했습니다.

정부기관에서 근무하다 현재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양민씨는 해외여행은 이제 일부 특권층만이 즐길 수 있는 여가생활이 아니며, 경제적,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말합니다.

양민: 과거에는 그랬었는데요, 지금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학생들이 배낭여행을 나가기 시작했어요. 빨리 나간 학생들은 1990년대 초반부터 나가기 시작했었죠. 그때만 해도 좀 그래도 있는 집 자식들이 해외여행을 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아니더라구요. 요즘은 젊은 친구들은 거의 진짜 해외여행을 한 번도 안 갔다 온 친구는 거의 직장 잡기가 힘들 정도죠.

이력서에 뭐 ‘내가 XX에 배낭여행을 다녀왔다’고 쓰지 못하면 직장잡기도 어려운 그런 분위기가 됐어요. 사실 과거에 비하면 돈도 일단 많이 안 들어요. 비행기 값도 많이 싸졌고요. 특히 중국 같은 경우를 보면 엄청 싸졌어요. 가까운 대전 같은 경우도 왕복이 채 30만원을 안하면, 오히려 제주도 갔다 오는 것보다 싸게 친다. 그래서 중국 같은 경우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가고 있죠.

여기서 배낭여행이란 최소한의 경비를 들여서 하는 여행으로,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해 배낭에 넣고 다니는 것을 말합니다. 함경북도 출신의 탈북자 김정한 (가명)도 지난 2000년에 한국에 입국한 이후 수 차례 배낭여행을 포함한 해외여행을 해봤습니다. 김 씨는 현재 한국의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정한: 음. 한 네 번 정도 해외에 나가봤습니다. 가까운 데는 일본하고 중국에 가봤구요, 멀리는 독일에 가봤습니다. 독일 같은 경우는 아주 좋았습니다. 선진국도 선진국이지만, 새로운 사회를 만난다는 게 좋죠. 새로운 문화, 질서를 접한다는 게 무척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베를린도 보고, 동독도 보고, 서독 쪽도 보고 그랬죠. 문화체험이라는 게 있었는데요, 관광이지만 학생들끼리 문화체험하면서 열흘 넘게 있었습니다.

40대의 양민씨는 일 년에 최소한 한번은 부인과 초등학생 아이 둘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날 계획입니다.

양민: 작년에는 싱가포르에 갔구고, 재작년은 홍콩, 그 전에는 뉴질랜드, 중국, 미국 등 다양하게 다녀왔습니다. 여가생활로 해외여행을 하는 게 아이들 교육에도 일단 좋구요, 가족들 간의 유대강화에도 좋죠.

현재 해외여행은 일반 북한주민들에게는 우주여행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 나갔다 온 사람들은 주로 외교관, 유학생, 고급 간부 등이죠. 한국도 과거에 그랬습니다. 북한이라고 변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 사실 어디를 가나 사람은 살고, 살아가는 근본모습은 같습니다. 다만 역사와 환경이 다름에서 풍습과 생활방식이 다를 뿐이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상식을 넓히고 안목을 높여 나름대로 구김살 없는 풍요한 삶을 구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워싱턴-장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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