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학생의 북한 유학기 ② - 김일성대학의 뜨거운 샤워 가격은?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0.09.07
dorm_restaurant_b 첫 날 김일성대학 기숙사 식당에서의 첫 식사.
/한 알렉산더 페이스북

(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32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북한이 자랑하는 최고 명문대학인 김일성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러시아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고려인인 한 알렉산더 학생은 2년 전 김일성종합대학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여름학기를 수강했습니다.

(진행자) 평양의 김일성 대학 여름학기 수업을 언제부터 언제까지 들었나요? (알렉산더) 2018년 7월 2일에서 23일까지3주 동안 평양에서 어학연수를 했어요.

(진행자) 알렉산더 씨는 북한에 다녀온 며칠 후인 2018년 8월 1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북한에서의 새로운 생활 소식을 처음 소개합니다. “조선에서의 21일”이라는 일기를 쓰려고 한다며 북한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회상했습니다.

-한 알렉산더 페이스북 인용 – “조선어 배우기 일정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됐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Knevichi Airport)에서 ‘주체의 국가’를 관찰하는 것이 시작된 셈입니다. 우선 세 가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평양행 고려항공 탑승.
평양행 고려항공 탑승.
/한 알렉산더 페이스북

“첫째, 러시아의 유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콘스탄틴 아스몰로브 (아시아극동연구소 한국학 센터 선임연구원) 박사와 안드레이 란코프 (한국 국민대학) 교수의 영상 강의에서 수 차례 본 것처럼 북한 사람들이 러시아에서 일하면 북한에서 일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는데, 공항에는 역시 북한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수화물로 검은 테이프를 두른 커다란 상자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물건들인지는 모르겠지만 TV나 컴퓨터와 같은 전자제품 같기도 했고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들 같기도 했습니다. 일부 (돈 많아 보이는) 북한 주민은 꼬낙이나 위스키 같은 양주를 사기도 했고 남성용, 여성용 향수를 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두 번째 눈에 띈 점은 북한 국적기 고려항공이었습니다. 다른 나라 비행기의 절반 정도 크기의 중고 항공기(Tu-147)에 꼬리부분에 북한 인공기가 그려졌습니다. 1시간 30분 비행에 미화525달러를 받으면 비싼 항공요금인데도 비행기는 왜 이렇게 수준이 떨어지는지 궁금했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로 새로운 항공기를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북한에서의 첫 날 일정 중 마지막은 김일성 종합대학 기숙사를 배정 받는 것이었습니다. 방에 들어 가자 마자 샤워를 하고 단 잠을 자고 싶었지만, 샤워 물이 차가워서 제대로 못했습니다. 안내원에게 물으니 “지금은 여름이라서 바깥이 더우니 시원한 물을 튼다”고 설명하면서 “만약 따뜻한 물을 원하면 1층의 목욕탕을 이용할 수 있고 $1를 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서의 좋은 점은 음식값이 싸다는 것입니다. 냉면이 미화 1달러이고 떡볶음이 $2달러였습니다.”

(진행자) 숙소는 어디였어요?

(알렉산더) 보통은 외국학생들이 기숙사는 김일성 대학교 바깥에 여명거리에 있는데, 우리는 김일성 대학교 여명거리 근처 (외국 학생) 기숙사에 있었습니다. 우리학교에서 함께 간 학생은 저를 포함해서 총 3명이었구요, 그리고 다른 러시아 대학교에서 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모스크바 외교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어학연수에 참여했어요. 그래서 전체는 약 15명이 2018년 김일성 대학의 조선어 어학연수 여름학기를 들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서 받은 어학연수 내용은 어땠나요?

(알렉산더) 첫 날은 김일성 종합대학교를 구경하고, 김일성 대학교 한국어 교수님들이 우리의 한국어 수준을 시험을 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어를 어떤 교재나 어떤 방식으로 배웠나요?

(알렉산더) 우리에게 주체사상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싶냐고 물었지만 우리는 3주간의 짧은 일정이어서 다른 과목을 듣기 보다는 한국어를 집중해서 듣고 싶다고 대답했습니다.

(알렉산더) 기억에 남는 초반의 인상 깊었던 일은 북한 사람들이 해외동포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는 듯했다는 것입니다. 해외동포들은 사는 지역과 배경에 따라서 한국에 사는 사람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 중국의 조선족, (미국에 사는) 재미동포, (러시아나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고려인 등이 있는데, 북한 사람들은 그런 것을 모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저에게 어디서 왔냐고 질문해서 제가 “고려사람입니다”고 답 했더니 “아 조선사람이구나”라면서 (제가 어디 출신인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이 바깥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렉산더) 또 다른 재밌는 일화는 동숙생(북한 학생)에게 제가 질문했던 것이 있는데요, 학교 다니며 거의 매일 김일성 종합대학 다니는 북한 학생들을 자주 만났습니다. 저는 두 명의 동숙생(북학 학생)과 자주 얘기했는데요, 제가 학생들에게 어디서 왔는지, 부모님의 직업이 무엇인지 와 같은 질문을 했더니, 동숙생은 아버지가 함경북도 도지사나 정당(북한 노동당)의 높은 지위를 갖고 있는 분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손전화를 어떻게 그렇게 좋은 걸 가지고 있는지 물어봤더니, 북한 학생은 제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어요, 제 생각에는 중국에서 만든 휴대폰이었어요, 키보드가 한문이었습니다.

(진행자) 북한 학생들이 손전화로 어떤 것을 하던가요?

(알렉산더) 잘 모르겠어요, 전화기에 대해 한 질문을 했을 때 대답 안 해서 휴대전화에 대해서 질문을 하지 않았어요. 한문이 있었고 한국어로 게임이나 이와 관련한 것이 있었어요, 북한에서 전화 게임도 있어요.

(SIGNAL MUSIC)

(진행자) 모스크바에서 한반도를 전공하는 고려인 대학생의 김일성 대학 유학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집니다.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32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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