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의 겉과 속] 천안함 장례식…대북 적대감정 고조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0.04.30
2010.04.30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요즘 한국에서는 천안함 장병들을 살해한 주모자를 밝혀내라는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가고 있는데 반해 북한 선전매체들은 “남조선 인민들 속에서 보수패당을 심판하고야 말 굳센 의지가 분출하고 있다”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에 정영기자입니다.
지난 29일, 대한민국 국민들은 희생된 46명의 천안함 장병들을 눈물 속에 떠나보냈습니다. 오전 10시, 영결식이 거행되기 전까지 서울역을 비롯한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장병들이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들 장례식이 거행된 평택 2함대 사령부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리들과 한나라당, 민주당 등 여야 고위 당직자들이 참석해 이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노선상 차이를 놓고 서로 다투던 정치인들도 이날만은 장례식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남한에서는 반정부 운동 같은 소요보다는 천안함을 파괴한 주모자에 대한 분노가 끓었습니다.
장례식장에 나온 어떤 유가족 할머니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다가가 “왜 북한에 퍼주느냐. 이북 놈들이 쟤들을 죽였다”고 고함을 지르고 “이북 주란 말 좀 그만하시라, 피가 끓는다”며 오열하다 쓰러지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천안함 사건을 지켜 본 남한 국민들 대부분은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견해가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10년동안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이 불쌍해서 현금과 쌀, 그리고 비료를 주었는데 오히려 북한이 무기를 만들어 뒤통수를 치니 배신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남한에서는 지금까지 북한을 돕자고 주장하던 정치인들과 사회단체들이 많이 위축된 모습입니다. 당초 천안함 사건이 북한과 관련이 없다거나 개입설을 부인하던 민주당 지도부도 “만약 북한의 소행으로 확증되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러한 남한의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최근 남조선 진보세력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민들이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실용 패당’을 쓸어버릴 드높은 기세에 넘쳐있다”고 왜곡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4월 30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청년학생연대, 진보연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일부 시민단체들이 벌인 4.19 행사가 마치 크게 벌어진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친북단체들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광우병’ 소동 때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사진을 전시한 것을 두고 마치 남한에서 반정부 투쟁이 거국적으로 전개된 것처럼 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항상 객관성과 공정성이 없는 아전인수식 보도를 해왔지만, 이번에도 남한의 분위기를 사실 그대로 전하지 않고 왜곡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증폭된 남한내 반북 감정을 북한 주민들에게 숨기고 저들이 취하고 있는 금강산 지구의 남측 부동산 몰수 조치 등이 남한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기 위해섭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최근 금강산 지구 남측 부동산 몰수 조치에 대해서도 “지금 남조선에서는 금강산 지구 남측 부동산 몰수에 반대하는 국민들과 정치권의 투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 29일자는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큰 타격을 받은 민간기업들과 주민들이 절망에 빠져 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한 보수당국의 부당한 책동을 반대규탄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지방자치단체선거’가 분노한 민심의 심판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주장과 반대로 남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현재 군대를 앞세워 금강산 지구 남측 부동산을 몰수하는 북한의 처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곱지 않습니다.
더욱이 천안함 장병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29일에 현대아산 소유의 부동산까지 동결시킨 북한의 태도는 초상집에 불을 지르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무고한 국민을 사살하고도 책임을 전혀 느낄줄 모르고, 애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군인들을 추모하는 마당에 부동산을 빼앗겠다고 하는 북한의 모습은 마치 부끄럼도, 체면도 전혀 없는 불한당 처럼 비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적반하장 식으로 “우리도 금강산 관광의 피해자”라고 발언해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 사는 재미 교포들은 몰염치한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북한을 더 이상 도와줘서는 안된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에 투자했다가 훗날 금강산 관광 지구 부동산처럼 재산을 날리고 몸만 쫓겨날까봐 북한투자를 도리질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최근 북한이 하는 행동을 보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 같습니다. 한때 정상회담설까지 나왔지만, 남북간에 여러가지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나오자 북한 당국도 대화와 협상이 아니라 강경하게 몰아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고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남한의 반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남쪽으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지원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 파탄 책임을 남측에 넘기고, 남측 부동산들을 몰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남한 국민의 적대적 감정은 앞으로 북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면서 뒤통수를 치는 북한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고, 그때는 북한을 비호하던 친북세력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보다는 남한 국민이 북한 정권을 과연 대화와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할지 의문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에 정영기자입니다.
지난 29일, 대한민국 국민들은 희생된 46명의 천안함 장병들을 눈물 속에 떠나보냈습니다. 오전 10시, 영결식이 거행되기 전까지 서울역을 비롯한 각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장병들이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들 장례식이 거행된 평택 2함대 사령부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리들과 한나라당, 민주당 등 여야 고위 당직자들이 참석해 이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노선상 차이를 놓고 서로 다투던 정치인들도 이날만은 장례식장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남한에서는 반정부 운동 같은 소요보다는 천안함을 파괴한 주모자에 대한 분노가 끓었습니다.
장례식장에 나온 어떤 유가족 할머니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다가가 “왜 북한에 퍼주느냐. 이북 놈들이 쟤들을 죽였다”고 고함을 지르고 “이북 주란 말 좀 그만하시라, 피가 끓는다”며 오열하다 쓰러지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천안함 사건을 지켜 본 남한 국민들 대부분은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견해가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10년동안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이 불쌍해서 현금과 쌀, 그리고 비료를 주었는데 오히려 북한이 무기를 만들어 뒤통수를 치니 배신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남한에서는 지금까지 북한을 돕자고 주장하던 정치인들과 사회단체들이 많이 위축된 모습입니다. 당초 천안함 사건이 북한과 관련이 없다거나 개입설을 부인하던 민주당 지도부도 “만약 북한의 소행으로 확증되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북한 선전매체들은 이러한 남한의 사회 분위기와는 달리 “최근 남조선 진보세력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민들이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실용 패당’을 쓸어버릴 드높은 기세에 넘쳐있다”고 왜곡된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4월 30일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청년학생연대, 진보연대,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일부 시민단체들이 벌인 4.19 행사가 마치 크게 벌어진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친북단체들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광우병’ 소동 때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사진을 전시한 것을 두고 마치 남한에서 반정부 투쟁이 거국적으로 전개된 것처럼 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항상 객관성과 공정성이 없는 아전인수식 보도를 해왔지만, 이번에도 남한의 분위기를 사실 그대로 전하지 않고 왜곡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증폭된 남한내 반북 감정을 북한 주민들에게 숨기고 저들이 취하고 있는 금강산 지구의 남측 부동산 몰수 조치 등이 남한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기 위해섭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최근 금강산 지구 남측 부동산 몰수 조치에 대해서도 “지금 남조선에서는 금강산 지구 남측 부동산 몰수에 반대하는 국민들과 정치권의 투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신문 29일자는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큰 타격을 받은 민간기업들과 주민들이 절망에 빠져 금강산관광 문제와 관련한 보수당국의 부당한 책동을 반대규탄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지방자치단체선거’가 분노한 민심의 심판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주장과 반대로 남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현재 군대를 앞세워 금강산 지구 남측 부동산을 몰수하는 북한의 처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곱지 않습니다.
더욱이 천안함 장병들의 장례식이 진행된 29일에 현대아산 소유의 부동산까지 동결시킨 북한의 태도는 초상집에 불을 지르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무고한 국민을 사살하고도 책임을 전혀 느낄줄 모르고, 애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군인들을 추모하는 마당에 부동산을 빼앗겠다고 하는 북한의 모습은 마치 부끄럼도, 체면도 전혀 없는 불한당 처럼 비춰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적반하장 식으로 “우리도 금강산 관광의 피해자”라고 발언해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 사는 재미 교포들은 몰염치한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북한을 더 이상 도와줘서는 안된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에 투자했다가 훗날 금강산 관광 지구 부동산처럼 재산을 날리고 몸만 쫓겨날까봐 북한투자를 도리질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최근 북한이 하는 행동을 보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 같습니다. 한때 정상회담설까지 나왔지만, 남북간에 여러가지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나오자 북한 당국도 대화와 협상이 아니라 강경하게 몰아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없고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남한의 반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남쪽으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지원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금강산 관광 파탄 책임을 남측에 넘기고, 남측 부동산들을 몰수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남한 국민의 적대적 감정은 앞으로 북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면서 뒤통수를 치는 북한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고, 그때는 북한을 비호하던 친북세력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보다는 남한 국민이 북한 정권을 과연 대화와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할지 의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