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종북 논란’ 재미동포 신은미 두둔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4.12.17
shin_eunmi_305 '종북 토크쇼' 논란으로 경찰에 고발된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14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최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웹사이트 통일신보는 남한에서 종북 콘서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신은미씨를 적극 비호하는 글들을 다수 게재했습니다. 12월 5일자 통일신보는 “(신은미가)북한을 다녀온 과정에 서방선전과 다른 북의 현실을 깨닫고 진실을 알려주었을 뿐인데, 결국 종북으로 매도되었다”면서 “재미동포 신은미의 북한방문 소감은 동족대결의 광풍이 몰아치는 허위와 기만, 모략이 살판 치는 어두운 남조선 땅에 울리는 진실의 목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이처럼 신은미씨를 두둔하고 있는데, 오늘 시간에는 왜 그가 왜 종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신은미, 황선 두 사람이 벌이는 토크 콘서트(대화와 음악회 행사)가 종북 성향이 짙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북한이 기름을 붓는 격으로 두둔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먼저 종북이 무슨 말인지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정영: 종북이란 말은 친북과 구별하기 위해 쓰는 말인데요, 친북은 북한에 대해 동경한다거나 선의의 마음을 뜻한다면, 종북은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북한정권의 노선을 무조건 추종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신은미, 황선씨가 했다는 콘서트가 어떻게까지 북한을 추종했기에 남한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까,

정영: 얼마 전 북한을 6번 방문한 신은미라고 하는 재미동포가 한국에 가서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출신인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와 함께 전국 순회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서울과 전라북도, 경상북도 등지를 돌면서 순회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데, 하지만 이 황선씨도 유명한 여성이지요. 2005년에 북한에 가서 애기를 낳았는데, 평양산원에 가서 애기를 낳고 윤겨레라는 이름을 받아가지고 내려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평양을 자주 간 사람들이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는데, 이들이 북한을 찬양하고 북한의 3대 세습을 긍정적으로 찬양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보수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최민석: 신은미와 황선씨가 북한 체제가 좋다고 찬양하는 거예요.

정영: 신은미씨의 발언을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신은미씨: 평양과 같은 곳에는 고급스러운 쇼핑몰, 애들을 위한 물놀이장과 놀이동산 같은 곳들이 곳곳에 많이 생겼고,

최민석: 신씨가 말한 것들은 북한이 김정은 정권 들어서 보여주기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건설한 것이 아닙니까,

정영: 예, 지금 이 자리에서 신씨가 한 말들을 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신은미씨는 북한에서 노동당 간부를 찬양한 노래 ‘심장에 남는 사람’을 주제곡으로 부를 만큼 북한에 흠뻑 빠졌습니다.

이것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들어보시죠.

신은미 노래: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어진대도 헤어진대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이 같은 북한 찬양한 노래나 발언들은 한국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지요. 그런데 여과 없이 한국 사회에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자, 남한 각계에서는 이를 종복 콘서트라고 질타하면서 당장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심지어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진행되던 콘서트 행사장에 황산, 즉 산화물질을 투척하는 테러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최민석: 제가 알기로는 폭죽 같은 약한 폭발물을 가지고 와서 사람들을 좀 놀래 왔지요. 그리고 저희가 여기서 말하는 토크 콘서트라는 것은 별거 아닙니다. 조그만 공간에 사람들을 열댓 명 모여놓고 지들끼리 말하는 거지요. 말이 좋아서 콘서트이지 정말 골방 모임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영: 황산이 터진 곳을 보니까, 정말 15~20명의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었습니다.

최민석: 그렇지요. 대단한 것처럼 꾸며놓고 있는데 별거 아닙니다.

정영: 더욱이 북한에서 살다 나온 탈북자들은 신씨와 황씨의 콘서트를 보고 너무 억이 막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탈북여성 5명은 신은미, 황선씨와 함께 맞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요,

최민석: 여기서 맞장 토론은 무슨 말입니까,

정영: 서로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텔레비전이나 공공 집합 장소에 나가 공개 토론을 하는 겁니다.

평양출신 이순실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순실: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소똥의 여물콩을 골라서 입에 넣어줘야 했던 아픔을 당신들은 겪어 보았는가고…따뜻한 이불대신 배낭에 아이를 짊어지고 비닐박막을 쓰고 살아봤느냐고. 이 꽃제비 엄마, 아니 지옥 같은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의 고통의 맛을 천분의 일이라도 안다면 백주에 콘서트를 벌이면서 환영 받으며 놀다가 온 평양을 북한 전부처럼 말할 수 있는가? 저는 내 남편에게 늘 유언장 같은 말을 합니다. 여보, 언제든지 내가 죽으면 화장해서 잿가루로 뿌리지 말고, 나무 밑에 통째로 묻어달라, 왜냐고요. 그 잿가루가 바람에 떠돌다가 북한으로 날아갈 가봐, 나는 죽어서도 가기 싫은 곳이 북한이요, 꿈속에서도 가기 싫은 곳이 북한이요!

이순실씨는 평양출신인데요, 자기는 역전 대합실 보일러실에서 애기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황선씨는 자기는 평양산원에서 축복을 받으면서 아이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반 주민들은 역전 대합실에서 애기를 낳고, 남한에서 올라간 북한 체제에 이용되는 사람들은 평양산원에서 축복을 받으며 애기를 낳고, 그러니까, 북한 탈북자들은 일반 주민들의 아픔을 천분의 일이라도 안다면 백주에 콘서트를 하면서 다니지 말라고 울분을 터친 겁니다.

최민석: 그 탈북 여성분이 정말 화났네요. 그러면 신은미 씨가 탈북 여성들의 맞장토론 제의를 받고 나가겠다고 했습니까,

정영: 그러자, 신은미씨는 이념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참가하지 못하겠다고 뒤로 빠졌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별 말도 안 되는 구차한 변명을 놓고 뒤로 빠졌군요. 그러면 자기는 잘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지금까지 떠들어놓은 것은 무엇입니까,

정영: 사실 북한에서 살다 나온 사람들이 더 잘 알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신씨는 겨우 6번을 북한에 갔다 와서 그것도 평양과 백두산, 칠보산 등 경치 좋은 곳만 골라서 다녀오고, 마치 그것이 북한의 모습인양 떠들고 다니면서 남한의 민심을 휘젓고 다니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화가 난 것입니다.  이에 남한 탈북자 단체들도 대응에 나섰는데요.

강철환 북한 전략센터 대표의 말입니다.

강철환: 황선, 신은미씨가 평양에 갔을 때 누가 영접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선과 신은미는 통전부의 안내를 받고 평양에서 여러 시설들을 보고, 그들의 각본에 따라 움직였는데, 통전부 대남관리 차원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북한의 현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강철환 대표는 “평양을 방문했던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말도 할 수 없고, 사진을 찍을 수도 없는데, 왜 두 사람에게만 자유를 주었겠는가?”면서 “신씨는 북한 통일전선부의 각본에 따라 움직여진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최민석: 신씨는 왜 특권층이 사는 모습만 보고 와서 북한의 전부를 본 것처럼 떠들고 다닐까요?

정영: 북한은 신은미씨를 6번이나 초청했습니다. 북한을 관광하는 동안에 수양딸까지 한 명 생겼다고 하는데요, 그 수양딸이라는 여성은 신씨가 처음 평양 갔을 때 자기를 안내했던 여성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탈북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수양딸의 토대가 오죽이나 좋으면 외국인 관광객 안내원을 맡았겠냐고……그 안내원 여성은 북한에서 토대가 좋고 그리고 먹고 살만한 데, 신씨가 그 집에 가서 수박도 자르고, 가정 방문한 것을 사진 찍어서 동영상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저들끼리 모여서 사귄다. 오늘 기사에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미국에 사는 동포가 한 말인데, 신은미씨는 미국에서는 nobody(아무도 아닌데) 북한에 가서 somebody(뭔가 되어가지고) 목에 힘이 들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저는 그런 말이 와 닿았습니다.

정영: 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하는 상업광고인데요, 시끄럽게 해서 주목을 받은 다음에 책도 팔고 강연도 하면서 돈도 벌고요. 명예도 얻게 되고요. 이런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이 왜 이 시점에서 이렇게 신은미씨나 황선씨와 같은 사람들에게 공을 들이면서 홍보를 할까요?

정영: 북한은 최근 관광을 발전시켜 달러를 벌기 위해 혈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더 많은 해외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신은미 같은 여성이 필요했다는 거죠. 왜냐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자기네가 계속 홍보하기보다는 미국에서 사는 여성이 와서 보고 가서 선전해주면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그런 바램에서 이런 가공의 인물을 만들지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은미씨는 미국으로 돌아온 다음 자기가 본 북한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가지고 와서 교회마다 돌면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가서 좋은 것 많이 관광하고 오십시오”하고요. 결국 북한당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제대로 사람을 잘 잡았군요. 신은미씨는 노동단련대에 가서 노동도 해보고, 꽃제비들을 찾아가 위로도 해주고 진짜 북한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영기자,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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