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 폐쇄하고 재활용 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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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 보는 '북한 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가 준비됐습니까,

- 북, 개성공단 외면하고 내부예비 동원 지시

- 북한의 내부예비는 폐철, 폐지 등 재활용품

- 김정은, 전쟁분위기에서 내부 결속 다지기

- 김정은, 10대 소년단 장악에 주력


정영: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방향을 정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내부예비를 적극 탐구동원하자"고 연일 선전하고 있습니다.

외화가 나오는 개성공단은 애써 외면하면서, 쓰다가 버린 재활용품이나 찾아 내부예비를 최대한 동원하자고 하는 북한 당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또 북한이 오는 6월초에 조선소년단 7차 대회를 소집한다고 합니다. 왜 북한이 10대의 소년들에게 애정을 쏟고 있는지도 더불어 알아보겠습니다.

최민석: 자, 남북경협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마저 결국 숨을 죽였습니다. 북한이 여기서 벌어들이던 외화도 북한경제 규모로 봤을 때 적지 않은 몫을 차지한다고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북한이 갑자기 내부 예비를 찾아낸다고 하는데 그 내부 예비는 어떤 것들입니까,

정영: 북한이 개성공단과 같은 신기술 산업을 외면하고 내부예비를 찾아내자고 호소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내부 예비란 쓰지 않는 자재와 원료, 그리고 그것으로 자체로 만든 제품을 통틀어서 말하는데요, 한국이나 미국으로 보면 재활용품 수거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재활용품이라고 하면 낡은 자동차 타이어나, 비닐 페트병, 이런 것들을 말하는 것입니까,

정영: 그렇습니다. 생산활동 과정에 쓰다가 남은 파철(폐철)이나 파비닐(폐비닐), 파지(폐지) 등을 말하는데, 그것을 가지고 삽이나, 비자루, 쓰레박, 비닐박막 등을 자체로 만들어 경제에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신문 6일자에 이런 기사가 실렸어요.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내부예비전시회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내부예비동원사업에 한 사람같이 떨쳐나 찾아낸 많은 유휴자재들이 전시되었다"면서 "도안의 상업부문과 해주경공업대학을 비롯한 여러 단위 일군들과 로동자, 교직원들이 많은 유휴자재들을 찾아낸 것으로 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최민석: 북한에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내부예비가 많은 모양이지요?

정영: 북한은 지난 김일성 주석 때부터 내부예비를 동원하라고 해마다 지시해서 이젠 다 해먹고 거의 없다는 게 북한주민들의 반응입니다.

지난 70년대 북한에서 사회주의 공업화를 하면서 구 소련과 체코 등 동구권 사회주의나라에서 받은 지원물자로 기계제작공업을 좀 발전시켰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폐철수집을 벌이다 보니 멀쩡한 기계나 부속품들이 오히려 파손된다는 것입니다.

최민석: 아니, 내부예비를 동원한다고 이미 있던 기계를 파괴하면 어떻게 됩니까,

정영: 가장 큰 문제는 파철 수집인데요. 북한은 매년 새해가 시작되면 파철수집 계획이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내려 보냅니다. 계획은 한 사람당 파철 200kg정도 됩니다. 그런데 파철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러니까, 멀쩡한 기계를 폐기시켜서 파철로 만들던가, 아니면 철도 레일 못까지 뽑아서 바치고 있습니다.

최민석: 그러면 기차가 전복되면 어떻게 합니까,

정영: 그래서 파철을 모을 때 "철길 레일 못은 뽑지 마라"고 주의를 주는데, 계획을 못하면 욕을 먹거나 배급이 잘리는데 방법이 있습니까?

그 기차 레일 못을 뽑아 팔다가 공개 총살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파동을 바치라고 하니까, 전기 동력선을 자르는 사람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북한에서 내부예비 동원으로 인한 피해가 정말 심각하네요.

또 내부예비 동원에는 퇴비생산도 속합니다. 새해 첫날부터 내부 예비, 내부예비 하면서 퇴비를 2톤씩 생산하라고 하는데, 그러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퇴비 예비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래도 무조건 인분을 하라고 하니까, 주민들은 연탄재에 물을 뿌리고 인분이라고 가지고 나갑니다. 그걸 밭에다 뿌리면 가물만 더 타고 땅의 지력은 더 떨어진다고 북한 농민들도 "제발 그런 것은 가져오지 마라"고 사정하다시피 합니다.

이외에도 북한에는 내부예비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참 많은데, 오늘은 이만하겠습니다.

최민석: 개성공단은 신 기술로, 새 원료를 가지고 멋진 제품을 만드는 신선한 사업인데, 북한이 왜 그걸 마다하고 내부예비를 찾습니까,

정영: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을 중단하고 내부예비를 찾으라고 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최민석: 어떤 이유입니까,

정영: 북한이 개성공단을 계속 할 경우, 거기서 일하는 5만 4천명의 근로자들의 입이 두렵다는 것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근로자들은 남한 기업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달러도 구경하고, 초코파이도 먹고, 라면도 없고, 때로는 아플 때 타박상에 붙이는 파스나 감기약도 얻어다 썼습니다.

그들은 지난 10년 동안 남측 근로자들과 같이 일하면서 한국이 잘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그 사실을 다른 북한주민들에게 이야기 할까 봐 결국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에게 남한의 발전상을 나가서 다른 주민들에게 말하지 말라고 사상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하네요.

최민석: 북한이 지금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한 해에 9천만 달러를 포기할 만큼 그럴 가치가 있는 건가요?

정영: 체제가 위협받기 보다는 차라리 그걸 먹지 않고 주민들을 통제하는 게 더 낫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최민석: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 이면에는 그런 의도가 있었군요. 북한의 간부들은 남한이나 서방의 발전상을 알아도 되고, 인민들은 알아서는 안 된다는 소리군요.

<여러분께서는 지금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내드리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다음 소식입니다. 한동안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던 북한이 오는 6월에는 소년단대회를 한다고 하지요?

정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오는 6월 초에 소년단 제7차대회를 진행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6월 6일에도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경축행사가 평양에서 크게 진행됐는데, 김정은 체제 들어와 소년단 행사가 벌써 두 번째 진행되는 셈입니다.

최민석: 지난해 김정은 제1비서가 10대 소년들을 평양에 불러 연설까지 해서 외부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많았는데요, 왜 올해 또 소년단대회를 하는 것입니까,

정영: 북한당국이 소년들은 어려서부터 교육을 잘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지금 김정은 제1비서가 20대이니까, 앞으로 40~50년동안 북한을 통치하자면 지금부터 어린이들을 잘 교육시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지금 김정은의 옆을 지키는 주요간부들은 모두 60~70대로, 노인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뻘이나 할아버지뻘인데요, 그래서 북한은 10대의 소년들을 준비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지금의 10대 소년단원들은 북한에서 정말 어려운 시기에 태어난 학생들인데요, 이들을 가리켜 '고난의 행군세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정영: '고난의 행군' 세대 학생들은 정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고생스럽게 자랐습니다. 10대의 소년들은 1990년대 말, 2000년 초에 태어난 학생들입니다.

지금 30~40대의 북한 사람들은 그래도 김일성 시대에 선물 교복 같은 것을 받으며 자란 추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소년단원들은 수령의 사랑이나, 배려를 모르고 자랐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이 소년들을 방치할 경우에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북한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지금부터 10대들에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최민석: 그렇군요, 김정은 1비서도 소년단원 몇 명 데려다 베풀지 말고 경제를 발전시켜서 정말 어렵게 자라는 학생들이 꽃제비가 되지 않게 주력했으면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