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전담당제, 식량난 덜어줄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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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ok_farm_b 북한 사리원시 마곡협동농장 직원들이 온실남새와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민석: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 내용을 다시 한번 뒤집어보는 ‘북한언론의 겉과 속’ 시간입니다. 오늘 진행을 맡은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나눌 주제는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100년만에 왕가물이 들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서도, 북한 대외홍보용 주간매체인 통일신보는 포전담당제의 효과를 자랑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농사가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변죽을 울리고, 다른 쪽에서는 “포전담당제 생활력이 뚜렷이 실증되었다”고 있다는 등 색다른 선전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왕가뭄으로 신음하는 북한에서 포전담당제가 얼마나 식량난을 덜어줄까? 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최민석: 북한에서 실시되고 있는 포전담당제가 북한의 식량난에 얼마나 기여할지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올해 북한 매체가 포전담당제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습니까,

정영: 지난 6월 28일 북한의 무소속대변지로 알려진 통일신보는 지명수 농업과학원 농업경영연구소 실장을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지 실장은 현재 북한에서 실시되고 있는 포전담당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요, “최근 농업부문에서 농장원들의 생산열의를 높일 목적으로 분조관리제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 우월성이 실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포전담당제 관리 방법도 그의 말을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알려지게 되었는데요,

그에 따르면 북한의 포전담당제는 10~15명 규모의 분조 안에서 3~4명 단위로 구성된 팀이 있는데, 이것을 가리켜 포전 관리조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일정한 토지를 맡아 농사차비로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일년 내내 맡아 관리하고 가을에는 계획 수행결과에 따라 분배 몫을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산물 분배에 관해서도 비교적 정확하게 나왔는데요, 지 실장은 “강냉이를 한 평에 15포기 심는다면 5포기는 농민의 것, 나머지 10포기는 국가에 수매하는 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분배 비율은 자유아시아방송이 취재한 내용과는 좀 다른데요, 평안북도 지방에서는 농민이 70%를 가져가고, 국가에 30%를 수매한다고 대북소식통이 전했는데요, 이 비율은 포전담당제 토지에 한해서 실시되는 비율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매체의 주장은 좀 다릅니다.

최민석: 과거엔 농민들이 철저히 협동농장에 얽매서 일해야 했고, 또 배급식으로 식량을 받았는데, 지금은 조그만 땅에서나마 자기 땅이 생겼으니 열심히 하겠군요.

정영: 과거 북한의 사회주의 협동농장 체제는 노예사회 때 농노제도와 비슷합니다. 농민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하고 순수 노동력만 팔아서 겨우 살았습니다. 협동농장 체제에서는 밭이고, 부림소고, 비료이고 모두 자기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죽도록 일만하고 국가에서 배급을 받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배급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기도 전에 다 떨어져 항상 농민들이 배고파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한 사람당 1천 평 정도씩이라도 땅을 소유했으니 소작농으로 바뀌었다는 소립니다. 번 것만큼 자기 것이 늘어나니까요.

아마 이 혹심한 가뭄에도 농사를 잘 지으면 뭔가 내 몫이 많아진다는 희망에 농민들이 열심히 일했을 겁니다.

최민석: 결국 포전담당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지난해 100년만에 찾아온 왕가물속에서도 북한에서 식량이 증산됐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정영: 포전담당제 결과로 지난해엔 왕가물에도 불구하고 곡물 수확량이 571만t으로 2013년보다 5만t 증가했다고 합니다. 북한 매체는 그 식량증산을 김정은 제1비서의 업적으로 만들었는데요, 통일신보와 인터뷰한 지영수 실장도 “지난 시기 분조에서 모내기 등에 20~30일 걸리던 것을 지금은 10~15일에 해제 끼고, 50여일 걸리던 농사결속(마무리)을 열흘에 끝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쯤 되면 올해 농사도 포전담당제 덕분에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비록 가물이 들었지만, 포전담당제에 기대를 많이 걸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민석: 그런데 북한 매체는 이번 가물 때문에 농사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하지 않았나요?

정영: 북한은 지난 6월 16일 10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각지 농촌에서 모내기한 논의 30%가량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를 했지만, 조선중앙통신은 “전국적으로 44만1천560정보의 모내기한 논에서 13만6천200 정보의 벼모들이 말라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어려움을 공개하자,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가물피해를 부풀렸다고 하는 주장도 제기되었지만, 실제로 인공위성으로 촬영된 황해도 일대의 저수지들을 관찰해보면 물이 말라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협동농장 농사는 흉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그러면 북한이 모자라는 식량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정영: 북한은 여전히 외부 사회와 담을 쌓고 있는데, 올해 모자라는 군량미와 평양시민 배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궁금한 문제입니다. 북한은 아마 농민들로부터 포전담당제나 소토지 농사에서 생산된 식량을 더 징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 농민들이 가꾸는 토지는 약 3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협동농장에서 가꾸는 토지이고, 다음은 포전담당제로 맡은 토지, 또 다른 하나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가꿔온 소토지와 뙈기밭입니다.

현재 북한이 경작하는 협동농장 토지는 전체 경지면적의 약 85%가량 됩니다. 포전담당제 토지는 약 15%로 추산되고 있고요. 하지만, 소토지 면적은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약 20만정보에 달한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만일 북한이 협동농장 농사가 망했다고 해도 북한은 포전담당제에서 생산된 수매곡을 늘이는 방법으로 군량미와 수도미, 그리고 당과 국가 공무원들이 먹을 식량을 걷어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또 매 농장 마다 수매곡 비율이 달라질 것입니다.

어떤 곳에서는 국가가 70%를 가져가는가 하면, 어떤 곳에서는 60%를 가져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소토지에서 생산된 곡물을 회수하는 방법인데, 이는 국가기관 검열원들이 해당 농장에 나가 매 농가에서 경작하는 소토지에 따라 수매곡을 강제 징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결국 북한이 모자라는 식량 예비를 포전담당제와 소토지에서 걷어들인다는 것이네요.

정영: 그렇게 되면 농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농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장마가 남아 있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속담에 “화재보다 홍수가 더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북한은 치산치수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홍수가 나면 한꺼번에 농작물이 휩쓸려갈 수 있습니다.

최민석: 가물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장마가 지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는 뜻이군요. 장마를 앞둔 북한당국이나 주민이나 고민이 클 수 밖에 없겠군요.

정영기자 오늘 수고했습니다. 청취자 다음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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