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 길] 신병희씨가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시아지역예선의 남과 북의 경기가 지난 22일 그러니까 일요일이네요.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렸었죠. 결과는 0-0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오는 9월6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진출하게 되니까 남과북은 또 한번 경기를 가질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워싱턴-양윤정 yangso@rfa.org
2008.06.25
북한대표팀 정대세 선수는 이번에도 인기가 여전했습니다. 특히 방송과 신문들이 정대세 선수를 보도하면서 그의 투박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정대세 선수의 부드러운 모습이 드러났고 남한 사람들은 ‘순수하다. 멋있다’ 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공영 방송인 ‘KBS’와의 인터뷰에서는 일본에서 온 자신이 북한 대표팀으로 한국에서 뛴다는 의미를 생각하니까 절로 눈물이 나올 뻔 했다면서 심경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 재일동포 여자친구가 있다고 쑥스럽게 고백하기도 했구요.

특히 자신과 상황이 비슷한 유도선수이면서 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선수처럼 “한국 TV에 많이 나오고 싶다. 추성훈 선수 처럼 노래도 잘 부르고 광고에서 많이 나오는 게 너무 부럽다”며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또 “조국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정대세 선수는 머뭇거림 없이 “조국은 나를 키워준 나라”라고 답하면서 “축구로써 통일의 한 걸음이 되고 싶다” 라고 말했습니다. 좋아하는 노래로 ‘독도는 우리 땅’을 꼽았는데요. 정대세는 신세대답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요즘 새로 ‘리메이크’ 즉 새로운 분위기로 부른 DJ DOC의 ‘독도는 우리 땅’이라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한국의 팬들을 위해 직접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정대세 선수가 좋아하는 노래 DJ DOC의 ‘독도는 우리 땅’ 오늘 첫곡 들으시면서 ‘고향가는 길… 떠나보겠습니다.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오늘은 탈북자 신병희씨께서 선생님께 보내는 편집니다.

선생님께 학생들을 보살피고 계실 선생님, 잘 계시죠? 흐르는 세월속에 이제는 50세를 훨씬 넘기신 선생님, 잘 계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여기는 다 좋은데 날씨가 별로 안좋아요. 너무 무덥네요.

거기다가 요즘 비까지 자주 내려 그리운 사람을 더욱 그립게 만드는 날씨예요. 그쪽 날씨는 어때요? 지금쯤이면 무덥진 않아도 비는 여기랑 마찬가지로 내리겠죠? 선생님이랑 농촌동원 갔을 때 비 맞으면서 일하던 생각이 나네요. 그때는 너무 싫었는데… 내리는 비도 싫었고 농촌일도 싫었고 빨리 끝내고 가자시던 선생님도 미웠어요.

허나 그것마저도 그리움이 될 줄이야… 일하기 싫어서 또 공부하기 싫어서 꾀병도 많이 부렸는데, 다니면서 다툼은 왜 그리도 많이 했는지 선생님의 속을 너무 많이 애태운 것 같아서 후회스럽습니다.

선생님 저는 남한에서 대학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남한으로 왔을 때에는 뭐가 뭔지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남한 사회는 자유민주주의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능력만 된다면 뭐든 해도 괜챦거든요.

북한에서는 토대가 뭔지, 토대가 문제되는 저로서는 아빠의 뒤를 이어 무산 광산으로 올라가 돌이나 캐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날에 대한 포부와 꿈도 없이 돼는 대로 살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남한에 오니 뭘 해야 할지 당연히 망설이게 되겠지요. 생각 끝에 학벌을 중시하는 남한사회에서는 대학공부를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보니 내 또래는 아니지만 한 두살 아래인 대학생들이 활개치며 다니는 것을 보니 너무나 자유스러워 보입니다. 짧은 청치마며 많이 파인 옷들을 보며 처음에는 같은 여자인데도 쳐다보기 민망할 때가 많았는데 이제는 저도 그런 여자애들을 따라 의복이 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북한에서 이런 자유를 찾으려고 한다면 선생님은 물론 주위의 모든 이들이 부르주아풍이 물들었다고 손가락질을 하겠지요. 호상비판 시간이면 우리 반의 그리운 나의 친구들은 날 비판하느라 여념이 없을 거예요. 이것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인가봐요. 대학의 교수님들을 볼 때면 선생님 생각이 물밀듯 난답니다. 선생님께서도 이 제자 생각이 나실 런지…

선생님 어제는 집에서 엄마랑 벽지를 붙였습니다. 원래 집이 큰 것은 알고 있었지만 벽지를 붙이면서 보니 더 커 보이네요. 북한의 저희 집 생각이 납니다. 윗칸에 우리 네 식구가 누우면 꽉 찼었죠. 아래 칸은 네 식구 밥먹으려고 둘러앉으면 딱 맞았었어요. 밤이면 항상 정전이라 등잔불을 켜 놓고 까맣게 되어 있었지요. 전구알에 불이 들어온 걸 언제 보았던지 기억이 가물가물했어요. 며칠 전 누워서 그때 그 등잔불을 끄느라 이불을 펄럭펄럭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는 추억이 됐다고 네 식구가 행복하게 웃었습니다.

저는 궁전에 온 느낌이라 선생님께 죄스럽습니다.

우리 엄마가 찬물, 따뜻한 물 흘러나오는 수도시설에 대해 여자에게는 너무나 편한 세상이라고 흐뭇해 하셨는데 선생님도 오셨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선생님 요즘은 피아노도 배우고 있답니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배울 수록 빠져드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피아노보다 더 빠져드는 드라마들이 밤이면 매일 저를 잡고 있답니다. 어떤 드라마는 내용이 좋아서 보고, 또 어떤 드라마는 남녀 배우가 좋아서 보고…

이런 글 보시면 선생님은 소리 내어 웃으실 거예요. 미소 짓는 선생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서 귀 기울이게 되네요. 또 40명이 되는 저희들을 거느리셨던 선생님께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알 것 같네요. 그래요. 열심히 노력하여 이 사회에 필요한 한 사람으로 학교시절 선생님의 참다운 제자로 부끄럽지 않게 살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에게 희망의 샘물처럼 자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항상 멈추지 않는 샘물처럼 항상 메마른 곳을 적셔주는 샘물처럼 그렇게 지친 마음들을 적셔가면서 살겠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는 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떼 날아가는 어느 할늘 밑에서 선생님의 손을 잡고 내가 이렇게, 저렇게 선생님께서 바라시는 대로 살았노라고 자랑할거예요. 그때까지 우리 선생님 오래오래 사시길 남쪽하늘 밑에서 바랄께요.

병희 올림

남한에서 인기있는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인순이 , 박상민, 변진섭, 김현정, 배치기, 코요테, 유리상자, 장혜진, 쥬얼리 등 40여명의 가수들과 탈북자의 현실을 다룬 영화 ‘크로싱’의 주인공 차인표씨등인데요. 바로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서 입니다.

이날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 음반 ‘크라이 위드 어스’ (Cry with us)제작발표회를 갖고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취지를 설명하고 대표곡도 녹음을 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협회’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식량난으로 굶주림에 생명마저 위협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위한 것으로 ‘Cry with us’의 음반 판매로 버는 돈은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데 쓰인다고 밝혔습니다.

Cry with Us는 탈북자 가정의 고통을 그린 영화 ‘크로싱’의 주인공 차인표씨가 작사를 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서 녹음은 밤 늦게까지 계속됐습니다.

또한 “기부천사”라고 불리는 가수가 남한에 있습니다. ‘김장훈’ 이라는 이름의 가수인데요. 김장훈씨 역시 북한어린이돕기 공연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26일 오후8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크로싱’ 시사회와 공연에 이어 관객들이 참여하는 북한어린이 돕기 모금운동이 진행이 됐었는데요. 김장훈씨는 “영화를 찍은 김태균 감독과 차인표씨의 진심에 감동을 받았다”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북한의 현실에 대해 알고 공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자진해서 공연을 열었습니다.

‘기부천사’ 김장훈씨가 신곡을 발표했는데 “소나기’입니다. 김장훈의 ‘소나기’ 들으시면서 ‘고향가는 길…’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저는 양윤정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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