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한반도] 북, 일본과의 대화에 진심일까?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4.03.29
[시사진단 한반도] 북, 일본과의 대화에 진심일까? 최선희 북한 외무상(사진)이 29일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 "해결할 것이 없는 문제에 집착하고 끝까지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북일대화 의사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잠시 잠잠했던 북한과 일본 간의 대화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일본 정상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해왔다고 밝혔기 때문인데요. 북한의 의도를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목용재: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어떤 담화였는지 먼저 이 내용 짚어주시죠.

 

고영환: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25일 김여정 부부장이 일본 기시다 총리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일전에도 말했듯이 조일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며 단순히 수뇌회담에 나서려는 마음가짐만으로는 불신과 오해로 가득 찬 두 나라 관계를 풀 수 없다고 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북일 정상회담의 근본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김 부부장의 말을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북한이 고집하는 핵과 미사일 문제와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면 김정은 총비서가 일본 기시다 총리를 만나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김여정은 지난달 15일자 담화문에서도 북한의 정당방위권에 관여하지 말고 납치문제도 회담테이블에 올리지 않는다면 일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목용재: 이에 대한 한국과 일본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영환: 지난 25일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일본 측으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다고 발표한 데 대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관련 보도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같은 날 일본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이 기시다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질의한 데 대해 기시다 총리가 지적하신 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기시다 총리는 이전에 말했듯이 일본과 북한 관계, 납치 문제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총리 직할 수준에서 북한에 대해 여러 대응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오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다양한 루트를 통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5일 기시다 일본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 제의를 해왔다는 김여정 부부장 주장에 대해 일본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는 정부는 일북 접촉을 포함해 북핵·북한 문제와 관련, 일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며 한미일은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도, 일본도 서로 만나고 싶어하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목용재: 한국과 일본 등에서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는데요. 이후 김여정 부부장이 다시 북일회담이 관심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냈죠?

 

고영환: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25일 일본이 조건만 달지 않는다면 일본 총리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사이에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다고 한 지 하루만인 지난 26일 재차 입장문을 내고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하루 전에 한 말을 뒤집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26일 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일본은)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 무슨 핵, 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면서 해결되려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 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김 부부장은 전제조건 없는 조일수뇌 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 측이라며 조일수뇌 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부장이 비록 북일 정상회담이 관심사가 아니라고 하지만 올해 들어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들을 보면 북한이 북일 정상회담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으나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에서 워낙 양측의 입장 차이가 많은 탓에 진전이 없고 그래서 북한 지도부가 초조해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목용재: 북일 대화와 관련해서 최근 들어 북한이 이를 먼저 언급해 주목을 받았는데,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좀 왔다갔다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대화의 진심이 있는지도 의심되고요. 북한의 의도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일본의 기시다 총리가 별도의 경로로 북일 정상회담 제의를 했다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일본 주요 언론들은 지난 26일 동 담화들이 한미일 협력을 분열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지난 25일 공개된 김여정 담화와 이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대응에 대해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실현에 거듭해서 의욕을 보였지만, 북한에는 한미일 협력 관계를 흔들려는 생각도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 의도를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북한 측 의도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 역시 북한이 일본에 유화 자세를 보였다면서도 북한에 대한 한미일 협력을 분열하려는 의도를 다시 나타냈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도 납북자 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일본 간 인식 차이가 새삼 드러났다며 납북자 문제 해결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정상회담에 임하는 것은 유리한 계책이 아니라는 의견이 일본의 집권 여당 내에 뿌리 깊게 퍼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목용재: 이런 상황에서도 일본은 북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북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지난 26일 김여정 부부장이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과의 접촉을 거부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일본 정부는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7일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전날 김여정 부부장의 북일 정상회담 관련 담화에 대해 북한 발표 하나하나에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북일 간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 방침에 대해서는 그동안 거듭 설명해 온 바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 방침은 북일 평양선언에 따라 북한과 납치, 핵과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입니다.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 하야시 장관은 납치 문제는 피해자 가족이 고령으로 시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일본은 북한의 왔다갔다하는 행보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과 일본 모두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양국 모두 완전히 다른 생각이 있어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지도부는 핵과 미사일 문제는 일본이 상관할 일이 아니고 납치자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되었다며 관계 정상화와 일본의 식민지 배상금을 받자는 생각일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일본도 겨누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되는 상황이고 납치자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이 모두 17명인데 아직도 12명이 북한에 남아 있으니 이 문제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양국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목용재: 지난 1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일본의 강진 피해에 대해 위로전문을 보내 당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는 각하라는 호칭까지 붙여 더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북일 간 물밑 접촉이 있었던 모양인데요. 현재 부침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설지는 미지수지만 회담 여부가 논의된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이 대화에 대한 진정성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 통일부 장관 특보와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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