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는 조급증 때문

서울-오중석, 고영환 ohj@rfa.org
2017.04.07
north_star_missile1_b 사진은 지난 2월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북한의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은 지난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합니다.

오중석: 부원장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5일 새벽 탄두 미사일 한 발을 또 발사했는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2일 무수단급 미사일 발사가 실패로 끝난지 13일 만에 또 무력 도발을 시도한 것인데요. 부원장님께서는 이번 미사일 도발이 노린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 미국 언론들은 지난 5일 미국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스커드-ER 1발을 발사했으며 이 미사일은 60㎞를 비행하던 중 주요 결함으로 동해에 추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미국 폭스뉴스는 "북한 미사일이 의도한 대로 날아가지 못했고, 비행 중 빙글빙글 돌았다"고 보도했구요. 일본 교도통신도 미사일이 "발사 직후 통제 불능에 빠져 1분 정도 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언론은 지난 6일부터 현재까지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한 사실을 한 줄도 보도하지 않고 있는데요. 한국군 당국은 그간의 전례로 미뤄 북한이 지난 5일에 강행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할 가능성을 주시해 왔으나 아무런 보도도 없는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계속하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미사일자체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각종 미사일을 1천여기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미사일들이 제대로 된 미사일인지에는 의문들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김정은은 집권 후 미사일 수백기를 실험 발사하였는데 그중 적지 않은 미사일들이 공중에서 혹은 지상에서 폭발하였습니다. 이런 사실을 인지한 김정은 은 미사일들을 완성하려고 실험발사들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들을 제작, 시험 발사하는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미군이 개입할 것이고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미군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들이 필요하니 미사일들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왜 5일 날 미사일을 발사하였는가 하는 싯점의 문제입니다. 미국시간으로 6일부터 7일까지 미국의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미중 정상회담전에 미사일을 발사하여 이른바 ‘조선이 여기에 있다. 당신들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우리는 핵과 미사일을 발전시킨다, 이런 신호를 보내고 싶어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여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겨냥한 무력시위라는 것이죠. 그러나 김정은이 미사일을 개발하고 시험발사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북한에 대한 미국과 중국 그리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더욱 강화하게 만드는 계기들만 조성하게 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무력시위의 성격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실제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문제, 특히 미사일과 핵 도발을 문제를 중점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죠?

고영환: 매튜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4월 6일, 7일 이틀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포팅어 보좌관은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대북 접근법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회담 초기에 거론될 의제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더 한 압박을 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중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나라라고 강조했고요.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도 북한 문제는 매우 시급한 현안으로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북한 문제에 개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북 선제타격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는 모든 선택이 테이블, 즉 책상위에 올라 있고 검토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손튼 차관보 대행은 “점점 심해지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라는 강력한 지도자들 사이의 첫 대면입니다. 게다가 북핵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배치가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미중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을 미국이 거론하며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저는 강력한 국가들의 강력한 지도자들의 정상회담인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북한문제, 북핵문제, 북한미사일문제 등을 해결하는데서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정상회담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이 어떤 북한 해법을 내놓을지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현재 진행중인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국의 최신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반발의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부원장님도 이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고영환 : 북한이 '북극성 2형'으로 추정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5일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당일 발표한 논평에서 "비대한 힘을 믿고 우리와 감히 맞서보겠다고 나선 미국에는 말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논평은 미국이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B-1B 전략폭격기,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핵잠수함 콜럼버스호,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자산과 특수전 부대들을 투입한 것을 "공공연한 선전포고"라며 맹비난했습니다. 이어 "단추를 누르면 날아가게 되어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중국은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은 필연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구요.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중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양자가 필연적으로 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고 답했습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서는 “안보리 결의에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관련해 명확한 규정이 있다”고 논평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5일 비록 실패하기는 하였지만 미사일을 발사하고 노동신문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앞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한미군사훈련과 최신식 전략무기들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공포와 반발의 감정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두번째는 조금 전에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미중을 겨냥한 무력시위이자 “내가 여기에 있는데 왜 나를 빼놓고 북한문제를 토론하는 거야?”는 식의 반발의 성격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문제는 자기가 일으켜 놓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웃들을 탓하는 소아병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 ER형으로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륙간 탄두미사일 개발이 시간문제라면서 큰 소리 치던 북한이 중거리 탄두미사일 발사실험에서 연이어 실패한 모양새인데요. 부원장님은 북한이 이처럼 미사일 발사에 연속 실패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지난 3월 22일 북한이 발사하다 공중 폭발한 탄도미사일의 흔적을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해 찾아냈다고, 미 존스 홉킨스대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4월 3일 보도했습니다. ‘38노스’는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을 보면 갈마 미사일 시험장 활주로에 직경 110m 크기의 폭발 흔적이 보인다”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원산 해변과 가까운 곳에 있는 시설물로 옮기던 중 또는 발사를 위해 탄도미사일을 세우던 중에 끔찍한 실패가 일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3월 22일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직후 중국의 환구시보가 사설을 통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와 관련해 대북제재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도 발사한 지 1분도 안되어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중국매체가 지적한 바와 같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실패는 북핵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이 자금과 자원, 최신기술의 획득이 어려워진 결과로 볼 수 있구요. 또한 미사일 개발을 다그치려는 김정은의 성급함이 기술자, 과학자들의 조급성과 두려움을 불러 오고 이로 인해 채 완성이 되지 못한 미사일들을 기한에 맞추어 발사하다보니 이러한 사고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오중석: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와 거듭되는 발사 실패는 김정은의 조급함이 불러온 예상된 결과라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부원장과 함께했습니다. 부원장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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