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골프경기도 돈벌이 수단

0:00 / 0:00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최근의 북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의 상징이라며 비난하던 골프경기까지 체제유지를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 중국이 북한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북한 간부들의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1. 골프경기도 돈벌이 수단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이 오는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국제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돈 때문이죠. 지난 2000년에 북한은 한국의 관광객들로부터 더 많은 돈을 뜯어내기 위해 금강산에 골프장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여기에서 재미를 본 북한 간부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전국의 관광명소들을 개방하고 골프장들을 많이 지을 데 대한 제의서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올렸습니다.

그게 아마 2002년 5월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관광사업으로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생각은 개혁개방으로 자본주의를 끌어 들이겠다는 매국행위라고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골프 같은 놀이는 인민들을 착취하는 돈 많은 자본가 놈들이나 즐기는 유흥놀이에 불과하다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박성우 : 최근 북한매체들의 선전에 의하면 평양에 골프장이 건설된 것은 1991년이라고 하던데요? 한국의 관광객들을 상대로 했던 ‘금강산 골프장’보다 훨씬 이전에 건설된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때 건설된 골프장은 누구를 위한 골프장이었다는 겁니까?

문성휘 : 북한은 지난 1991년, 평양에서 27km 떨어진 남포시 태성리에 ‘평양골프장’을 건설했습니다만 최근에야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고요. 이 경기장은 100명이 동시에 경기를 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합니다.

웃기는 것은 북한 당국이 1991년 이 골프장을 오픈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애 첫 경기에서 11개의 홀인원을 포함해 38언더파를 기록해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박성우 : 저기 우리 청취자들이 골프를 잘 모르시니깐 설명을 해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골프라는 경기는 쉽게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100M 떨어진 곳에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거기에다 공을 집어넣어야 되는데 그 공을 작대기 같은 것으로 쳐서 집어넣습니다. 홀인원이라는 건요. 이 작대기로 공을 맞춰서 단 한 번에 공이 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맞추는 것입니다. 그러니깐 굉장히 골프를 잘 치는 사람도 평생에 한번 홀인원을 할까 말까 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김정일 위원장은 첫 경기, 첫 라운딩에서 11개의 홀인원을 했다는 선전을 당국에서 한다는 건데 이건 골프를 조금만 아시는 분들이면 ‘말이 안 된다’라는 걸 알 수 있는거죠.

자, 그리고 골프. 이거 잘하는 사람들은 돈을 굉장히 많이 법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골프채 하나만 척 메고 국제경기에 나서 홀인원을 이처럼 할 실력이라면 수천만 달러가 막 쏟아질거예요. 북조선 인민들 힘들게 농촌동원을 하며 농사를 지을 필요도 없는 게 아니겠습니까?

문성휘 : 네, 이거 정말 황당한 거죠. 워낙 북한 선전도 황당하지만 ‘평양골프장’은 원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측근들을 위해 건설된 것입니다. 북한 고위층들 중에서도 극히 제한된 몇 명만 출입할 수 있다나니 ‘평양골프장’과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간상을 보여주는 일화도 많이 떠돌고 있습니다.

박성우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간상을 보여준다. 어떤 일화입니까?

문성휘 : 간부들 속에서 많이 돌고 있는 일화가 있는데요. 지난 1997년, ‘고난의 행군’이 한창일 때에 있은 일이라고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1970년대 말까지 인민무력부 작전국 부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인 오극렬과 함께 일했습니다. 이런 관계로 해서 두 사람 사이가 아주 극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유럽에서 오지리(오스트리아)대사로 사업하던 김평일이 휴식 차 평양에 들려 오극렬과 함께 ‘평양골프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평일의 얼굴을 알 수 없는 호위국 병사가 ‘골프장 출입자명단’에 없는 김평일을 들여보내지 않았다는 거죠.

오극렬이 그 병사에게 다가가 “야, 김평일 동지를 몰라, 수령님(김일성)의 아드님이야”라고 고함을 질렀다는데요. 그 병사가 당돌하게 “난 모릅니다. 수령님의 아드님은 김정일 장군님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굉장히 용감했군요.

문성휘 : 네, 김평일은 그 자리에서 돌아섰고 화가 난 오극렬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달려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막 항의를 했는데 김정일이 그 자리에서 전화를 척 들더라는 거죠. 그리고 그 병사의 상관을 찾아서 “당장 그 병사를 김일성군사정치대학에 보내라”, 오극렬이 앞에서 직접 이렇게 말했다는 거죠.

박성우 : 벌을 준 게 아니고 상을 준거군요? 오극렬이 크게 망신을 당한 거네요?

문성휘 : 네, 자신의 권력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고 또 동생을 어떻게 여기는가 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극단적인 야심을 드러낸 일화라고 봅니다. 이렇게 북한 지도층은 자신들은 온갖 부도덕적한 사치생활을 다 즐기면서도 인민들에게는 그런 생활을 즐기면 안 된다고 선전을 한다는 거죠.

지금에 와서는 달러벌이를 위해 그러한 가면마저도 다 벗어던지고 마약이나 도박과 같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차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퇴폐적인 생활양식을 아무 거리낌 없이 마구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박성우 : 골프경기가 절대 불건전한 체육경기가 아닙니다. 서구사회에서는 굉장히 평범한 사람들도 즐기는 경기인데요.

자, 이런 경기에 대해 지금까지 북한이 지켜왔던 원칙이 있었죠? 바로 자본주의적인 경기다라면서 배척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제는 그 원칙마저도 다 집어치우고 달러 긁어모으기에만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좀 안타깝습니다.

2. 중국항일운동 승리는 김일성 주석의 업적 선전

박성우 :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들어서 중국에 구걸하는 듯한 북한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북한 무역 간부들이 “우리(북한)의 핵이 중국을 지켜주고 있다”라고 말하든지 “우리가 미국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후방이 든든한 것 아니냐” 이렇게까지 주장을 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된 걸까요?

문성휘 : 네, 핵실험을 하고나서 북한이 자신들의 핵이 한국도 지켜준다는 어이없는 논리를 들고 나와 국제사회의 분노를 샀는데요. 최근엔 그러한 논리를 확대해 자신들의 핵무장화가 동북아의 균형과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들이 북한의 고위간부들이 아닌 중간급 간부, 특히 무역일꾼들의 입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상당히 주시할 필요가 있는데요.

북한이라는 나라를 자존심만 가득 찬 풍선에 비유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존심이라는 바람만 빼버리면 빈껍데기밖에 남을 것이 없기에 북한당국은 행정업무나 무역업에 종사하는 중간급 간부들을 상대로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지고 있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동북항일혁명에 바쳐진 숭고한 우의’ 이런 제목의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가지고 도급간부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학습시킨다고 합니다.

박성우 : 영화제목이 ‘동북항일혁명에 바쳐진 숭고한 우의’라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의 기록영화입니까?

문성휘 : 네, 이게 비공개로 된 영화라고 하는데요.

1945년 2차세계대전이 종결되면서 일본이 점령하고 있던 중국 동북지역에 힘의 공백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45년부터 48년 사이에 동북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장개석 군대와 중국공산당 간의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가지고 제작된 기록영화라고 하는데 당시 장개석 국민당 군대에 의해 패망직전까지 이르렀던 중국공산당이 김일성 주석의 도움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선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박성우 : 중국공산당이 김일성으로 부터 구원을 받았다 이런 내용이군요?

문성휘 : 네, 한마디로 김일성 주석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중국도, 그리고 중국 공산당도 없었다는 허황된 주장이라는데요. 이러한 내용의 영화를 중간급 간부들속에 집중적으로 학습시킴으로써 중국이 북한을 돕는 것은 응당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런데 중국 공산당을 지원한 것은 소련 아니었습니까?

문성휘 : 네, 당연하죠. 어디까지나 소련인데 김일성 주석이 중국공산당을 도운 것도 자의보다는 소련의 사주에 따른 강제성의 의미가 더 큽니다.

또 김일성 주석도 그때까지는 중국공산당원이었거든요. 중국공산당 만주성위에서 활동했고 중국 노농홍군 산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했던 만큼 자신이 속한 중국공산당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뿐이라는 거죠.

박성우 : 네, 영화의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다는 설명을 할 수 없겠지만요? 김일성 주석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중국도, 중국공산당도 없었다 이런 주장을 한다면 이건 정말 심각한 왜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성휘 : 네, 이게 중국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고 또 밤낮으로 중국에 구걸질만 하자니 체면은 상하고… 그러니 뭐가 나오겠습니까? 그러한 구걸질을 정당화 하는 왜곡된 논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북한체제의 속성이 아니겠습니까?

박성우 : 북한의 핵이 중국까지 지켜준다. 북한이 있기에 중국의 후방도 안전하다. 최근 북한 무역 간부들이 중국을 상대로 이렇게 황당한 주장을 펴면서 많은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북한으로선 그러한 속사정이 있었군요.

문성휘 : 네, 그렇죠.

박성우 : 알겠습니다. 문성휘 기자.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