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잘못된 후계자 선전, 주민들의 반발로 이어져

서울-문성휘, 박성우 xallsl@rfa.org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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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_with_chinese-305.jpg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25일 궈보슝(郭伯雄)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고위군사대표단이 김정은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모습을 27일 기록영화를 통해 방송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매주 월요일 이 시간에 북한내부의 최근 소식을 전해드리는 ‘북한 은 오늘’ 순서를 새로 시작합니다.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리는 자세하고 생생한 북한 소식으로 꾸며질 ‘북한은 오늘’에 청취자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등극한 셋째아들 김정은에 대한 과도한 선전이 오히려 북한 주민들속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북한의 지방 도시들에서 여성들의 음주와 흡연이 크게 늘면서 마약문제와 함께 당국의 또 다른 골칫거리로 등장했습니다.

1. 잘못된 후계자 선전, 주민들의 반발로 이어져


MC: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등극했는데 요새 공개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지요?

문성휘 : 네,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그동안 말로만 전해지던 후계자 김정은이 인민들 앞에 얼굴을 선보였습니다.

또 노동당 창건 65돌 열병식과 기념행사를 통해 노세대 군 원로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조명록이 조심스럽게 김정은과 뭔가를 속삭이는 장면도 거리낌 없이 내보냈습니다. 올해 27살밖에 안된 김정은의 당과 군부 내에서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지난 10월 25일에는 곽백웅(郭伯雄)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고위군사대표단을 접견하는 등 외교분야 에서도 입지를 넓혀가는 발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행보가 이렇게 활발해진 배경은 그동안 3대 세습이라는 후폭풍을 놓고 고민이 많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대표자회와 당창건 기념일 행사를 통해 후계자를 공식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자신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록 국제적인 비난이 거세기는 했지만 북한내부에서는 김정일 지도체제와 달리 미래의 김정은 체제에 대해 기대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만큼 권력 장악을 위한 김정은의 행보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입니다.

MC : 그런데 요즘 나오는 뉴스들을 보면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난 김정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고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문성휘 : 후계자 자리에서 밀려난 김정남이 가슴에 한이 맺혔을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눈에 들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가 일부러 일본 기자들을 초청해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라든지, 최근 지인들을 통해 외부에 노출되도록 흘리는 언행들을 보면 어떤 모략설 같은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당창건 기념일 행사가 한창이던 10월 9일에 일본 TV 아사히 기자들을 초청한 인터뷰에서 김정일의 ‘3대 세습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고 중국에 있는 지인에게 “북한이 얼마 못가 붕괴될 것”이라는 말도 노골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정은의 생모가 외부세계에 잘 알려진 김정일의 세 번째 부인 고영희가 아니라 기쁨조 출신의 김옥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아직까지 김정은의 생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북한 당국을 몹시 당황케 했습니다.

MC : 북한 내부에서 주민들의 반발도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리지 않습니까?

문성휘 : 일단은 북한 당국이 후계자 등극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에 넘쳐 지나치게 김정은 선전에 몰두하다보니 도리어 역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27일, 탈북지식인 학술단체인 ‘NK 지식인연대’와 북한전문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 NK’는 북한 주민들속에서 남한노래 ‘곰세마리’가 “3대 세습을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내용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회령시 오산덕 중학교의 한 교실과 변소(화장실)에서 김씨일가를 '곰 세 마리'로 풍자한 노래가사가 발견되어 난리가 났고 원산시 해방동 해방고등중학교에서는 중학생들이 모여 기타를 치며 ‘곰 세 마리’노래를 부르다가 보안부에 끌려가 밤새도록 매를 맞고 풀려났다고 합니다.

MC : 북한 주민들이 그동안 후계구도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당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등극한 이후 분위기가 비판적으로 바뀐 건가요?

문성휘 : 이 같은 비난 여론은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선전에 허황함과 피곤함을 느껴 온 북한 주민들이 판에 박은 듯 되풀이 되는 김정은 선전을 더는 참아낼 수 없다는 반발심리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민주화 운동단체들이 입수해 공개한 자료들에는 김정은이 세 살 때부터 총을 쏘았다든지, 영어와 독일어에 러시아어에 정통하고 일본어와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등의 허황한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선전이 김일성이 솔방울로 폭탄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나 김정일이 6살 때 말을 타고 달리면서 총을 쏘았다는 선전과 조금도 다를 바 없어 김정은 시대를 바라보는 북한 주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절망감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문제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북한 정권이 ‘사회주의 강성대국 완성의 해’로 선포한 2012년까지 김정은의 안정적인 후계체제를 구축해 낼 수 있겠는지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MC : 주민들한테 잘못된 후계자로 낙인이 찍힌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얼마나 성공적인 지도자의 길을 갈 수 있겠는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하겠다는 말씀이군요.

2. 골칫거리가 된 북한 여성들의 흡연, 음주문화


MC : 다음은 북한 여성들 속에서 흡연자가 늘고 있고 잘못된 음주행위도 빈번해져 당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 북한에서 여성들의 흡연이나 음주행위는 불법인가요?

문성휘 : 법적으로는 여성들의 흡연이나 음주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헌법에는 종교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명시되어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세계 1위의 종교탄압국, 언론탄압국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습니다.

흡연문화와 음주문화도 이와 다를 바 없는데요. 북한주민들은 최근 들어서도 김정일 정권이 두 가지 면에서 실패를 되풀이했다고 말합니다.

우선은 장마당이죠. 지난해 강행된 화폐개혁 과정만 놓고 보아도 당장 장마당을 없애버린다고 사법당국은 물론 노동자규찰대까지 총동원했지만 끝내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무릎을 꿇고 장마당을 모두 개방하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은 간부들의 금연문제인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980년데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간부들의 금연문제를 언급하면서 “담배를 끊지 못하는 간부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MC : 북한주민들의 흡연문제나 음주문화에 대해서는 탈북자들을 통해 많이 알려졌지만 여성들이 담배와 과한 음주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문성휘 : 1980년대 중반까지 여성들이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식량문제를 구실로 기초식품공장들에서 일체 술 생산을 금지시키면서 주민들의 밀주행위가 성행하게 되었습니다.

‘민주(백성들이 마시는 술)’로 불리는 개인들이 제조한 술은 가정주부들이 맡아 양조했는데 술을 뽑는 과정에 그 맛을 측정하기 위해 조금씩 맛보던 행위가 점차 술 중독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MC : 처음엔 술이 제대로 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금씩 맛보았는데 점차 술을 즐기게 되었다 그 얘기네요.

문성휘 : 네, 1980년대 후반까지 북한 상점들에서 술을 팔았을 때에는 청소년들은 음주문화에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밀주행위가 일상적인 생활로 되면서 술에 맛을 들인 여성들도 늘었고 개인들이 돈벌이를 위해 청소년들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술을 팔게 되면서 점차 음주문화는 청소년들에게로 번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창회나 초모행사(군입대행사)에 모인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의 권유에 못 이겨 술을 마시는 행위가 조금씩 나타나기는 했지만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들의 음주행위와 흡연행위가 사회생활을 갓 시작하는 젊은 여성들의 인기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사회적 골칫거리로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 북한 당국이 이에 대해 강력한 조취를 취하지는 않나요?

문성휘 : 남한에서는 인터네트라든지 자유로운 언론에 의해 잘못된 문화를 비판하는 대중여론이 형성되지만 북한은 언론의 자유가 없고 자발적인 대중운동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문화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될 수 없습니다.

청소년들의 경우 잘못된 행위가 영웅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책임과 통제가 뒤따라야 하지만 이러한 행위들을 일일이 걸러낸다는 것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로 되는 흡연문화나 음주문화가 주로 청소년기의 젊은 여성들속에서 크게 전파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어려움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의하면 아직까지 젊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물론 그런 행위가 나타나면 즉각적인 단속이 가능하겠지만 여학생들이 교내의 화장실에 숨어서 몰래 담배를 피운다든가,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여성들의 경우, 같은 나이또래의 남자들이 권하는 담배를 피우고 있어 단속이 어렵다고 합니다.

MC : 탈북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북한에서 마약복용자의 절반은 여성들이고 그 대부분이 가정을 가진 주부들이라고 합니다. 젊은 여성들속에서 흡연문화가 성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통제가 느슨해지고 사회가 문란해지고 있다는 표현이 아닐까요?

문성휘 : 네,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북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권력을 지키기 위한 김정일 정권의 통제도 날일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정부적인 소요나 간부들의 부정축재, 마약과 밀수행위와 같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북한이 여성들의 잘못된 문화에까지 관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입니다.

MC : 북한의 극심한 생활난으로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가 큰 사회적 문제로 되고 있다는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팠는데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성행하는 여성들의 음주문제와 흡연문화도 어떻게 바로 잡을지 근심이 되는군요. 문성휘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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