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특별시, 큰물 피해 복구에 총력


2015.08.31
rason_damage_recovery-620.jpg 북한 조선중앙TV는 제15호 태풍 '고니'로 수해를 입은 특별경제구역 나선시의 복구작업 모습을 31일 방송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노동당 창건 70돌이 되는 10월 10일까지 라선시의 큰물피해를 모두 복구할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큰물피해 현장에 군인 7만명을 동원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8월 22일 북한의 라선특별시에서 “40여명의 인명피해”를 동반한 큰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큰물피해와 관련해 궁금한 것들이 많은데요. 먼저 라진시와 선봉시가 라선특별시로 통합된 역사부터 좀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문성휘: 네, 함경북도 라선특별시는 워낙 라선시와 선봉시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1991년 12월 내각 결정에 따라 ‘라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가 설정되었고요. 당시 북한은 이곳을 ‘황금의 삼각주’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북한은 ‘황금의 삼각주’를 동북아의 화물중계지, 수출가공기지, 관광과 금융 중심지로 발전시킬 것을 구상했습니다. 1993년 1월에는 라진시와 선봉시를 합쳐 ‘라진선봉시’로 개편했고요. 또 2004년에는 라선특급시로 변경했다가 2010년 1월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에서 도급으로 승격된 라선특별시로 결정했습니다.

오중석: 네, 그만큼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해 라선특별시를 중시하고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 라선특별시가 입은 큰물 피해는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문성휘: 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8월 26일 공식적인 보도를 통해 “22일 오후 4부터 7시 사이에만도 내린 비의 량이 155mm에 달한다”고 홍수 피해상황을 전했습니다.

오중석: 네, 대단한 강우량이군요.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이어 “살림집 파괴는 1천70여동에 5천240여 세대”라며 “기관기업소, 학교, 탁아소, 유치원, 병원, 진료소 등 99동의 공공건물과 철다리를 포함한 철길 51개가 파괴되었고 125정보(1정보 약 9천900여㎡)의 농경지가 완전 침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오중석: 네, 같은 날 국제적십자연맹(IFRC)도 라선특별시의 큰물피해와 관련해 밝힌 내용이 있는 걸로 아는데요.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와 다른 점은 있는가요.

문성휘: 네, 같은 날 국제적십자연맹은 22일부터 23일 사이 라선특별시에 내린 집중호우로 “40여명이 숨지고 1만1천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 153채가 완전히 무너지고 849채는 부분 파손됐다”고 밝혔습니다.

오중석: 살림집 파괴부분에 대해 북한 당국의 보도내용과 국제적십자연맹이 밝힌 내용이 차이가 있는데요. 그건 왜 그런가요?

문성휘: 이건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우선 북한의 특성상 국제적십자연맹이 제대로 조사를 못 했을 수가 있고요. 아니면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더 많은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피해상황을 부풀려 보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문 기자, 라선특별시의 큰물피해와 관련해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한 소식은 따로 있습니까?

문성휘: 네,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라선특별시의 큰물피해 상황과 관련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문성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전한 이야기대로 라면 라선특별시의 큰물피해 상황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도 그리고 국제적십자연맹이 밝힌 내용도 신뢰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중석: 둘 중 어느 것도 신뢰하기 힘들다, 왜 신뢰할 수 없다는 거죠?

문성휘: 네, 북한당국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더 받아내기 위해 건물과 농경지, 철도를 비롯해 시설물의 파괴는 크게 부풀리는 반면 인명피해에 대해서는 많이 은폐하고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이 전한 말입니다.

반면 국제적십자연맹은 건물이나 시설물의 피해는 비교적 정확한데 인명피해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폭우로 ‘40여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지만 실제 인명피해는 그보다 훨씬 크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오중석: 소식통들이 전한 인명피해는 얼마나 큰 규모인가요?

문성휘: 네, 이번 폭우로 실제 피해를 입은 건 라선특별시 전부가 아니라 라선특별시의 선봉구역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국으로 통하는 도로와 다리가 있는 선봉구역 원정리의 피해가 가장 컸다고 하고요.

원정리와 함께 웅상노동자구에서도 산사태가 나 인명피해와 건물피해가 컸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홍의리에 있는 현담저수지가 수위를 넘고 사화리에서도 큰물로 많은 농경지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오중석: 라선특별시 선봉구역의 여러 곳에서 인명피해가 많이 났다는 건데 구체적인 숫자로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네, 북한의 한 간부소식통은 산사태와 살림집 붕괴로 4백 명이 넘는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2천여명의 주민들이 각종 부상으로 선봉구역과 라진구역의 인민병원들에 입원을 했고 주변 함경북도 은덕군의 인민병원에도 많은 중상자들이 입원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중석: 4백여명이나 목숨을 잃고 2천여명이 부상을 입었다면 엄청난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건데요. 그런데 북한 당국은 큰비가 주로 22일 저녁 4시부터 7시 사이에 내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 시간이면 초저녁인데 밤중도 아니고, 초저녁에 왜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났을까요?

문성휘: 네, 사실 라선특별시가 큰물피해에 그리 취약한 지역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22일 저녁 4시부터 7시까지 내린 비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떨어진 물 벼락이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강냉이 잎들이 꺾어질 정도로 순식간에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는 건데요. 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두 집안에 모여 있은 것이 오히려 인명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중석: 네, 원래는 큰물이 날 것 같으면 비를 피해 높은 건물이나 대피소에 피해야 한다는 게 원칙 아닙니까? 그런데 낡은 땅집(단층집)들에 주민들이 모여 있어 미처 손쓸 새가 없이 당했다는 얘기이군요.

문성휘: 네, 맞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집안에 모여 있던 식구들이 산사태와 큰물에 휩쓸려 함께 목숨을 잃어 주로 가족단위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가족이 통째로 목숨을 잃은 집들이 많다는 거죠.

오중석: 그런데도 북한 당국이 달랑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를 했다는 건데요. 큰물피해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도 많다는 건데 그들의 현재 상태는 어떤지 좀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문성휘: 네, 북한당국은 학교나 공장기업소들에 이재민 가족들이 살도록 임시로 조치했고 일부 주민들에겐 천막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또 라선특별시 라선구역에서 마실 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고요.

8월 28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에 따라 라선특별시에는 ‘라선특별시 복구사령부’가 조직됐고 주변 4군단과 10군단, 7군단의 군인들과 은덕군, 부령군의 노동자들, 농장원들을 비롯해 7만여명이 복구에 동원됐다고 합니다.

오중석: 북한당국이 이번 큰물피해에 대해서는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이번 라선특별시 선봉구역의 큰물 피해는 단순히 22일에 있었던 15호 태풍 ‘고니’만의 영향은 아니라고 합니다. 라선시는 7월 초 제9호 태풍 ‘찬훔’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렸고 8월 1일에도 장맛비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이번 폭우가 쏟아지기 전인 8월 20일부터 21일 사이에도 계속 비가 내려 땅속에 누적됐던 지하수까지 흘러나오며 피해를 키웠다는 건데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 이전으로 무너진 주택들을 예전보다 더 좋게 건설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오중석: 네, 아무리 시설을 복구한다고 해도 수많은 인명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상처가 쉽게 아물 수 있겠습니까? 아무쪼록 북한주민들이 안타까운 인명피해의 슬픔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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