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노동당원 인기 갈수록 시들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0-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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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_family_appear_305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위원장 왼편 두번째가 김정은 부위원장. 정확한 촬영일시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Photo: RFA
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매주 월요일 자유아시아 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당 생활을 포기한 노동당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 북한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 출산 장려에 나선 북한 당국이 낙태시술을 한 의사들을 찾아내 처벌하고 있습니다.

무소속 당원들 갈수록 늘어

진행자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북한 당국이 지난 9월 28일, 노동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조직을 재정비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기층조직 복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노동당 기층조직의 실태는 어떤 상황입니까?

문성휘 : 네, 북한은 노동당 중심의 정치만 존재하는 1당 독재국가가 아닙니까?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노동당 기층조직들이 상당히 붕괴되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 노동당이 차지하는 역할도 점점 부실해지고 있고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노동당원이 아니면 사람 축에도 못 낀다고 했는데 지금은 특별히 출세해야겠다는 의욕이 없으면 굳이 노동당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박성우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도 겸하고 있죠? 노동당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문성휘 : 네, 그렇죠, 한마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이 통치하면서 50년간 지켜온 일원화 체계를 파괴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통치하는 동안에도 북한은 체제붕괴를 우려할만한 사건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56년 종파사건이라든지, 김창봉 군벌주의 숙청사건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러나 김일성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노동당을 내세워 모든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박성우 : 그랬죠. 그럼 지금은 노동당이 모든 문제를 관할하는 게 아니란 얘긴가요?

문성휘 : 네, 김정일이 범한 가장 큰 오류중의 하나가 오랜 권력기반을 다져온 노동당을 인민들로부터 고립시킨 것입니다.

박성우 : 고립시켰다. 지금도 북한 정치의 중심은 노동당아닙니까? 어떤 의미에서 고립이라고 말하는 겁니까?

문성휘 : 우선 김정일이 집권하면서 주석 제를 폐지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국방위원회를 최고지도기관으로 개편하고 자신이 국방위원장 직을 차지했습니다. 한마디로 ‘선군정치’를 내세우면서 노동당이 가지고 있던 권력과 기능의 상당부분을 국방위원회에 넘겨버린 것입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노동당과 국방위원회, 이렇게 ‘2중적인 지도체계가 존재하게 됐다’ 라는 말이군요?

문성휘 : 그런 정도가 아니라 국방위원회가 아예 노동당을 젖히고 모든 권한을 대행하게 된 겁니다. 원래 국방위원회의 임무는 1998년에 개정된 사회주의헌법 제103조에 의해 북한의 모든 무력과 국방건설 지도, 전시상태와 동원령 선포와 같이 군사적인 부분에만 한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총대를 앞세워 혁명을 하고 총대로 사회주의를 지킨다’는 ‘선군정치’를 역설하면서 노동당의 존재감이 사라진 거죠. 국방위원회가 어느 정도 권한을 행사 했냐면요.

각 시, 군에 전기를 배분하는 송배전소라는 기관들이 있는데요. 이런 송배전소 에 까지 국방위원회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내려와 전기배분관리를 하는 거예요. 지어는 해마다 벌리는 거름생산마저도 국방위원회 명령으로 과제가 내려오는 겁니다. 그러니 노동당이 설 자리가 어데 있겠습니까?

여기에 또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생겨난 ‘황금만능주의’가 성행하면서 노동당의 권한은 더욱 좁아지게 된 거죠.

박성우 : 저도 들었습니다. 탈북자들을 통해 들어보면 북한의 ‘황금만능주의’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조차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하다고 말을 하더군요.

문성휘 : 사회의 모든 권한과 질서가 김정일 한사람을 위해 존재하다 보니 도덕적 책임감이 평가받지 못 하기 때문이죠. 옛날에는 노동당에 입당하면 정말 훌륭한 사람이다 했는데 지금은 돈 많은 사람한테 ‘저 사람 정말 대단하다. 훌륭하다’ 이런 평가를 하거든요.

북한 주민들도 이제야 정신을 차린 거죠. 솔직한 말로 노동당이 밥을 줍니까? 뭘 줍니까? 노동당원만 되면요. 당생활총화에 참가해야지, 당원학습이 있지, 해마다 당원 외화벌이를 비롯해 정말 엄청난 부담밖에 차례지는 게 없습니다. 하지만 돈만 있으면요. 노동당원도 될 수 있고 뭐든 다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특별히 간부계통으로 발전할 의지가 없으면 노동당에 가입하려고 안한다는 겁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미 노동당에 입당한 사람들조차도 당 생활을 완전히 포기한 경우가 많다는 거죠. 이것 때문에 지금 북한이 엄청 골머리를 앓거든요.

박성우 : 돈만 있으면 노동당원도 부럽지 않다 이건데 노동당원이 당생활을 포기하면 처벌을 받게 되지 않나요?

문성휘 : 옛날엔 처벌이 가능했는데 이젠 직업이 없이 떠도는 노동당원들이 너무도 많아 처벌도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한주 전에 노동단련대에 갔다 온 저의 친구와 연락을 가졌는데요. 그가 하는 말이 노동단련대에 자기와 함께 모두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갇혀 있었대요. 그런데 그중에 노동당원이 아닌 사람이 불과 15명 정도밖에 안되더라는 거예요.

박성우 : 거의 대부분이 노동당원들이네요?

문성휘 : 네, 그러니 결국 북한에서 가장 큰 범죄 집단은 노동당이라는 거죠. 그렇게 범죄를 지어 감옥에 갇힌 사람, 또 늙어서 당 생활에서 제외된 사람, 그리고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무직자들까지 합치면 430만의 노동당원들 중에 정상적인 당 생활을 하는 사람은 불과 200만 명에도 훨씬 못 미친다는 얘기입니다.

박성우 : 당 생활에 참가하지 않는 당원들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다고 합니까?

문성휘 : 노동당대표자회를 계기로 당 생활에 불참하는 당원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지만 어쩔 방도가 없다는 거예요. 먹을 것이 없어 장마당에 나간 노동당원더러 장사를 그만두고 당 생활에 참가하라면 그게 먹혀들겠습니까?

박성우 : 네, 결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정치’, 여기에 주민들의 생활난과 황금만능주의까지 겹쳐지면서 조선노동당이 급속히 쇠락하고 있다, 그런 말로 이해가 되네요.

낙태시술 의사들 처벌

박성우 :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요새 북한도 출산장려운동을 펼치면서 일체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던데요.

문성휘 : 네, 북한에서 출산장려운동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있었거든요. 그런데 국가에서 아이들을 많이 낳으라고 해서 낳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더욱이 북한은 주민들의 생활난이 극심해서 최근에는 아이를 한명만 낳는다든지, 평양 같은 도시들에는 아예 아이가 없는 가정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아, 그렇군요. 그러면 노동력이 부족하지는 않습니까?

문성휘 : 지금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제 곧 ‘고난의 행군세대’들이 사회무대에 등장한다는 거죠. 1995년부터 2000년 사이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을 때 태어난 아이들이 ‘고난의 행군세대’인데 그들에게 참 문제가 많다는 것이 북한 내부의 인식입니다.

박성우 :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문성휘 : 우선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출생률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사회적인 필수 노동력을 채우기가 힘들다는 거죠. 거기에다 ‘고난의 행군세대’는 ‘허약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박성우 : 몸이 허약하다 이건 어렸을 때 잘 먹지 못해서 영양실조가 있다 그런 말이죠?

문성휘 : 네, 그렇죠. 그런데 ‘고난의 행군’ 이후 지금까지 북한 주민들이 생활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인구감소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남한은 20살부터 어른(성인)으로 인정하고 선거권이나 군 입대 의무를 지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북한은 워낙 노동력이 부족하다보니 17살부터 어른으로 인정하고 군 입대 의무나 선거권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2012년이면 ‘고난의 행군’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17살이 돼 사회에 진출하게 되는데 그때가 되면 노동력 부족으로 엄청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성우 : 그러니까 노동력 부족을 막기 위해서 당국이 낙태를 금지하는 조취를 내린 거군요.

문성휘 : 네, 이미 몇 년전 부터 병원들에서 낙태금지 조취를 내렸는데 그런 조취가 내려지면서 산부인과 의사들이 집에서 몰래 돈을 받고 낙태시술을 해주었습니다. 한번 낙태시술을 받는데 북한 돈 6천원을 주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정도면 남한에서 3명이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한번 먹는 값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성매매나 성폭행 피해 여성들이 늘면서 결혼 전 여성들이 임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깐요.

처녀들의 경우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낙태를 하려고 하거든요. 산부인과 의사들도 몰래 낙태시술을 해주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요. 그래서 개인 집들에서 몰래 낙태시술을 하는데 최근 북한 당국은 집에서 몰래 낙태시술을 하는 의사들에 대해 법적 처벌을 가한다는 새로운 방침을 내렸습니다.

박성우 : 처벌을 가하는 새로운 방침,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입니까?

문성휘 : 한번 낙태시술을 한 의사에 대해서는 노동단련대 6개월에 처하고요. 세 번 이상이면 1년간의 노동교양소. 전문적으로 했을 경우에는 3년부터 15년까지의 교화소(교도소) 처벌을 내린다는 거예요.

박성우 : 네, 낙태시술 자체가 반인륜적이지만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경우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보다 더 잔인한 건 출산 장려를 한다면서 가혹한 처벌부터 앞세우는 북한 당국의 그릇된 태도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많이 낳는 걸 원한다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부터 마련해 주어야 하겠지요. 문성휘 기자.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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