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총동원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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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북한 당국이 5일, 전국의 공장기업소들과 교육기관들에 가을걷이 총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제54차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모두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1. 가을걷이 총동원령 왜?

박성우 :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10월 5일, 북한 당국이 “가을걷이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렇게 우리방송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는데요. 궁금한 게 있습니다. 가을걷이를 시작할 때 농촌동원도 함께 시작하는 것 아니었습니까?

문성휘 : 네, 일단 가을걷이의 시작과 함께 농촌동원도 시작되는 것이 맞습니다. 북한은 올해 계절이 늦춰지면서 가을걷이를 예년보다 열흘정도 늦은 9월 20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박성우 : 수확을 더 올리기 위해 가을걷이를 늦게 시작한 거죠?

문성휘 : 네, 그래서 20일 경부터 일감이 없는 일부 공장기업소들은 협동농장들에 농촌지원을 나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이 10월 5일, 전국의 공장기업소, 교육기관들과 인민군 부대들에까지 가을걷이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여러 현지소식통들이 전해왔는데요.

그러니까 지금까지는 일감이 없는 공장기업소들과 여맹원들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만 ‘농촌지원’을 하고 있었는데 다급하게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가을걷이 ‘총동원령’을 내린 배경에 대해 소식통들은 태풍이 예견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박성우 : 태풍이요?

문성휘 : 네, 북한 당국이 원래는 강냉이 가을부터 끝내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태풍 때문에 그러한 계획을 변경해 모든 노력을 벼 가을에 돌렸다는 겁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요. 아직 북한에 영향을 미칠 만한 태풍 소식은 없는데 갑자기 웬 태풍 걱정이죠?

문성휘 : 거기에 대해 소식통들은 이번 주말쯤에 “일본 쪽에서 강력한 태풍이 올 것으로 예견 된다” 이런 지시문의 내용을 전했습니다.

박성우 : 아, 북한 당국은 그렇게 보고 있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강력한 태풍이 예견되기 때문에 가을걷이, 특히 벼 가을을 다그쳐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는데요.

일단은 지금 태평양 상공에서 계속 태풍이 만들어지고 그 태풍이 언제 북한을 강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 아닌가하고 추정을 해 봅니다. 만에 하나, 태풍이 들이 닥칠 경우 농작물 운반수단이나 보관수단이 변변치 않은 북한으로선 다 지어놓은 농사도 망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또 올해 농사가 예상보다 잘 되면서 가을걷이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원인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수확량이 많아지니 가을걷이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건데 그런 상태로 갑자기 추위라도 들이닥치게 되면 알곡수확량에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얘기입니다.

박성우 : 네, 그런데 좀 전에 문 기자가 ‘전국의 공장기업소, 교육기관들과 함께 인민군 부대들에까지 가을걷이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렇게 이야기 했는데요. 그렇다면 공장기업소와 교육기관들은 농촌지원기간에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문성휘 : 네, 북한 말로 ‘문을 닫는다’ 이렇게 말하는데요. 그야말로 ‘총동원’이니까 공장기업소에 경비원과 부기원 정도만 남겨두고 모조리 농촌지원에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일감이 있는 공장기업소들 예하면 양강도 ‘혜산신발공장’이나 함경북도 ‘회령담배공장’, ‘회령화학공장’과 같이 정상적인 생산을 하던 공장기업소들, ‘회령각’과 같은 식당망들도 모두 영업을 중지하고 농촌지원을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박성우 : 그만큼 가을걷이가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지금 공장기업소의 경우에 대해서는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교육기관과 인민군부대들은 어떻게 동원된다는 거죠?

문성휘 : 지난해 4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대학생들을 각종 동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각 대학들은 강의를 계속하고 농촌지역 고등중학교들만 가을걷이에 동원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을걷이 ‘총동원령’이 내린 다음날인 9월 6일에 전국의 대학들과 도시의 고등중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은 가능한 운반수단들을 모조리 동원해 멀리 협동농장들에 농촌지원을 내보냈다고 하고요. 반면 만 11살부터 12살 사이인 고등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주변 협동농장들에 내보냈다고 합니다.

군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양강도 주둔 10군단과 함경북도 주둔 9군단도 경비병들과 일부 기술병종들을 제외한 일반 병사들은 모두 농촌지원에 나갔다고 하고요. 다만 국경경비대와 해안경비대를 비롯한 경비임무를 전문으로 하는 군부대들, 그리고 반항공 무력은 농촌지원에서 제외됐다고 합니다.

박성우 : 전략적인 위치에 있는 군인들은 제외하고 나머지 군인들은 전부 다 농사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거군요?

문성휘 : 네, 그렇게 동원됐다는 거죠.

박성우 :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태풍이나 추위가 닥치면 큰 피해를 보는 것이 벼죠. 그러니까 이런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2. 국제수학올림픽 참가자 정보 왜곡

이번엔 다른 얘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지난 7월 18일부터 29일까지 콜롬비아의 산타마르타에서 제54차 국제수학올림피아드가 열렸습니다. 이게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이 모여서 실력을 겨루는 국제대회죠. 그런데 여기에 참가한 북한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위조된 것 같다, 이렇게 얼마전에 문 기자가 이야기했었는데요.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까?

문성휘 : 네, 이미 언론에도 많이 보도된 것처럼 올해 진행된 제54차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북한 학생들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4개를 획득했죠. 북한의 로동신문도 8월 3일, 이러한 소식을 신속히 전했습니다.

박성우 : 그렇습니다. 저도 들었습니다. 특히 평양 제1중학교에 다니는 황충성 학생, 3년 연속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런 보도였죠. 보기 드문 수재라면서요?

문성휘 :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최근 함경북도 주민들속에서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참가자들의 신상정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들의 이름과 학력과 같은 신상정보를 모두 위조한 걸로 보인다, 이런 건데요.

왜 이런 말을 하나면요. 이번 54차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는 함경북도 회령시 오산덕 중학교 학생도 참가해 메달을 땄다는 겁니다. 함경북도 소식통들을 통해 복수로 확인한데 따르면 54차 올림피아드엔 회령시 오산덕 중학교 4학년 리금철 학생, 올해 16살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이러한 메달과 메달 증서는 북한 당국이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리금철 학생이 따낸 메달이 금메달인지, 은메달인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박성우 : 아니, 개인이 따낸 메달인데 이걸 북한 당국이 보관을 한다고요?

문성휘 : 네, 국제대회에서 개인들이 따낸 귀금속으로 된 컵이나 메달들은 개인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모두 북한 당국이 안전하게(웃음)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54차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학생들의 명단에는 어디에도 리금철이라는 이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박성우 : 아, 그래요? 회령시 주민들은 리금철이 가서 메달을 땄다고 다 알고 있는데 공식명단에는 리금철이란 이름이 없다는 거군요?

문성휘 : 네, 이와 관련해 소식통들은 리금철 학생의 어머니는 교원출신으로 현재 회령장마당에서 방바닥에 까는 ‘레자(비닐장판)’ 장사를 한다고 했고요. 아버지는 주변 군부대 군관이라고 상세히 밝혔습니다.

박성우 : 신원까지 이야기가 되고 있다는 거군요. 그렇다면 북한당국이 이렇게 참가자들의 신상정보를 위조한 까닭은 뭐라고 보면 됩니까? 현지에선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문성휘 : 그에 대해 소식통들은 한마디로 “그들이 미래에 가지게 될 직업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조심스러운 추정을 내놨습니다. 북한의 경우 우수한 인재들에게 특별한 교육을 주어 기술 분야에 배치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머리가 가장 뛰어난 학생들은 대부분은 핵물리학을 비롯한 군사 분야 연구에 종사하게 되고요. 그 외 국제적으로 말밥에 자주 오르는 북한의 컴퓨터 해커들도 모두 그러한 특별교육을 통해 양성되는 것입니다.

박성우 :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다. 북한이 우수한 인재들의 정보를 외부세계에 함부로 흘리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제54차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위조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건데요. 만약에 이게 사실이라면 북한의 투명성은 정말 바닥에 가깝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