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 운영과 주민이동 허용
2017.07.17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들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저는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문성휘입니다.
7월 13일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었고 중국의 유일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류사오보(劉曉波)가 간암으로 61세의 생을 마감했습니다. 2010년 10월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올해의 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의 류샤오보를 선정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중국의 근본적 인권을 위한 그의 오랜 비폭력 투쟁을 높이 평가한다”고 류사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이 수상될 당시 류샤오보는 ‘국가전복선동죄’로 중국의 감옥에 수감 중이었습니다.
1955년 중국 길림(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 태어난 류샤오보는 길림대학 중문과를 거쳐 베이징 사범대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0년대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방문 학자로 체류하던 중 천안문 사건 소식을 듣고 즉각 귀국하였습니다.
1989년 6월에 일어난 천안문 사건은 중국공산당의 1당 독재를 끝장내기 위한 대학생들과 근로자들의 투쟁이었지만 중국공산당은 이들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류사오보는 그해 6월에 중국 당국에 체포돼 지금껏 옥중생활을 이어왔습니다.
비폭력 대중운동가인 류사오보는 반성문을 쓰는 조건으로 석방시키겠다는 중국 당국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류사오보가 중국 민주화의 의지를 마지막까지 지킬 수 있었던데는 그의 아내이고 혁명동지였던 류사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증오와 폭력으로는 우리의 지혜와 중국의 민주화 과정을 막을 수 없다” 생전에 류사오보가 남긴 이 말, 김정은 정권도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북한에도 류사오보와 같은 민주주의 운동가들, 지도자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억눌린 북한의 인민들이 폭력으로 김정은 정권을 허물어버리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날에 대비해 준엄한 심판을 면할 정도만큼의 인권이라도 북한 인민들에게 보장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장마당의 정상운영을 보장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장마당 운영을 정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장사는 예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올해 처음으로 북한 당국이 장마당 운영을 정상화한데 대해 “장마철이어서 건설장들도 외부 공사를 중단하고 내부 공사에만 집중 하고 있다”며 “내부 공사에 많은 인력을 동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을 했습니다.
“그러나 장마당의 문이 언제 다시 닫히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소식통은 밝히면서 “지금이라도 장마가 걷히면 협동농장 ‘풀 거름 생산’과 살림집 건설을 위해 인민반동원이 시작되고 장마당의 문도 닫히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올해 북한은 새해 첫날부터 김정은의 ‘신년사’ 학습과 협동농장 거름생산이 시작되면서 장마당의 운영을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로 제한했습니다. 여기다 ‘새해 첫 전투’를 구실로 열차나 자동차를 이용한 주민들의 이동도 완전히 차단했습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앞둔 2월부터 생일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며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해 장마당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김정일의 생일행사를 치룬 2월 중순부터 북한은 정세긴장을 구실로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했습니다.
이어서 4월부터 김일성 생일 행사준비에 모든 주민들을 동원하느라 장마당 운영과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했고 5월부터 김일성 주석의 사망일인 7월 8일까지 농촌동원기간으로 정하고 주민들의 이동과 장마당 운영을 통제했습니다.
올해 북한은 심한 가뭄으로 농촌동원 기간을 연장하고 모든 주민들을 농작물 물주기에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김일성 사망 추모행사가 끝난 7월 8일 이후부터 장마가 시작되면서 농작물 물주기도 끝났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말부터 주민들의 생활이 극심하게 어려워지고 끼니를 건너뛰는 가정들이 늘게 되자 장마당의 운영시간을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늘리는 한시적인 대책도 마련했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임시적인 대책으로 장마당 운영시간을 늘였다고 해도 주민들의 이동을 여전히 통제해 식량문제를 비롯해 인민생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그 속에서 이득을 본 건 돈주들 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공장기업소가 모두 동원을 나갈 때에도 돈주들은 ‘생산비’라는 명목으로 한 달에 중국인민폐 30위안씩 내고 제 볼 장을 보았다”며 “이들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여행증을 발급받아 자동차를 끌고 다니며 돈을 벌어들였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이동을 강력히 통제했지만 “돈주들은 공장기업소 수출원천동원과, 자재과에 이름만 걸어놓고 자재구입을 구실로 전국을 누비며 장마당이 정상운영 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인민폐 30위안을 내면 공장기업소 종업원들로에게 한 달 동안의 휴가를 주고 있다며 “더 많은 외화를 거두어들이기 위해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 같은데 결국 이득을 보는 건 돈주들 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중국인민폐 30위안은 북한 돈 4만원 정도로 서민들의 주식인 강냉이로 환산을 하면 20kg을 살 돈”이라며 “배급과 월급이 끊긴지 오래돼 끼니까지 건너뛰어야 하는 사람들에겐 강냉이 1kg을 살 돈도 매우 귀중하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어 “장마당 운영이 정상화된 7월 10일부터 주민들의 이동도 허용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이동이 허용되면서 무엇보다 쌀값이 점차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말해 주민들의 이동이 장마당 운영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우리(북한) 돈으로 kg당 6천2백원까지 올랐던 쌀값이 최근엔 5천6백원으로 내렸다”며 “단순히 가을철이 가까워지고 먹을 것이 많아져서 쌀값이 내린 게 아니라 주민들의 이동을 허용하면서 쌀값이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민들의 주식인 강냉이도 kg당 우리 돈 2천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장사꾼들과 잘 흥정을 하면 1천8백원을 주고도 살 수 있다”며 “식량가격은 내리지만 올해 가뭄의 영향으로 남새(채소)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장마철만 지나면 또 다시 장마당 운영을 제한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할 것이라며 올해 10월에 ‘만리마 선구자 대회’가 예정돼 있어 대회성과물을 내놓기 위해 당분간 주민동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올해 농사가 아무리 잘 된다고 해도 장마당 운영을 제한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면 쌀값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이동을 허용해야 장마당의 쌀값도 내리고 인민생활도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장마당과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면서 민심이 매우 악화됐으나 최근에는 많이 누그러졌다”고 말해 장마당 운영 제한과 주민들의 이동제한이 김정은을 향한 민심악화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들게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