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망대] 주요인물들의 망명
워싱턴-박봉현 parkb@rfa.org
2010.12.16
2010.12.16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북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들을 진단하는 뉴스해설 ‘박봉현의 북한전망대’ 시간입니다. 오늘은 ‘주요인물들의 망명’에 관해 이야기해 봅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통역관, 네팔 평양 옥류관의 책임자, 그리고 양강도 청년동맹의 제1비서 등 세 사람의 탈북 망명 소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북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에서 일하던 러시아어 통역관이 러시아에 망명요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선지 망명을 거부하자 이 통역관은 유엔인권이사회의 도움을 받아 조만간 한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이 통역관은 김정일 체제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며 “외부에서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다”고 망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통역관은 인민군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 군부의 속사정과 외국과의 군사협력 내용도 적지않이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이 통역관이 북한과 외국의 군 고위당국자들이 군사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 배석했다면 북한정부로선 보통 일이 아닙니다.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외국에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기술을 수출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북한정권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이행하고 있는 대북제재를 어떻게 요리조리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는가도 밝혀질지 모릅니다.
그러니 북한정권, 특히 군부가 발끈하는 게 당연합니다. ‘김정일이 지도하는 북한체제’의 구린내를 이 통역관이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맡았으니 말입니다. 이 통역관이 토해낼 증언은 믿을 건 군대밖에 없는 듯 수십 년간 ‘선군정치’를 표방해 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에 계란을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또 다른 망명 소식입니다. 평양 옥류관 네팔 분점을 관리하던 북한인 책임자가 제 3국으로 떠나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책임자는 그동안 옥류관에서 번 다량의 달러를 갖고 망명해 북한정부를 당혹게 했습니다. 외화벌이 일꾼, 그것도 책임자급의 망명은 김 위원장이 애지중지하는 달러의 손실과 함께 북한의 경제체제의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인 까닭입니다.
자본주의의 병폐와 모순을 기회 있을 때마다 주민에게 과대선전해 온 북한정권으로선 옥류관 책임자의 망명에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기 어려울 것입니다. ‘배신자’라는 상투적인 용어를 되풀이할 것이 뻔합니다. 옥류관 책임자의 망명은 두리번거리며 북한식 자립경제의 승리를 선전할 재료를 찾고 있던 북한정권을 쇠망치로 한 방 내려친 셈입니다.
세번째 망명 이야기입니다. 마흔한 살의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가 한국에 망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꾸준히 정치 경력을 쌓으면 노동당 중앙당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재목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1비서가 평소 한국 드라마를 보다 그만 노동당에 적발됐습니다. 그는 당으로부터 단순히 밉게 보인 정도가 아니라 전도양양하던 장래가 불투명해질 정도로 찍혔을 겁니다.
눈앞이 캄캄해진 제1비서는 망명 외에 북한에서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는 더는 꿈을 실현할 수 없다는 확신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제1비서의 망명은 북한이 한국의 드라마를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으로 매장되는 사회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일, 한국에서 정치인이 북한의 드라마나 공연 CD 알판을 보다가 정치생명이 끊겼다고 말한다면 정신질환자로 취급당하고 맙니다.
위에서 예로 든 인민군 총참모부 통역관의 망명, 네팔 평양 옥류관 책임자의 망명,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의 망명 등 세 가지 사건은 북한의 당과 군, 그리고 획일적인 계획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훤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꽉 막힌 북한의 오늘’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봉현입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통역관, 네팔 평양 옥류관의 책임자, 그리고 양강도 청년동맹의 제1비서 등 세 사람의 탈북 망명 소식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세 사람 모두 북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에서 일하던 러시아어 통역관이 러시아에 망명요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선지 망명을 거부하자 이 통역관은 유엔인권이사회의 도움을 받아 조만간 한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이 통역관은 김정일 체제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며 “외부에서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다”고 망명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통역관은 인민군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북한 군부의 속사정과 외국과의 군사협력 내용도 적지않이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이 통역관이 북한과 외국의 군 고위당국자들이 군사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에 배석했다면 북한정부로선 보통 일이 아닙니다.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외국에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기술을 수출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북한정권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이행하고 있는 대북제재를 어떻게 요리조리 교묘하게 피해 가고 있는가도 밝혀질지 모릅니다.
그러니 북한정권, 특히 군부가 발끈하는 게 당연합니다. ‘김정일이 지도하는 북한체제’의 구린내를 이 통역관이 누구보다 더 가까이서 맡았으니 말입니다. 이 통역관이 토해낼 증언은 믿을 건 군대밖에 없는 듯 수십 년간 ‘선군정치’를 표방해 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에 계란을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또 다른 망명 소식입니다. 평양 옥류관 네팔 분점을 관리하던 북한인 책임자가 제 3국으로 떠나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책임자는 그동안 옥류관에서 번 다량의 달러를 갖고 망명해 북한정부를 당혹게 했습니다. 외화벌이 일꾼, 그것도 책임자급의 망명은 김 위원장이 애지중지하는 달러의 손실과 함께 북한의 경제체제의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인 까닭입니다.
자본주의의 병폐와 모순을 기회 있을 때마다 주민에게 과대선전해 온 북한정권으로선 옥류관 책임자의 망명에 설득력 있는 해명을 내놓기 어려울 것입니다. ‘배신자’라는 상투적인 용어를 되풀이할 것이 뻔합니다. 옥류관 책임자의 망명은 두리번거리며 북한식 자립경제의 승리를 선전할 재료를 찾고 있던 북한정권을 쇠망치로 한 방 내려친 셈입니다.
세번째 망명 이야기입니다. 마흔한 살의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가 한국에 망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꾸준히 정치 경력을 쌓으면 노동당 중앙당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재목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1비서가 평소 한국 드라마를 보다 그만 노동당에 적발됐습니다. 그는 당으로부터 단순히 밉게 보인 정도가 아니라 전도양양하던 장래가 불투명해질 정도로 찍혔을 겁니다.
눈앞이 캄캄해진 제1비서는 망명 외에 북한에서는 다른 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는 더는 꿈을 실현할 수 없다는 확신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제1비서의 망명은 북한이 한국의 드라마를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으로 매장되는 사회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일, 한국에서 정치인이 북한의 드라마나 공연 CD 알판을 보다가 정치생명이 끊겼다고 말한다면 정신질환자로 취급당하고 맙니다.
위에서 예로 든 인민군 총참모부 통역관의 망명, 네팔 평양 옥류관 책임자의 망명, 양강도 청년동맹 제1비서의 망명 등 세 가지 사건은 북한의 당과 군, 그리고 획일적인 계획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훤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써 외면하고 있는 ‘꽉 막힌 북한의 오늘’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봉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