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한국의 야구 열기
서울-노재완, 이나경 xallsl@rfa.org
2010.03.31
2010.03.31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바야흐로 꽃 피는 4월이 시작됐습니다. 4월이 되면 꽃구경 가는 분들이 많으시죠? 야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한국 사람들은 4월부터 시작되는 프로야구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북한 청취자들이 들으시면 야구라는 종목이 좀 생소할 수도 있을텐데요. 한국에선 야구에 웃고 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해 평균 500만 명 정도가 야구장을 찾는다고 하니까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번 시간은 한국인들의 야구 사랑 얘기입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아니경: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나경 씨, 시간 날 때 야구나 축구, 농구 같은 운동 경기 보러 경기장에 가시나요?
이나경: 바쁘고 그러니까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시간 나면 농구장에 가서 농구 경기를 보고 싶어요. 북에 있을 때 농구 경기 보는 거 꽤 좋아했거든요.
노재완: 아, 농구 경기 좋아하시는군요. 전 개인적으로 야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시간 날 때 가끔 야구장에 가는데요. 경기장에 가서 직접 봐야 현장감도 있고 좋더라고요.
이나경: 그럼요. 박진감에서 벌써 차이가 나는 걸요.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 그냥 경기 내용만 보는 거잖아요. 텔레비전은 경기장의 흥분된 분위기 이런 거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죠.
노재완: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응원하면서 경기 구경하고 나면 쌓였던 근심 걱정도 사라지는 거.
이나경: 그럼요. 저도 북에 있을 때 경기장에서 응원 여러 번 해봤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경기장의 그 분위기. 그거 가 본 사람만이 압니다.
노재완: 한국에서 오셔서 느끼셨겠지만, 야구, 특히 프로야구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응원 열기 대단하죠. 단순히 야구만을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응원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함께 뛴다고 생각합니다.
이나경: 맞습니다. 응원도 경기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하는 관중들의 함성을 듣고 선수들이 또 열심히 뛰는 거잖아요.
노재완: 야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한국에서 야구 열기는 정말 대단한데요. 특히 직업 선수들이 하는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남다릅니다. 1982년 출범한 이래 30년 가까이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나경: 네, 솔직히 한국에 와서 놀란 건데요. 뭐라 할까요. 남쪽 사람들은 야구를 그냥 단순히 운동 경기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처럼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솔직히 국제 경기도 아니고, 자국에서 열리는 직업 선수들의 경기인데, 그렇게 구름 관중이 몰린다는 거. 처음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게 그리 재밌나 하고요.
노재완: 하긴 야구를 모르고 처음 보는 분들은 야구가 아주 지루할 수가 있습니다. 축구나 농구처럼 역동적이지도 않고, 게다가 경기 규칙도 복잡해서 이해하기도 어렵고. 근데 관심을 갖고 계속 야구를 보게 되면 야구가 대단히 매력적인 경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나경: 요즘엔 저도 가끔 야구를 보는데요. 공을 던지는 투수는 공을 받는 포수와 함께 서 있는 타자의 마음을 읽고 분석해야 하는 아주 흥미로운 경기더라고요. 그렇게 야구를 계속 보다 보니까 나름 재미가 있더라고요.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왜 그리 야구를 그토록 열광하고 좋아하는 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노재완: 북쪽 청취자들이 들으시면 놀랄 겁니다. 한국에서 직업 선수들이 하는 프로야구의 경우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경기를 하는데요. 무려 6개월 동안 진행됩니다. 이른바 '가을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프로야구 최종 결승전은 9월말에서 10월초 사이에 하는데요. 그 때까지 야구 열기가 이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나경: 지난주 토요일에 프로야구가 개막됐잖아요. 텔레비전에서 잠깐 봤는데. 3만5천명까지 들어가는 잠실야구장에 세상에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중들로 가득찼더라고요.
노재완: 한국의 프로야구 팀이 모두 8개가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 열린 4개 구장에서 거의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고 합니다. 보통 예년에는 4월초에 개막이 됐는데, 올해는 일주일 정도 일찍 시작했습니다. 여름 때 비가 많이 내려 경기가 취소돼 순연 되는 경우가 많아 일주일 정도 앞당긴 거라고 합니다.
이나경: 갑자기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열린 북경올림픽 생각이 납니다. 당시 한국이 세계 최강인 쿠바와 미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노재완: 정말 기적과 같은 성과였죠.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승을 거둬 우승했으니까요. 그리고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고 수준의 직업 선수들이 총출동한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 않았습니까. 그런 성과 때문인지 한국 국민들이 더 야구장을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이나경: 저는 그 당시 경기 결과도 좋았지만, 한국 국민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더욱 감동 받았습니다. 국민들이 보낸 응원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든지 그 함성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본토까지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노재완: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런 국민들의 열기를 올해 프로야구의 흥행으로 이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650만 관중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이나경: 650만 관중요??
노재완: 네, 지난해 592만 명에서 약 63만 명이 증가한 숫자인데요. 현재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나경: 그러면 경기당 평균 몇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가야 650만 관중이 되는 건가요?
노재완: 경기 당 평균 1만2천 명의 관중을 4개의 구장에서 6개월 동안 매일 유치해야 하는 겁니다.
이나경: 정말 대단하네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구기 종목 가운데 축구가 가장 인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 남쪽 사람들은 축구 보다 야구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올해 세계축구선수권대회가 열려 어느 해 보다 축구가 열기가 높은데요. 그럼에도 야구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노재완: 네, 바로 보셨습니다. 남쪽 사람들은 축구 보단 야구를 더 좋아합니다.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자국에서 하는 프로축구는 그 다지 높은 편이 아닙니다.
이나경: 야구하니까 기억이 나는데요. 북한의 예술영화 ‘광주는 부른다’에서 조선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이 집단싸움을 하는 모습이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야구였던 것 같아요.
노재완: 네, 야구는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보급됐지만, 사실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을 통해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우게 됐고, 활성화됐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시간은 한국인들의 야구 사랑 얘기입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아니경: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나경 씨, 시간 날 때 야구나 축구, 농구 같은 운동 경기 보러 경기장에 가시나요?
이나경: 바쁘고 그러니까 잘 안 가게 되더라고요. 시간 나면 농구장에 가서 농구 경기를 보고 싶어요. 북에 있을 때 농구 경기 보는 거 꽤 좋아했거든요.
노재완: 아, 농구 경기 좋아하시는군요. 전 개인적으로 야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시간 날 때 가끔 야구장에 가는데요. 경기장에 가서 직접 봐야 현장감도 있고 좋더라고요.
이나경: 그럼요. 박진감에서 벌써 차이가 나는 걸요.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 그냥 경기 내용만 보는 거잖아요. 텔레비전은 경기장의 흥분된 분위기 이런 거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죠.
노재완: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응원하면서 경기 구경하고 나면 쌓였던 근심 걱정도 사라지는 거.
이나경: 그럼요. 저도 북에 있을 때 경기장에서 응원 여러 번 해봤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경기장의 그 분위기. 그거 가 본 사람만이 압니다.
노재완: 한국에서 오셔서 느끼셨겠지만, 야구, 특히 프로야구를 보러 가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응원 열기 대단하죠. 단순히 야구만을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응원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팀과 함께 뛴다고 생각합니다.
이나경: 맞습니다. 응원도 경기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하는 관중들의 함성을 듣고 선수들이 또 열심히 뛰는 거잖아요.
노재완: 야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한국에서 야구 열기는 정말 대단한데요. 특히 직업 선수들이 하는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남다릅니다. 1982년 출범한 이래 30년 가까이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나경: 네, 솔직히 한국에 와서 놀란 건데요. 뭐라 할까요. 남쪽 사람들은 야구를 그냥 단순히 운동 경기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처럼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솔직히 국제 경기도 아니고, 자국에서 열리는 직업 선수들의 경기인데, 그렇게 구름 관중이 몰린다는 거. 처음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게 그리 재밌나 하고요.
노재완: 하긴 야구를 모르고 처음 보는 분들은 야구가 아주 지루할 수가 있습니다. 축구나 농구처럼 역동적이지도 않고, 게다가 경기 규칙도 복잡해서 이해하기도 어렵고. 근데 관심을 갖고 계속 야구를 보게 되면 야구가 대단히 매력적인 경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나경: 요즘엔 저도 가끔 야구를 보는데요. 공을 던지는 투수는 공을 받는 포수와 함께 서 있는 타자의 마음을 읽고 분석해야 하는 아주 흥미로운 경기더라고요. 그렇게 야구를 계속 보다 보니까 나름 재미가 있더라고요.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왜 그리 야구를 그토록 열광하고 좋아하는 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노재완: 북쪽 청취자들이 들으시면 놀랄 겁니다. 한국에서 직업 선수들이 하는 프로야구의 경우 월요일을 제외한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경기를 하는데요. 무려 6개월 동안 진행됩니다. 이른바 '가을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프로야구 최종 결승전은 9월말에서 10월초 사이에 하는데요. 그 때까지 야구 열기가 이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나경: 지난주 토요일에 프로야구가 개막됐잖아요. 텔레비전에서 잠깐 봤는데. 3만5천명까지 들어가는 잠실야구장에 세상에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중들로 가득찼더라고요.
노재완: 한국의 프로야구 팀이 모두 8개가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 열린 4개 구장에서 거의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고 합니다. 보통 예년에는 4월초에 개막이 됐는데, 올해는 일주일 정도 일찍 시작했습니다. 여름 때 비가 많이 내려 경기가 취소돼 순연 되는 경우가 많아 일주일 정도 앞당긴 거라고 합니다.
이나경: 갑자기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열린 북경올림픽 생각이 납니다. 당시 한국이 세계 최강인 쿠바와 미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노재완: 정말 기적과 같은 성과였죠.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승을 거둬 우승했으니까요. 그리고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고 수준의 직업 선수들이 총출동한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 않았습니까. 그런 성과 때문인지 한국 국민들이 더 야구장을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이나경: 저는 그 당시 경기 결과도 좋았지만, 한국 국민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더욱 감동 받았습니다. 국민들이 보낸 응원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든지 그 함성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본토까지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노재완: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런 국민들의 열기를 올해 프로야구의 흥행으로 이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650만 관중 유치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이나경: 650만 관중요??
노재완: 네, 지난해 592만 명에서 약 63만 명이 증가한 숫자인데요. 현재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나경: 그러면 경기당 평균 몇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가야 650만 관중이 되는 건가요?
노재완: 경기 당 평균 1만2천 명의 관중을 4개의 구장에서 6개월 동안 매일 유치해야 하는 겁니다.
이나경: 정말 대단하네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구기 종목 가운데 축구가 가장 인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 남쪽 사람들은 축구 보다 야구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올해 세계축구선수권대회가 열려 어느 해 보다 축구가 열기가 높은데요. 그럼에도 야구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노재완: 네, 바로 보셨습니다. 남쪽 사람들은 축구 보단 야구를 더 좋아합니다.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자국에서 하는 프로축구는 그 다지 높은 편이 아닙니다.
이나경: 야구하니까 기억이 나는데요. 북한의 예술영화 ‘광주는 부른다’에서 조선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이 집단싸움을 하는 모습이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야구였던 것 같아요.
노재완: 네, 야구는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보급됐지만, 사실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을 통해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우게 됐고, 활성화됐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