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결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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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보통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결혼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앞두고는 두 번 세 번 또 고민합니다. 결혼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인데요. 한국에서는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결혼 생활이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오순도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한국의 경우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면서 결혼 문화에도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한국의 결혼 문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 안녕하세요?

아니경

: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 날씨가 많이 풀렸죠?


이나경

: 네, 화요일부터 기온이 올라가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리네요.

노재완

: 요즘 계속 눈을 많이 봐서 그런지 오늘 내린 비가 반갑더라고요. 그 동안 녹지 않았던 눈도 이번 비로 녹아 내려갈 것 같고요.

이나경

: 이번 주말까지 계속 포근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노재완

: 이번 주말에 결혼식이 있어 거기에 가려고 하는데 날씨가 포근하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이나경

: 친척분이 결혼하는가봐요?

노재완

: 아닙니다. 아는 후배 결혼식인데요. 지난해 가을에 결혼식을 하려고 했는데, 그 친구가 범띠인데다가 2010년 올해가 희귀한 백호의 해라고 해서 일부러 올해 1월로 바꿨습니다.


이나경

: 그래도 결혼식을 추운 겨울에 하는 것 보다 가을에 하는 게 좋죠? 그리고 신혼여행을 가더라도 그렇고요.

노재완

: 한국에 와서 느끼셨겠지만, 한국의 결혼 문화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봄이라든 가을에 결혼식이 몰렸는데요. 언제부터인가 계절에 관계없이 결혼 날짜를 잡곤 했습니다. 특히 요즘엔 신랑과 신부가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관계로 직장일을 고려해서 덜 바쁠 때 한다든지.. 또 특별한 결혼식을 위해서 일부러 눈을 볼 수 있는 겨울에 해서 뜨거운 남태평양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사람들까지.. 다양합니다.

이나경

: 하긴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신랑 신부가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잖아요. 북한에서는 여기처럼 신혼여행을 해외로 갈 수 없고, 결혼식도 가고 싶은 곳을 맘대로 갈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노 기자님, 한국에서는 결혼비용은 누가 내는 겁니까?

노재완

: 결혼비용요?? 결혼비용이라고 한다면 결혼식 비용을 포함해서결혼 후 함께 살집, 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집기 등 결혼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의미하는데요.

이나경

: 아.. 저는 결혼식 할 때 들어가는 비용만 말씀드린 겁니다.


노재완

: 결혼식 비용의 경우 과거에는 80% 정도를 신랑 측에서 부담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공동 부담하는 쪽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신혼부부가 살 집은 통상적으로 신랑 측에서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북한에서 흔히 5장6기라고 부르는 가구라든지 가정용 전기제품 등은 대부분 여자가 준비하고요.


이나경

: 아. 그렇군요. 신랑이 신혼집을 마련하면 일반적으로 집을 꾸밀 때 필요한 가구와 가전제품, 주방용품, 기타 생활용품 등 생활용품의 일체를 신부가 준비하는 거군요. 근등 남자의 경우 집을 장만해야 신부까 결혼 비용이 많이 들겠네요?


노재완

: 아무래도 그렇죠. 근데 처음부터 자기집을 장만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보통은 일정한 돈을 주고 남의 집을 빌려 씁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서울 같은 경우 땅값이 워낙 비싸니까요. 그냥 몇 년 일해서 서울에서 집장만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부모님의 전적인 도움 없이는요. 그래서 요즘에는 결혼할 때 신부 측에서 신혼집 마련에 돈을 보태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나경

: 매달 돈을 내고 사는 월세의 경우는 그래도 큰 돈이 들지 않지만, 집값의 절반이 넘는 돈을 보증금 형태로 내고 사는 전세는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결혼 전 5년 안팎의 직장생활로는 전세값 마련도 힘들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부모님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노재완

: 이런 비용 문제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심지어 예비부부들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결혼비용이나 예식절차 문제로 결혼을 포기하고 헤어지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나경

: 아무래도 결혼은 현실이잖아요. 그런데 결혼 자금은 쓰기에 따라 또는 마음먹기에 따라 많이 들 수도 있고 적게 들 수 있지만, 돈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인생의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는 엄청난 손해가 아닐까요?

노재완

: 네. 그럼요. 처음부터 집을 장만해 신혼살림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이나경

: 솔직히 그래요. 결혼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혼을 한 다음에 더 중요하잖아요. 결혼은 당사자 간의 만남을 넘어서서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의 두 가정이 만나는 거잖아요. 때문에 당연히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요.

노재완

: 네. 결혼식 문화는 있지만, 결혼 문화는 없다는 말을 가끔 듣게 됩니다. 그리고 비슷한 말 있죠? 부부 문제는 있지만, 부부문화는 없다는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이나경

: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쉽게 말해서 좋은 부부가 된다는 것, 좋은 결혼 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잖아요.

노재완

: 네. 잘 이해하셨네요. 결혼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결혼생활, 그러기 위해선 좋은 부부가 되는 방법을 신랑과 신부가 함께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