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쌀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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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한국에선 지금이야 쌀이 흔해졌지만,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먹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시골에 가면 지금도 아랫사람이 웃어른들에게 드리는 아침 인사말이 있죠? 바로 "진지잡수셨습니까?"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속담들이 무색하리만큼 쌀밥이 강냉이 죽 신세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육류소비가 늘고 대체식품이 많이 등장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해되는데요. 이번 시간은 줄어만 가는 한국의 쌀 소비문화에 대한 얘기입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 안녕하세요?

아니경

: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 오늘 점심 뭐 드셨어요?

이나경

: 점심요? 밥이랑 생선구이 참치 먹었는데요.


노재완

: 아, 그래요? 저는 김치찌개 먹었거든요. 북한에선 김치지지개라고 하죠?


이나경

: 네. 그렇습니다. 한국에선 무조건 돼지고기 넣고 그러잖아요. 근데 북한에선 돼지고기가 없으니까 기름 조금 넣고 김치만 가지고 해 먹었습니다.

노재완

: 네, 그렇군요. 요즘 한국 사람들 가운데 점심을 밥으로 먹지 않고 라면이나 김밥, 샌드위치 이런 걸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나경

: 맞아요. 햄버거 먹는 분들도 있고요. 근데 왜 그러죠? 정말 저도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노재완

: 바쁜 직장생활로 점심을 거르거나, 간단한 즉석 요리를 드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이나경

: 혹시 살찌는 걸 싫어하는 사회다 보니까 그런 거 아닙니까?


노재완

: 뭐. 그런 부분도 있고요.

이나경

: 하긴 요즘 보면 체구도 큰 청년들이 밥을 정말 저 보다 조금 먹더라고요.

노재완

: 그러다 보니까 쌀 소비도 급격히 줄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줄어든 쌀 소비로 한국 이명박 대통령까지도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이나경

: 그러게요. 한국에선 쌀을 다 소비하지 못해 쌀을 보관하는데 드는 비용만 연간 6천억 원이 된다고 합니다. 달라로 환산하면 약 5억 5천만 달러 정도 드는 건데요.

노재완

: 그런데도 쌀 소비는 해마다 늘기는 커녕 되레 줄어들면서 쌀농사는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대풍을 이뤄 공급 과잉은 이제 구조적인 문제가 됐습니다.


이나경

: 그러게 말입니다. 공급 과잉으로 쌀값이 크게 떨어져 농민은 아우성이고,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도 창고에 쌓여만 가는 쌀 문제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노재완

: 이 때문에 정부는 즉각 가공용 쌀 공급가격을 30% 낮추고 쌀 제분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밀가루시대에서 쌀 전성시대로 바꿔나가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나경

: 쌀을 아끼기 위해 밀가루 국수를 먹는 게 아니라, 쌀을 소비하기 위해 쌀국수를 먹어야 할 상황이네요.

노재완

: 쌀 소비가 줄면 쌀 가격이 폭락하고 재고량이 쌓이면서 정부 지출까지 늘어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농민과 국민 모두가 그 폐해를 고소란이 떠안게 되기 때문에..


이나경

: 정말 웃지 못할 일이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쪽은 쌀이 없어 배고파 죽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걱정인데, 또 한쪽은 쌀이 남아 돌아 걱정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노재완

: 안타깝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한국에서도 1년 내내 쌀밥 구경 한번 못하다가 생일날 아침에 겨우 쌀밥 꼴을 보던 때가 있었는데요.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이나경

: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9년 양곡연도 가구 부문 1인당 양곡 소비량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4㎏으로 전년75.8㎏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으로 정점을 찍은 뒤 등락을 보이다가 1984년(130.1㎏) 이후 줄곧 내림세로 2006년(78.8㎏)부터는 쌀 한 가마니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노재완

: 이게 다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입니다. 또 혼자 사는 가구가 늘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빵과 떡, 국수, 라면, 그리고 말린 곡물을 우유에 말아 먹는 시리얼 같은 대체식품의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이나경

: 결국 식생활이 다양화되면서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이네요.

노재완

: 가장 중요한 게 아침 식사로 밥을 먹겠다는 사람이 늘어야 한다는 겁니다. 요즘 아침 식사 거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먹을 밥이 없어서 거르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으로 귀찮아서 먹지 않는 겁니다.

이나경

: 사실 한 톨의 쌀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며 하루 밥 세끼 먹기를 생활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노재완

: 솔직히 직장인들이 점심을 뭘로 먹을까 고민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점심을 선택할 때 무조건 밥을 먹겠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밥 만한 좋은 영양식이 어디 있습니까. 아무리 바쁘고 그래도 끼니는 제대로 챙겨 먹어야 합니다. 특히 부실한 점심은 오후에 업무의 효율을 저하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나경

: 그럼요. 이렇게 부실한 점심을 먹게 될 경우 오후와 저녁 시간대 과식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연히 위엔 부담이 생기고 폭식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결국 살이 갑자기 찌고 그로 인해 성인병에도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노재완

: 맞아요. 살이 찐 다음에 또 갑자기 살을 빼기 위해 눈물 나는 고통을 견뎌야 하는데요. 의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식생활만 조금만 개선해도 젊을 때 살찌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나경

: ‘조선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도 있잖아요. 제대로 된, 맛있는 점심 한 끼는 남은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에너지를 공급하고요. 유쾌한 기분까지 만들어 줍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