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봉사활동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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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오늘은 자원봉사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은 탈북자들의 봉사활동에 대해 전해주신다고요.

정진화: 네, 지금 우리 탈북자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봉사활동입니다. 봉사란 남을 위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뭔가를 받치는 거예요. 또 나라에서 어떤 큰일이 생겼는데 거기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면 자원해서 자기의 시간을 받쳐서 사람들과 함께 노력을 통해 하나의 활동에 기여하는 탈북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자본주의 사회에 이런 것도 있어 하고 깜짝 놀라는 그런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기자: 남한 분들이 많이 하는 봉사활동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정진화: 네, 복지관에서 하는 것이 많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회복지관이란 시설이 있는데 여기는 지역주민이면 다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65세 이상 어르신들 경우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또는 혼자 사시는 분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자기가 걸을 수 있는 분은 복지관에 가서 식사를 하시는데 거동이 불편해서 복지관까지 갈 수 없다 하면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가져다 그분에게 전달하는 봉사도 있고요.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하잖습니까? 퇴직을 하고 건강한 분이 일을 하고 싶은 분은 동사무소에 신청을 해서 동네 마을을 깨끗하게 꾸민다거나 산에 가서 풀을 뽑는다거나 하는 봉사활동도 많고 해서 한국의 봉사활동은 그 가지 수를 헤아릴 수 없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 탈북자가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주로 어떤 것입니까?

정진화: 첫째로 탈북자가 하는 봉사활동은 나의 후배를 돕는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 여기 오니까 담당 형사님 사모님이 김치를 보내줬는데 우선 달고 이런 것을 떠나서 북한은 배추김치, 무김치 이렇게 단조로운데 여기는 여러 가지 약초를 넣어 만든 김치가 많아서 제 입에는 썼어요. 그래서 남한에 탈북자들이 계속 오다 보니까 처음 와서는 저희가 아무것도 없잖아요. 냉장고도 사놓고 했지만 텅 비었고 하니까 우리가 그래도 북한에서 온 친구들인데 북한에서 먹던 음식을 해 가는 봉사를 하면 어떻겠는가 하고 제안을 했는데 굉장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런 봉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고요. 하나원에서 집을 배정받고 나오면 탈북자로 자원봉사자들을 구성해서 처음 한국에서 사는 집 청소도 해주고 하는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기자: 나가서 막노동을 하면 몸은 힘들어도 집에 돌아올 때는 돈을 쥐고 오는데 봉사활동은 어떤 마음으로 하세요?

정진화: 봉사는 강제로 할 수 없고 말 그대로 자원봉사인데 저희가 처음에는 오해를 받는 일도 많았습니다. 남한 입국한 지 얼마 안된 분인데 어디 다녀오냐는 거예요. 그래서 봉사를 다녀왔다고 하니까 봉사가 뭐냐는 거예요. 그래서 설명을 했더니 얼마를 주냐는 거예요. 제가 봉사는 돈 받고 가는 것이 아니고 자원해서 하는 것이라고 하니까 의심스럽게 보는 거예요. 돈도 안 주는데 자원해서 한다고? 믿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어느 정도 살아야 자원봉사란 제도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거예요. 여기는 중학생부터는 의무적으로 자원봉사 시간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나라에 자원봉사 센터가 있고요. 또 자원봉사를 하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나라에서 승인을 해주면 훗날 내가 자원봉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거예요. 특히 탈북자는 혼자 온 사람이 많잖습니까? 그래서 젊고 시간이 되고 남을 위한 마음이 우러날 때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면 훗날 나에게 꼭 돌아온다는 정신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자: 헌혈증서처럼 봉사활동 증서도 있습니까?

정진화: 네, 봉사증서가 있습니다. 저희가 어디 복지관에서 봉사를 하고 기록을 남기면 복지관에서 일괄적으로 자원봉사 센터에 신고를 해줍니다. 내 아이디를 쳐서 자원봉사 센터에 들어가면 지금까지 한 봉사를 시간으로 계산해서 점수가 나오는 거예요. 꾸준히 한 곳에서 오래하면 자원봉사 수첩도 있고 여러 가지 이런 봉사단체에서 조직해 운영하는 것도 있는데 차곡차곡 시간이 전부 쌓이게 됩니다.

기자: 봉사활동의 형태도 다양하잖아요. 독거노인이나 고아원을 찾아가서 빨래나 청소 같은 것을 해주기도 하지만 자신의 전문성을 살리는 봉사도 있잖습니까?

정진화: 네, 굉장히 많습니다. 북한으로 말하면 동사무소라고 하는데 여기는 동주민센터라고 하거든요. 이런데 가면 어르신들이 일할 곳은 만만치 않고 건강은 챙겨야 하고 하니까 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하세요. 그런데 동주민센터에 나오는 자금은 한정이 돼있고 하니까 그때는 무료봉사라고 해서 만약 제가 피아노를 잘 친다면 어르신들에게 피아노를 배워주고 어르신들이 장고를 배우고 싶다고 하면 재능이 있는 사람이 그런 재능을 전수하는 거예요. 이런 재능 봉사활동이 많고요. 또 요즘에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가면 동화 들려주기를 할아버지 할머니가 와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거예요. 선생님이 다른 수업을 진행할 때 한두 시간씩 책을 읽어주는 그것이 바로 재능기부인 것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재간이나 기술이 있다고 하면 원하는 곳이 굉장히 많아요.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이런 재능기부를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좋은 일이기 때문에 솔직히 마음은 있으면서도 하기 힘든 것이 봉사활동이 아닌가 싶은데요.

정진화: 말 그대로 봉사는 내 마음이 우러나서 해야 하는 거예요. 내가 아무리 좋은 재간이 있고 또 집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 있다고 해도 내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선뜻 동참할 수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북한에서는 남조선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는 절대로 남을 이해하지 않고 잘사는 사람은 점점 잘살고 못 사는 사람은 거리에서 쓰레기를 줍는다고 하는데 절대 그런 사회가 아닙니다. 특히 민주주의 사회는 모든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져서 살아가는 그런 시스템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경우 봉사활동을 통해 내 수준을 높이고 자부심과 긍지, 기쁨을 높여가는 거예요. 내가 남을 위해서 희생하고 내 시간을 받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봉사할 곳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기자: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자원봉사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이다. 그래서 탈북자도 한국에 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도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봉사정신입니다. 이번에 코로나 19로 해서 정말 많은 탈북자가 대구지역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현금지원도 하고 또 마스크도 지원을 했습니다. 탈북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지역사회와 우리와 같은 동료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사는 이웃을 위해 이런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몇 년째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봉사가 말처럼 쉽지는 않아요. 시간도 많이 할애해야 하고 때로는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제 돈이 들어가기도 해야 해요. 그런데 그 돈이 내가 혼자가 아니고 많은 사람이 합쳐서 하면 큰 일을 막을 수도 있고 해서 그것은 순전히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는 국민으로서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탈북자 60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또 거기 속한 탈북자는 전국에 사는 3만5천명 탈북자 중 절반이 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봉사는 앞으로 제가 쭉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하는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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