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정월대보름-오곡밥과 놀이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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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대보름-오곡밥과 놀이 정월 대보름을 앞둔 지난달 24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호두, 땅콩 등 부럼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안녕하세요?

정진화: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네, 저번 주 2월 26일이 음력설 지나고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자: 정월 대보름에는 부럼이라고 견과류를 까서 먹어야 1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먹었던 기억 그리고 오곡밥을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먹는 것만 특별했던 것이 아니고 놀이도 많지 않습니까?

정진화: 그럼요. 한국에 오니까 여기 사람들은 우리민족 전통 문화라서 계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의미에서 북한에서도 음력 대보름이면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오곡밥 지어놓고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고 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음력 대보름이면 오곡밥 먹는 것도 있고 또 나물 반찬을 먹는 것이 지정이 돼있고 여러 가지 놀이도 있더라고요. 한국에선 추석에는 어떤 놀이를 하고 음력 대보름에는 어떤 놀이를 한다. 이런 것이 다 달라요. 이런 민속놀이는 옛날부터 내려오는 우리 전통문화다. 이런 것이 정해져 있어서 아직까지 좀 혼란스러워요.

기자: 그렇죠. 대보름에는 “달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소원을 빌었던 생각도 나고요. 다른 놀이도 많지 않나요?

정진화: 네, 굉장히 다양합니다. 저는 북한에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놀이가 너무 많은 거예요. 특히 쥐불놀이는 북한에서는 책으로도 못 봤어요. 논둑과 밭둑에 불을 질러서 마른풀을 태우면서 하는 놀이인데 농촌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기 위해서 논과 밭을 태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저희가 드문히 논밭에 불을 지르는 것은 봤어도 이것이 음력 대보름에 하는 것도 아니고 또 쥐불놀이를 위해 하는 것도 아니어서 전혀 몰랐죠. 또 “달집 태우기” 이것은 보름달이 떠오를 때는 달집을 만들어 태우면서 풍년을 빈다는 겁니다. 그냥 놀이인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는 거죠. 오곡밥이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만드는 기능을 가진 곡물로 밥을 지어 먹는 것처럼 다 의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때나 노는 놀이인줄 알았는데 모든 것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연날리기도 그래요 겨울에 연날리기를 많이 하지만 음력 대보름에는 그때까지 날린 모든 연을 전부 날린다는 거예요. 모든 시름을 다 덜어낸다. 이런 의미가 있다는데 이것도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됐습니다.

기자: 정진화 씨는 오곡밥 드셨습니까?

정진화: 네, 오곡밥 먹었습니다. 작년 1년동안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생활하고 많은 활동을 못해서 전화로 올해 운세를 봤는데 그분이 올해 음력 대보름에는 꼭 오곡밥을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북한에서는 계속 강냉이 밥이 주식이라 처음에 여기 와서는 몇 년 동안 쌀밥만 먹었어요. 그런데 여기는 쌀밥이 칼로리가 높다고 하면서 건강식이라면서 잡곡밥을 선호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꼭 음력 대보름이 아니더라고 잡곡밥을 먹는 날이 많아서 생각을 안 했는데 올해는 꼭 오곡밥을 먹으라고 해서 기억했다가 먹었죠.

기자: 먹기만 했지 어떻게 해서 먹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오곡밥에는 어떤 곡물들이 들어가죠?

정진화: 제일 먼저 팥이 들어가고 좁쌀 들어가고 흰쌀 들어가고 수수쌀이 들어가는데 북한에서는 좁쌀도 그렇지만 수수쌀이 귀한 곡물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5개의 가지 수를 맞춰서 하거든요. 그러면 옥수수쌀도 들어가고 입쌀도 들어가고 찹쌀도 넣고 했는데 한국에 오니까 대보름에 왜 오곡밥인가 하니 첫째로 풍년을 기원하는 염원을 담아서 먹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추운 때이니까 올 한해를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먹는 밥이다. 이렇게 들어가는 곡물이 정해져 있더라고요.

기자: 말씀을 듣고 보니 참 색색가지 여러 곡물이 들어가네요.

정진화: 네, 제가 보건 데 이게 다 색깔이 있는 곡물이잖아요. 팥은 빨갛고 수수는 밥을 지어놓으면 빨갛지만 쌀 자체는 그렇게 빨갛지는 않아요. 차조는 약간 노란색 그리고 검은 콩은 확실하게 검은색이니까 색깔 별로도 5가지 색을 조화롭게 맞춰 먹는 음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기자: 먹는 음식 하나에도 많은 의미가 들어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진화: 제가 이번에 처음 오곡밥을 준비하면서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까 사람의 5장6부에 어떤 곡물은 간에 좋고 심장에 좋고 비장에 좋고 폐에 좋고 신장에 좋다 이렇게 그것을 대표하는 곡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런 것을 보면 옛날 우리 조상이 얼마나 지혜로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자: 그런데요. 요즘은 먹을 것이 넘쳐나니까 쌀 소비가 줄어서 난리다 하는 보도가 생각나는데요.

정진화: 왜냐하면 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이 너무 쌀 소비 안 해서 쌀국수도 만들고 빵도 쌀가루로 만들고 또는 쌀을 튀겨서 간식도 만들고 해요. 정말 정부가 쌀 소비를 높이기 위해 많이 노력하거든요. 왜냐하면 쌀 소비가 돼야 농민들이 그것을 팔아서 살아가잖아요.

기자: 어느 가게를 가도 쌀을 한쪽에 쌓아두고 하는데 포장도 다양하잖아요? 한번에 얼마나 구입을 해서 드시나요?

정진화: 여기는 조금씩 포장된 것을 사와야지 20KG짜리를 사면 너무 오래 먹으니까 밥을 지어도 맛이 없는 것 같고 묵은 쌀이 되니까 소량으로 구입을 합니다.

기자: 부럼에 들어가는 땅콩을 북한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하는데요.

정진화: 북한에서는 낙화생이라고 한 것 같은데 제가 황해북도 금천군에 갔더니 거기 농장에 낙화생을 생산하는 작업반이 농장에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것이 나와요 했더니 그게 몽땅 중앙당에 올라간다는 거예요. 그런데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줄당콩 강낭콩이 아니라 땅콩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낙화생이라고 알고 있을 거예요.

기자: 이제는 마칠 시간이 됐는데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네, 북한에서는 전통이라고 하면 김일성 부자의 혁명전통밖에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전통이라고 하면 우리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민속놀이 그것이 바로 우리민족의 전통문화인 거예요. 북한에서 살 때는 몰랐던 이런 문화들을 지금까지도 체험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그 많은 것들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까 하는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는 달을 보고 원하는 것을 빈다고 하면 그것은 미신이다. 또는 사회주의를 좀먹는 행위다 라고 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온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고 제가 올해 모든 일들이 잘되길 바래는 마음에서 대보름 달을 보면서 가족의 행복도 빌었고 오곡밥도 먹었고 부럼도 했고 해서 올해는 모든 일들이 잘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보게 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음력 대보름에 먹는 오곡밥 그리고 대보름에 하는 놀이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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