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여성의 다른 점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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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여성의 다른 점 북한 여성들이 볏단을 옮기고 있다.
/AP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안녕하세요?

정진화: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정진화: 오늘은 제가 한국에 살면서 남북한 여성을 비교하는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체험한 것도 있고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기자: 여성들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같겠지만 생활 환경이 다르다 보니 분명 틀린 점이 많을 것 같은데요.

정진화: 맞습니다. 북한은 여성이라고 해서 엄마나 여성이나 아내는 집안일을 하고 애만 키운다. 이런 것은 없어요. 가장이자 세대주이자 엄마, 아내 이 모든 일을 하기 때문에 정말 남자보다 훨씬 하는 일이 많은 것이 북한 여성들이거든요. 저도 회사에 나가서 언니는 한국에 와서 북한에서 엄마로 살 때와 여기 와서 엄마로 살 때 뭐가 다른 것 같아요? 이러니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은 집에 들어가도 땔감 걱정 없고 물 길어와야 하는 걱정 없고 전기가 없으니 촛불을 켤 걱정이 있나 가서 솔방울 따다가 기름을 낼 걱정이 있나 이런 것이 없잖아요. 여기서는 엄마가 전기 밥솥에 밥을 하고 세탁기 돌리고 또 먹다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넣고 그런데 북한 엄마는 하나부터 열까지 악착같이 하지 않으면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으니까 똑 같은 여성으로 태어났는데 남북한 여성은 그런 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죠.

기자: 기본적으로 겉으로 보이는 모습도 남북한 여성이 좀 다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정진화: 일단 북한 여성이라고 하면 소설책을 보면 “외유내강”이란 말을 많이 했죠. 겉으로 보면 유순하고 착하고 순해 보이는데 속은 굉장히 강해서 조선 여성으로서의 기개나 풍모가 보인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지금 현재 북한 여성을 보면 이런 말은 어울리지 않고 “외강내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장마당 시대가 시작 되고 거의 30년이 지났는데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속도 강하고 겉은 더 강한 사람으로 변한 모습이고요. 반면 한국은 옛날처럼 외유내강 여성이라면 여자답다. 이런 말을 하는데 여리여리 하고 얼굴도 하얗고 겉모습을 봐도 여성다움이 느껴져서 그런 것은 남북한 여성이 참 다른 것 같아요.

기자: 보통 여성들은 남자보다 자신을 외모를 가꾸는 일에 많이 시간을 쓰지 않습니까?

정진화: 그렇죠. 저도 19년 남한에 살았는데 제가 탈북민들을 위한 강의에 가면 저보고 나이를 물어볼 때 몇 년생이다 하고 대답을 하면 왜 그렇게 젊어 보여요? 그럼 말을 해요. 그러면 내가 여러분도 한국에서 5년동안 한국 물을 먹으면 이렇게 저처럼 젊어질 수 있다 이런 말을 합니다. 아무래도 여자든 남자든 첫째로 가꿔야 해요. 여기 분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계속 자기 관리를 하는 거예요. 머리 스타일도 바꿔보고 화장도 고쳐보고 얼굴 마사지는 일주일에 두세 번 하는 것은 기본이라서 그런 노력이 자신을 가꾸는데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북한 여성들은 그런 것을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깝죠.

기자: 그리고 결혼할 때가 되면 여성은 신부수업 받는다고 요리학원도 다니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정진화: 요즘은 신부수업이라고 해서 가는 것이 아니고 지금 한국에는 남녀가 집에서 하는 일의 구분이 없어요. 지금은 부부가 함께 공동으로 가사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학원도 보면 신랑신부가 같이 가서 요리도 배우고 출산을 앞둔 부부들도 함께 가서 육아에 필요한 교육을 받는 이런 모습은 좋은 것 같아요.

기자: 또 여성의 역할 중 자녀 교육에 대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요.

정진화: 맞습니다. 남북한 엄마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극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보면 정말 달라요. 북한은 내 자녀가 어떻게 되기를 원해서 되는 그런 나라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내가 원하고 자녀가 원하는 그런 아이로 키워 보겠다는 계획이 확실해요. 그래서 학원도 뛰어 다니고 대학입시 교육하는 곳에도 참여해서 엄마들이 아이보다 더 극성스럽게 정보도 알아내고 올해 어떤 대학에 가면 좋고 앞으로는 어떤 직업이 발전 전망이 있다. 이런 것을 엄마들이 더 많이 알거든요. 그런데 북한 엄마들은 열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체제 자체가 엄마들이 극성스럽게 해서 자식들이 더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보니까 자녀교육에는 한국 엄마들이 너무 열성인 것 같아요.

기자: 북한 엄마들도 교육열에는 어느 나라 부모 못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요.

정진화: 그렇죠. 북한에 있을 때는 엄마들이 공부 잘해야 한다. 이런 말뿐이었죠. 그분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그게 전부인 거예요. 그런데 최근에 온 분들 말을 들어보면 선생님을 집에 모시고 와서 집에서 개인 교습을 받는다고 하는데 한국은 어떤 학원이든지 아이가 원하기만 하면 다 보내잖아요. 이런 교육열은 남북한 체제가 다르다 보니까 극성스러운 것은 비슷하지만 한국 엄마들이 좀 더 심한 것 같아요.

기자: 가정에서 엄마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이 세끼 밥을 해주는 요리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많을 거예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진화: 지금 보면 북한은 옛날에 1970년대만 해도 식료품 상점에서 아침마다 종을 치면서 반찬을 파는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아침에 일 나가는 엄마들이 바쁘면 종이 울리면 나가서 두부 사와라 반찬 사와라 이랬어요. 지금 한국에서는 사는 것이 너무 편하다 보니 집에서 밥을 많이 안 하는 것 같아요. 저도 회사에 나가서 먹고 하니까 한번 밥을 하면 거의 일주일씩 가는데 그것마저 먹지 않고 요즘에는 외식을 많이 하거든요.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반찬 매대들이 호황이에요. 정말 다양한 음식이 있거든요. 엄마라고 해서 모든 음식을 잘 할 수는 없잖아요. 나가서 사먹는 재미도 쏠쏠한 것 같아요.

기자: 시대가 바뀌다 보니 이제는 요리나 빨래 이런 기본적인 가사에서는 여성이 많이 자유로워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진화: 모든 것이 현대화 되고 하니까 사람들이 그전에는 고달프게 빨래하고 쌀 씻어서 밥하고 불지피고 이런 일을 했는데 지금은 할 필요가 없는 거죠. 현대 사회의 덕을 봤다고 할까요? 너무 편리해져서 부부간에 다툴 때도 그런데요. 빨래는 세탁기가 하고 밥은 밥솥이 하고 이런 말도 있는데 정말 생활은 너무 편한 것 같아요.

기자: 이제 마칠 시간이 됐습니다. 남북한 여성의 차이 좀 정리를 해주시죠.

정진화: 북한에서는 여성을 꽃이라고 하지만 꽃이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죠. 매일 바지 입고 배낭 메고 탈탈거리고 다니고 그러는데 한국에서는 치마를 입고 아름답게 옷차림 하고 매일 얼굴 가꾸고 한 것이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왜 북한 여성들은 옛날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가정살림을 할 때는 주부 또 제일 부러운 것이 한국에 와서 부부가 함께 부부동반 모임을 하는데 그런 모습은 정말 보기 좋습니다. 한국 여성 참 행복합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 열차방송원의 남한 이야기. 오늘은 남북한 여성의 다른 역할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 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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