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감독의 아코디언 공연
2019.12.25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열차방송원의 남한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함경남도 함흥 열차방송원이었던 정진화 씨는 지금 남한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워싱턴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가는 소식. 오늘은 아코디언 연주단 공연 이야기 입니다.
지금부터 열차방송 시작합니다.
정진화 씨 탈북자 출신 예술감독이 연출한 음악공연을 보셨다고요?
정진화: 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방송국 아트홀에서 탈북민출신 예술 감독이 연출한 아코디언(손풍금) 연주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공연 소식을 전할까 합니다.
기자: 탈북민이 남한에 가서 예술단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분이 감독을 하셨던 건가요?
정진화: 탈북민 이철옥 씨인데요. 7년 전에 한국에 입국한 분이고요. 북한에서는 교사를 하던 분입니다. 이분이 한국에 와서 처음엔 혼자서 아코디언 연주를 하다가 대학에 들어가 석사를 마치고 학원을 운영했습니다. 이번에 공연했던 연주자 전부는 이철옥 교수의 제자 입니다. 또 한가지 특징은 탈북민이 없고 전부 남한에서 태어난 남한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기자: 이철옥 교수가 북한에서는 교사였다고요?
정진화: 북한에서 교사였는데 교사로 일하자면 북한에선 대학을 졸업해야 하잖아요. 그때 아코디언을 배운 것 같습니다. 교사로 일하다가 한국에 입국한 후에도 북한에서 가져온 실력. 아코디언 실력을 살려 결국 자신의 직업으로 만든 경우입니다.
기자: 현재 공연만 하는 분인가요?
정진화: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공연도 많이 하는데 최근에는 자신이 키운 제자들과 연주회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기자: 보통 탈북자분이 북한 음악과 무용을 가지고 예술단 활동을 많이 하시는데 이분 제자들은 다 남한 분이네요.
정진화: 네, 한국에 온 탈북민들이 무용하던 사람, 노래부르던 사람 등이 예술단을 만들어서 전국에서 행사가 있다고 하면 북한에서 온 사람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내용으로 전문예술공연을 하는데 이철옥 교수는 그런 탈북민으로 구성된 예술단체가 아니고 일단 한국 아코디언총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서울예술의 전당 오케스트라 협연을 했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텔레비전 방송인KBS가요무대에도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여러 가지 악기들이 함께 연주하는 연주회로 북한식으로 말하면 교향악단이나 관현악단의 기악합주, 관현악합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일하게 북한의 대중 악기라고도 볼 수 있는 손풍금으로 여기에 참여하는 유일한 연주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솔직히 기타나 피아노를 가르치는 곳은 많지만 아코디언은 대중적이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정진화: 네, 맞습니다. 저도 처음에 한국에 와서 놀랐는데 동네마다 피아노 학원 미술학원은 기본이고 바이올린 기타, 무용 이런 예술학원이 많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악기를 배우는 것은 특정 몇 명이 뽑혀서 배우는데 한국에서는 누구나 피아노 배우고 미술 배우고 무용 배우고 하는 것이 대중화 돼있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아코디언이 60대 70대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심리적으로 맞는 악기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피아노가 대중화 돼있어서 아코디언이 사라져버렸어요. 그런데 1990년대 후반 2000년 초반에 탈북민들이 한국에 온 이후로 북한의 대중 악기인 손풍금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남한분들로 만들어진 연주단이었다고 했는데요. 어떤 분들이 아코디언을 배우고 공연을 하신 겁니까?
정진화: 대부분 연주자들은 처음에는 퇴직 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또는 취미생활을 위해 아코디언이나 배울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했는데요. 연주단원이 20명인데 이철옥 교수의 열정적인 지도로 연주자까지 된 사람들입니다.
기자: 이번 공연 내용도 좀 전해주시죠
정진화: 이철옥 교수가 작년에는 양제동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했고 이번에는 KBS 아트홀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클래식, 가요, 탱고 등 다양한 쟝르의 연주와 뮤지컬 형태의 공연을 자신이 직접 독특하게 편곡, 기획, 연출해서 연주자들은 물론 관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 공연에서 특별한 것이 있었습니까?
정진화: 솔직히 남한예술과 북한예술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30대 중반까지 살다보니까 아무래도 남한예술이라고 하면 트로트, 북한의 4분의 4박자 노래와 비슷한 트로트 음악이 제 나이대 사람에게는 익숙한 쟝르고 특히 사물놀이나 풍물놀이 이런 것은 저희와 감정적으로 맞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 자리에 있으면 금방 우리에게 익숙한 곡으로 연주가 되면 흥취에 젖어드는 겁니다. 이번에도 아리랑으로 연속해서 연주가 됐는데 여기선 지역별로 아리랑이 있더라고요. 우리가 다 함께 부르는 아리랑이 진도 아리랑, 밀양 아리랑, 영천 아리랑 등 각 지역에서 부르는 아리랑이 그 나름대로 가사나 음에서 특색이 있더라고요. 이런 다양한 곡을 편곡을 해서 연주자도 때로는 6명이 나오고 4명이 나오고 해서 변화를 줬고 또 이번에 시각장애인이 아리랑을 직접 부르면서 아코디언 연주를 했는데 감동적이었습니다.
기자: 이 교수 외에도 아코디언은 탈북민들이 많이들 연주자로 활동을 하시죠?
정진화: 네, 진짜 많습니다. 그런데 이미 언급한 것처럼 아코디언을 가지고 탈북민예술단체에 속해서 공연을 다니는 분들이 계시고 이번에도 아코디언을 하는 분 중에 김영남 씨라고 있는데 이분도 예전에는 탈북민예술단체 단장으로 다녔는데 지금은 종로에 학원을 내고 이번에 연세디지털음악원의 교수가 됐습니다. 이처럼 이철옥씨나 김영남씨처럼 북한에서 배운 그 재간 하나로 한국에서 직업으로 연결 시켰고 또 그 직업으로 해서 인지도 역시 높아지고 대학에서 교수도 되고 또 많은 제자도 양성하는 모습은 같은 탈북민으로 너무 자랑스럽고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정진화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정진화: 네, 고맙습니다.
북열차 방송원의 남한이야기. 오늘은 탈북민 감독의 아코디언 공연을 보고 온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