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올림픽 앞두고 사상교육 강화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2.05
jp_pro_nk-620.jpg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여자축구대회에서 북한 국기를 내걸고 응원하는 조선총련계의 재일 조선인.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당국, 올림픽 앞두고 사상교육 강화>

- 주민 대상 학습과 회의에서 적들의 흉계에 속지 말라

- 올림픽 관련 내용, 주민에게 언급하지 않아

-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 비사회주의적 요소에 투쟁 강조

- 먹고살기 바쁜 주민들, 올림픽 관심 적고 쌀이라도 지원해줬으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북한도 참가하고요.

특히 개회식 때 남북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삼지연 관현악단의 남한 공연 등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내 평화 분위기가 한껏 고조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장으로서 남한을 방문하고,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북미대화를 타진하려는 남한 정부의 노력도 엿보이는데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핵 문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학습과 회의에서

사상 투쟁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부 지역에 사는 여성은

”요즘 신년사 학습을 하고 있는데, 당원들은 모두 외워야 한다”라며

“회의에서 보안원들이 남북 간에 대화는 하지만,

적들의 흉계에 속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빙상호케이) 남북 단일팀이나 북한 응원단 파견 등에 관한 내용이

강연이나 회의에서 잘 거론되지 않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요.

오히려 올림픽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늘 전쟁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적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고

항상 전투태세를 갖춰야 한다”라며

“특히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과 비사회주의 요소에 대한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음은 북한 주민의 말입니다.

-       당국은 올림픽에 대해 주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북한 여성] 중앙당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남조선과 미국놈들이 올림픽을 한다면서 뒤에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 때문에 적의 꼬임에 넘어가지 말고 항상 전투태세 준비를 해야 한다. 놈들이 뭐라고 하든 놀아나지 말고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과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회의 때마다 강조하고 있습니다.

-       평창 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적다는 겁니까?

[북한 여성] 자기 아들딸이 선수나 응원단으로 남쪽에 간다면 몰라도, 일반 사람들은 올림픽에 관심 없어요. 시장에 나오는 사람들은 올림픽에 대해 '예전처럼 지원 쌀이라도 보내주었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하는 정도입니다.


물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을 ‘민족의 경사’라고 말했고,

북한의 언론매체도 올림픽에 대해 보도했기 때문에

주민 사이에서 올림픽은 잘 알려진 내용입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주민 사이에서 올림픽은 큰 화제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북한 당국이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고위 대표단장으로 파견하고,

북한 예술단의 공연, 남북 합동 연습과 남북 단일팀 구성 등

다양한 방법과 모습으로 대화 국면과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민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속과 사상 교육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요.

자연스럽게 올림픽에 대한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한국 내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한국에 파견하는 예술단과 응원단에 대해

사상적으로 무장할 사전 교육에 힘쓸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이들이 한국에 오면 더욱 강도 높은 통제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잦은 생활총화와 학습을 거쳐야 한다는 건데요.

많은 전문가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이유로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에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미동맹의 균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탈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물론 한국 정부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러내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축제가 되게 할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함께 올림픽을 즐겨야 할 북한 주민은 바쁘고 힘든 일상생활과 북한 당국의 사상 교육 아래

올림픽의 정신과 의미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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