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지방, 주민·간부 총동원 경계태세
2016.05.04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당국이 오는 6일 제7차 노동당 대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경 지방의 경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주민은 물론 간부까지 총동원해 아파트와 마을, 영생탑, 혁명유적지까지 밤낮으로 특별경비를 서는데요,
“정말 단속이 너무 심해서 주민들이 불쌍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당 대회가 열리는 6일까지는 주민을 총동원하다시피 한 경비가 될 것 같습니다. 주민의 입장에서는 장사도 못 하고 숨 막히는 압박을 느끼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이번 특별경계는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는 당 대회를 맞아 북한 내부정보의 유출을 막고, 당 대회 분위기를 망칠 사건․사고를 방지하며, 주민을 더 통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또 강화된 통제와 단속은 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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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경지방, 주민․간부 총동원 경계태세>
- 양강도 혜산시, 당 대회 개최 앞두고 24시간 특별경계
- 지역 주민은 물론 노동당 비서․간부․보안원․청년동맹원 동원
- 아파트․마을과 영생탑․혁명유적지, 밤낮으로 순찰
- 숙박검열도 삼엄, 보안원 매일 집마다 방문
- 당 대회 끝날 때까지 경계태세 유지할 듯
북한이 오는 6일, 36년 만에 제7차 노동당 대회의 개최를 앞두고 지난 2일부터 전국에 특별경비 기간을 선포한 가운데 북․중 국경지방에는 주민과 간부가 총동원해 경계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 혜산시를 비롯한 중국과 마주하는 국경지대는 지난 2일부터 계엄 상태에 들어간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의 말을 인용해 2일부터 당 대회가 시작되는 6일까지 특별 경비 기간이 선포되었고 간부까지 참여해 이전과 달리 매우 삼엄한 분위기라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특히 압록강 상류에 있는 양강도 혜산시는 중국 길림성 장백현과 마주하는 곳으로 이 부근의 강폭은 불과 20~30m밖에 안 되는데요, 그래서 혜산시는 주요 탈북 지점이자 정보 교류, 밀수 등이 성행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 시내 아파트는 물론 농촌 마을, 혁명 사적지 등에 노동당 비서와 간부들, 보안원, 보위원, 청년동맹원 등이 조를 이뤄 24시간 특별경계를 펼치고 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정말 단속이 너무 심해서 주민들이 불쌍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당 대회가 열리는 6일까지는 주민을 총동원하다시피 한 경비가 될 것 같습니다. 간부를 비롯해 일반 주민까지 교대로 아파트나 농촌 마을을 지키는 조를 만들어 순찰까지 하니까 주민의 입장에서는 장사도 못 하고 숨 막히는 압박을 느끼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전한 구체적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혜산시 시내의 아파트에는 인민반장이 책임자가 되고 각 세대에서 두 명씩 나와 경비를 서고요, 농촌에서는 각 리의 노동당 비서와 간부, 보안원, 보위원, 청년동맹원 등이 한 조가 돼 마을을 순찰하고 밤에는 ‘영생탑’과 혁명사적지에도 교대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또 ‘영생탑’ 외에 김일성․김정일의 동상이나 초상화 등 지도자를 우상화하는 기념 건축물에 대해서도 주민을 동원해 밤낮으로 지키고 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당국이 당 대회를 앞두고 경계를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당 대회를 앞두고 정보 유출과 사건․사고의 방지를 도모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려는 의도인데요,
[Ishimaru Jiro] 첫째는 역시 정보유출에 대한 경비죠. 김정은에 의한 당 대회이기 때문에 모든 북한 주민이 하나가 돼 준비하고, 김정은 통치에 대한 존경심을 내세우려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정보 유출을 막자는 것이고요, 다음은 혹시 당 대회기간에 사건․사고가 있으면 당 대회에 누가 되는 것이니까 그것도 막자는 것이죠. 조금이라도 국내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 또는 북한 주민이 당 대회 자체에 관해 관심이 없거나 반대하는 의견이 많으면 그런 분위기는 금방 전파되니까 그것을 막기 위한 것일 수 있습니다.
또 북한 당국으로서는 당 대회를 계기로 경비를 강화해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충성을 강요하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이번에는 경비를 서는 시간까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무조건 참가해야 하며 특히 숙박검열은 보안원이 매일 모든 집을 돌며 실시하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통제가 장기화하면서 주민이 너무 힘들어합니다. 부담이 많고요, 동원되면 집안일과 장사 시간도 줄어들고, 주민 사이에서도 많이 경계해야 하고요. 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힘들지 않습니까?
북한 당국은 본격적으로 당 대회에 관한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또 이번 당 대회가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고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당 대회가 평양에서 열리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사실상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히려 계속되는 단속과 동원, 경계태세 등으로 당 대회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인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강화된 통제와 단속은 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