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국경통제 강화 목적 100여 명 검열단 파견
- 혼란에 빠진 북한 주민 탈북 단속
-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탈북 여성 두 명에게 사격
- 혜산시는 봉쇄상태, 밀수도 장사도 안돼
- "전쟁 나면 중국으로 도망치겠다" 분위기 확산
- 검열과 단속 가운데 신년사 학습, 회의 강행
2014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 지역에 대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국경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에 국경 지역에 대한 조사를 목적으로 중앙당에서 파견한 100여 명의 검열단이 내려오고, 탈북자를 향해 소총 사격을 가하는 등 지역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8일, '아시아프레스'와 직접 통화한 양강도 국경 지역의 취재협력자는 "지난해 말 장성택 숙청 사건을 전후로 계속되는 검열 때문에 주민 생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중앙당에서 100여 명의 검열단이 내려온 것은 지역 간부들에 대한 검열도 있겠지만 국경 통제에 관한 시찰이 주된 이유란 설명입니다. 다음은 '아시아프레스'와 양강도의 취재협조자가 직접 통화한 내용입니다.
- 무슨, 장성택 때문에 검열 들어왔다고?
[취재협조자] 모릅니다. 장성택 때문에 들어왔는지...
- 뭐 한다고, 요즘에?
[취재협조자] 우리 집이 타격받았습니다.
- 너네가 타격받았다고? 장성택 때문에?
[취재협조자] 그렇지. 우리 다 타격받았지
- 그런데 검열 들어온 게, 어디 검열 들어왔니? 인민반에 검열 들어왔니?
[취재협조자] 아니, 연선에
- 국경연선에?
[취재협조자] 료해(시찰) 사업하러 중앙당 검열, 중앙당에서 저리 간부들...
- 응. 국경에 들어온 모양이구나?
[취재협조자] 네.
이와 관련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장성택 숙청 이후 확산한 공포 분위기와 검열 등으로 견디기 힘든 분위기가 국경 연선에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shimaru Jiro] 100명은 대단한 숫자거든요. 장성택 숙청 이후 한 달이 됐는데, 내부 분위기가 아주 살벌하지 않습니까? 장성택과 연루된 사람들이 계속 구속되고 죽는 등 숙청의 여파가 계속되는데요, (북한 주민은) 생활이 힘들어서가 아니고 공포 분위기 때문에 나간다는 것 같습니다. '아시아프레스'의 다른 취재 협조자는 "전쟁이 나면 다 중국으로 도망치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만큼 무섭고, 매일 계속되는 검열 때문에 고달프고, 그래서 견디기 힘든 분위기가 국경 연선에 확산하는 것 같습니다.
양강도의 취재협조자는 중앙당 검열이 기본적으로 북한 주민의 탈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안다면서 "며칠 전에도 양강도 혜산시 혜신동쪽에서 여자 두 명이 중국으로 도망쳤는데 북한 측 국경경비대가 그들을 향해 사격까지 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경비를 서던 북한 병사가 총을 쐈는데 한 명은 붙잡히고, 다른 한 명은 중국으로 건너가 마중 나온 차를 타고 도망갔다는 겁니다.
- 기본은 중국에 도망치는 것 때문에 들어온 모양이구나?
[취재협조자] 총살했습니다. 혜신동 쪽에서 여자 둘이 뛰어서리. 그것 때문에 또...
- 혜신동에서?
[취재협조자] 네. 총 쏴서 하나는 잡고, 하나는 그냥 차 타고 갔다는 거 같습니다.
- 총으로 쐈다니? 그 사람 죽었나? 총에 맞은 사람은?
[취재협조자] 아니, 그 여자는 그냥 잡히고...
- 중앙당 사람들이 쏜 건가? 총. 경비대가 쐈겠지?
[취재협조자] 네. 경비대. 전사.
뿐만 아니라 요즘 북한에서는 장성택에 대한 비판과 김정은 제1비서의 신년사에 관한 학습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 혜신동의 일반 주민이 뛰었는데 그리 복잡하나. 중앙당 검열까지 들어오니.
[취재협조자].아~총살하재? 전국적으로 여기 지금 장성택 때문에, 완전히 우리 막 기찹니다.
- 동에 포치하고, 공장 기업소도 회의하고, 그러는 모양이구나?
[취재협조자] 네.
- 회의 제목은 뭐야? 회의 제목은 무슨 뭐, 민족반역자 장성택이 뭐 이런거야?
[취재협조자] 그것도 그렇고, 이번에 김정은 동지 신년사 했지 않습니까, 신년사 학습도 하고, 그런 것도 다 하지.
[Ishimaru Jiro] 얼마 전 김정일 추모행사가 있었고, 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한 사람씩 조사했답니다. 이전에는 정치적인 행사에서 어느 정도 뇌물을 바치거나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 빠질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여유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압박감이나 공포감이 대단히 큰 것 같고요. 국경 연선인 양강도 혜산의 경우 거의 봉쇄상태라고 합니다. 혜산시에는 밀수로 먹고사는 사람이 많은데요, 많은 지장이 생겼을 겁니다. 또 밀수가 안 되면 장사도 잘 안되지 않습니까? 이런 이유로 사람들이 많이 피곤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실제로 중국의 언론매체인 '환구시보'도 8일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북․중 국경 지역의 경비가 강화되면서 양국 간 밀무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고 북․중 접경지역에 북한군의 국경 경비도 눈에 띄게 강화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최근 국경지방에 파견된 중앙당 검열단의 취지와 앞으로 움직임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확실한 것은 장성택 처형 이후 혼란에 빠진 주민의 탈북사태를 미리 막기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장성택과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계자들의 탈북도 예외일 수 없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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