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 북한 정권이 아닌 탈북자 관심 고마워
2018.02.12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면담한 탈북자 지현아 씨 인터뷰
- 북한 고위급 내려온 날, 탈북자 만나준 것 고마워
- 펜스 부통령, 탈북자에 따뜻하고 든든한 모습 보여
- 눈물 흘린 탈북자에 휴지 건네며 격려해 준 펜스 부통령 부인
- 오토 웜비어 씨의 부친, 탈북자에 격려와 응원의 선물 전달
강력한 대북제재와 최고의 압박’을 강조하는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말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 연설에서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했고요. 다음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을 만나 이들의 사연을 듣고 북한 내 보편적인 인권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월 8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북한과 이란, 쿠바 등에서 수백 만명의 사람이 잔혹한 정권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또다시 탈북자 지성호 씨의 사연을 거론했는데요. “지성호 씨의 사연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고, 이제 그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의 상징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9일, 지성호 씨를 포함한 탈북자 4명을 면담하면서 ‘북한 인권의 개선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는데요.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각각 탈북자를 만나고 인권을 거론하는 것은 북한이 '위험하고 잔혹한 국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합니다. 이 시간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직접 만난 탈북자 지현아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펜스 부통령을 만난 다음날 지현아 씨를 전화로 연결했는데요. 인터뷰 내용 들어보시죠.
- 지현아 씨,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현아 씨]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어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천안함을 보고, 면담도 했습니다.
우선 펜스 부통령을 만난 소감부터 듣고 싶어요.
[지현아 씨] 펜스 부통령님은 매우 차분하셨고, 아버지 같은 느낌, 든든한 모습이었습니다.
- 펜스 부통령의 부인도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느낌이셨어요?
- [지현아 씨] 부인도 차분한 모습이었고요, 저희를 바라보는 눈빛이 따뜻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것 같았어요.
- 펜스 부통령이 현아 씨를 비롯한 탈북자들과 만남에서 북한을 ‘감옥 국가’라고 표현하고 북한 주민을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펜스 부통령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 [지현아 씨] 펜스 부통령이 북한 정권과 김정은에 대해 ‘폭정’이라고 했거든요. 합당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북한에 대한 경고,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분의 관심이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주민이란 점에서 크게 와 닿았습니다. 공감이 됐고요. 어제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의 고위급이 한국에 왔는데요. 그런 사람에 관심을 두지 않고, 북한 정권에서 억압받았던 탈북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 펜스 부통령이 (북한에 대해) 매우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 현아 씨는 펜스 부통령에게 무슨 말을 했고, 어떤 점을 강조했나요?
- [지현아 씨] 저는 그 자리에서 제가 3번 북송되고, 4번째 탈북하는 과정에서 인신매매 당했고, 당시 임신했던 3개월 된 아기를 마취도 없고 강제로 수술한 사건과 탈북했다는 이유로 교화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이야기, 기독교인으로서 중국에 있는 탈북 기독교인들이 강제북송 되어서 이름도 없이 죽어가는 현실을 말씀드렸고요, 기본적으로 강제북송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 그 자리에는 북한에서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도 함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대화를 나누셨나요?
- [지현아 씨] 프레디 웜비어 씨가 성조기 위에 ‘오토’라고 새겨진 배지랑 옷을 탈북자들에게 나눠줬어요. 펜스 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셔서 저 혼자 손을 들었어요. 저는 ‘너무 감사하다. 아들을 잃었음에도 한국에 와서 탈북자들을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에 감명받았고, 감사하고 미안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계속 울었는데, 펜스 부통령의 부인이 다독여주고 휴지를 전해주면서 눈물을 닦으라고 해주었습니다.
-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이 요즘 북한 인권에 관심을 두고,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애써오셨는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현아 씨] 미국의 대통령과 부대통령이 북한 인권을 위해 직접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 인권을 위해 직접 나서주는 모습에 감사드립니다. 어제 한국에 온 김여정을 보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미소를 전혀 잃지 않은 모습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습니다. 북한에 있는 주민들과 남한 국민, 또 남한과 해외에 있는 탈북자 모두 북한 인권에 관심을 두고 북한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노력해주길 부탁드립니다.
- 네. 지현아 씨, 고맙습니다.
[지현아 씨] 네. 고맙습니다.
- 지금까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직접 만난 지현아 씨와 대화를 나눠 봤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한의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남을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펜스 부통령은 그 시간에 탈북자들을 만나고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와 동행했는데요. 이는 북한의 진정성에 여전히 의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개선해보려는 시도에 미국은 북한 정권의 본질을 알리고, 북한을 대하는 미국의 입장을 나타내기 위해 웜비어 씨의 아버지와 동행하고 탈북자를 만난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탈북자가 겪은 인권 유린의 실태에 우려를 나타낼 뿐 아니라 어린 미국인 대학생이 북한에 관광을 갔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미국. ‘이것이 북한의 모습이고 미국은 이를 잊지 않을 것이다’는 미국의 의지는 북핵 문제와 함께 꾸준히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이란 예상을 가능케 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