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설 공급 달랑 식용유 한 병∙천 신발 한 켤레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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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김정일 생일에 배분된 과자 봉지.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고 적혀 있다. 당시에 맛이 없다는 악평을 받고 시장에 내놓고 파는 사람이 속출했다.
2011년 김정일 생일에 배분된 과자 봉지.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고 적혀 있다. 당시에 맛이 없다는 악평을 받고 시장에 내놓고 파는 사람이 속출했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음력설과 김정일 생일 겹친 2월 16일

- 올해 특별공급은 식용유 한 병과 천으로 만든 신발 한 켤레

- 이달 초 풍성한 특별공급 기대했는데... 실망으로 바뀌어

- 열악한 경제 상황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영향

- 북 주민 “김정은 정권의 재정 상황 좋지 않구나” 분위기 확산


'식용유 한 병과 지하족 한 켤레'

올해 김정은 정권이 음력설 명절을 맞아 북한 주민에게 나눠준 명절 공급입니다.

특히 올해는 음력설과 북한 최대의 명절이라 일컫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겹쳤지만, 주민에게 분배된 명절 공급은 여전히 형편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를 통해 전해들은 내용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특별 공급이 매우 좋을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결국 가구당 식용유 한 병과 천으로 만든 지하족(민생용으로 바꾼 군용 헝겊신) 한 켤레에 불과하다"며 명절공급 품목에 매우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전에는 어린이용 과자 세트와 술 1~2병은 나왔는데, 올해는 술은커녕, 나머지 선물도 돈을 내고 사야 할 형편입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2월 초부터 올해는 특별한 공급이 많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퍼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크게 기대했는데, 날이 가까워지면서 내용을 들어보니 역시 별 것 없다고 느꼈답니다. 한 가구당 식용유 한 병, 지하족이라고 하는 신발을 준다고 하는데, 지하족은 북한 주민에게 별로 반갑지 않은 물건이라고 하거든요. 공급 내용을 특별히 기대하는 분위기는 없고, 명절 공급이라는 것이 20년 전부터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은 북한 주민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당국의 재정 상황이 어렵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북한 당국의 형편없는 명절 공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4월 15일, 김일성 국가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는 술 한 병과 소금에 절인 도루묵 1kg에 불과했고, 사탕 과자나 식용유, 돼지고기 등 다른 품목은 오히려 세대별로 마련해 바쳐야 했습니다.

또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은 날에도 지방의 주민에게는 기름 한 병과 과자만 공급해 북한 주민의 불만이 컸는데요. 올해는 설 명절과 김정일 생일이 겹쳐 특별공급을 기대했지만, 결국,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북한 주민에 따르면 올해 음력설에는 각종 동원과 정치행사 등으로 설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인데요. 음력설보다는 김정일 생일이 우선이고, 충성을 위한 행사에 동원되거나 각종 정치 활동에 참여 등으로 더 바쁘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1월 1일에 김정은 신년사가 발표됐고, 거름 전투도 1월에 해야 합니다. 2월은 김정일 생일도 있어서 여러 가지 일정이 많은 것이 1~2월이거든요. 이런 가운데 음력설은 가족과 지내면서 쉬는 시간일 텐데 올해는 2월 16일이 음력설이고 김정일 생일이 겹쳤습니다. 그것은 북한 주민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이 생긴 것 같습니다. 김정일 생일은 민족의 최대 명절이라고 해서 정치 활동도 해야 하니까 일반 주민의 입장에서 동원도 되고 바빠집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까지 겹쳐 올해는 더 열악한 명절공급을 제공한 데 대해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재정 상황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고 '아시아프레스'는 덧붙였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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