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기단속 청소년, 돌격대에서 강제노동
2016.04.15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최근 북한에서 청년동맹을 중심으로 풍기문란에 대한 단속이 강화하는 가운데 이에 적발된 청소년들이 ‘6․18 돌격대’로 보내져 강제 노동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18 돌격대’는 열악한 생활환경에 영양실조와 강도 높은 노동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특히 청소년들이 이곳에 보내진 사실조차 부모에게 알리지 않아 사태의 심각성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하순부터 청년동맹의 비사그루빠들이 거리에 나가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풍기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단속된 사람들이 노동현장에 보내지고 있고 부모에게 연락 없이 바로 보내고 있어서 사태가 많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자녀의 행방을 찾아다닌 부모들은 돌격대로 보내진 것에 반발해 당 사무소 앞에서 집단 항의에 나섰는데요, 청년동맹 측은 오히려 부모들을 훈계하거나 돌격대로 면회를 가라는 등 적반하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권력의 횡포와 인권침해의 사안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풍기문란으로 단속에 적발된 청소년, ‘6․18 돌격대’로 보내져
-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자녀교육 똑바로 하라’ 적반하장
- 반발한 부모들, 당 사무소 앞에서 연일 집단 항의
- 당 대회 앞두고 사회기강 바로잡기․돌격대 노동력 보충 목적
- ‘6․18돌격대’, 영양실조․강제노동 유명
최근 북한에서 풍기문란으로 단속에 적발된 청소년들이 강제로 노동현장에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청소년을 적발한 노동당 산하 청년동맹이 부모에게 자녀들의 행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집단 항의로까지 발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노동당 산하 사회단체인 청년동맹이 지난 3월부터 시장과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옷차림과 초상휘장 착용 등을 엄격하게 검사하면서 위반자는 먼 지방의 노동현장에 강제로 보내고 있다고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복수의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단속에 걸린 청소년들이 강원도의 ‘6․18 돌격대’로 보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가족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아 자녀들의 행방을 걱정한 부모들이 당 사무소 앞에 모여 연일 집단항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지난 3월 하순부터 청년동맹의 비사그루빠들이 거리에 나가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풍기단속에 들어갔습니다. 과거부터 있었던 단속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에 단속된 사람들이 노동현장에 보내지고 있고 부모에게 연락 없이 바로 보내고 있어서 사태가 많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속된 청소년들이 보내지는 ‘6․18 돌격대’는 노동당 직속의 '돌격대'로 강원도가 거점입니다. 199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삼지연군의 건설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을 계기로 결성됐는데요, 북한의 언론매체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처우나 생활환경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청년동맹의 단속에 걸려 유치돼 있던 청소년들이 약 30명 정도 모이면 바로 '6.18 돌격대'로 보내지고 있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6․18 돌격대에 있었던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요. 노동의 강도가 매우 세고, 합숙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합니다. 공사․건설 현장에 계속 투입되는데, 노동 강도는 세고 먹을 것도 충분치 않기 때문에 영양실조에 많이 걸린다고 합니다. 또 안전장치가 잘 안 되어 있어서 사고로 죽는 사람도 매우 많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단속된 이들을 어디로 보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복수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6․18 돌격대’는 군대처럼 부대 생활을 해야 하며 한 번 끌려가면 6개월은 일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돌격대에 가려는 사람이 없어 청년동맹이 풍기단속을 통해 인원을 충당하고 있는데요,
또 빈약한 식사에 소금국만 주고 속도전 공사현장에서 장시간 일하다 보니 이곳에서 거의 반죽음 상태가 된다는 것이 취재협력자의 설명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무리하게 인원을 동원하는 것은 처음으로 각 지역에서 조직적으로 단속에 걸린 청소년을 보내는 배경에는 중앙 정부로부터 지시가 내려왔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동맹이 돌격대로 보내진 청소년들의 행방을 부모들에게 알리지 않은 건데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아이들을 걱정한 부모들이 보안서에 물어보면 “청년동맹으로 가보라”로 말해 줘 자녀들의 행방을 알게 되고, 이에 반발한 부모들이 당 사무소 앞에서 매일 집단 항의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2일에도 10명 이상의 부모가 ‘아이를 돌려달라’며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shimaru Jiro] 첫 번째 소식은 4월 2일에 함경북도의 한 지방 도시에서 행방불명이 된 자식을 찾기 위해 보안소를 찾았는데, ‘청년동맹사무소에 가보라’고 해 결국 ‘돌격대에 보내졌구나’라고 알게 된 거죠. 보안서에서는 이미 ‘젊은이들이 행방불명된 것은 다 돌격대로 보내졌기 때문’으로 알고 있으니까 청년동맹으로 가보라고 한 거죠. 부모들은 당 사무소 앞에서 “아이들을 돌려달라, 소식을 알려 달라”고 하는데, 청년동맹에서는 오히려 “부모로서 교육을 잘하라”, “면회하고 싶으면 6․18 돌격대로 가라”고 한다고 합니다. 부모로서는 방법이 없으니까 뇌물 이야기도 하고, 돈이 없는 사람은 탄원하거나 항의하는 집단행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보안원과 간부 또는 부잣집의 자녀가 돌격대에 유치돼 있으면 당이 부모에게 알려준 뒤 북한 돈으로 약 80만 원의 벌금을 받고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하지만 가난한 부모들은 통곡하며 항의할 수밖에 없는데요, 딸이 붙잡힌 부모는 당 사무소로부터 '아이의 교육이나 제대로 하라. 딸을 만나고 싶으면 ‘6․18 돌격대’로 면회를 가라'는 말까지 들었다는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당국이 이처럼 무리하게 청소년을 강제노동 현장으로 몰아넣는 이유로 두 가지를 지적합니다.
첫째는 오는 5월에 있을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북한 사회에 문란했던 기강을 바로잡자는 당국의 의지인데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재하는 36년 만의 당 대회를 앞두고 사회질서 유지에 나선 북한 당국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풍기문란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더 조이고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돌격대 인원의 부족인데요,
돌격대는 국가적인 건설 사업에 동원되는 노동부대로 대부분은 청년동맹과 직장에서 조직․관리되고 주로 발전소나 도로, 철도 등의 건설에 투입됩니다. 하지만 젊은 층의 인구가 줄어들고 ‘돌격대’의 열악한 생활환경 탓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데요,
오는 5월 당 대회에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급히 진행되는 건설 공사에 투입할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속에 적발된 청소년들을 돌격대로 보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Ishimaru Jiro] 돌격대의 노동력 부족 때문이 아닌가? 란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5월 당 대회까지 평양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건설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맞추려면 시간도 얼마 안 남았는데, 단기적으로 완성해야 할 공사가 있다면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잖아요. 노동력을 고용하려면 돈을 줘야 하고, 현지 주민도 그동안 부담이 많았으니까 젊고 힘 있는 젊은이를 뽑아야 하는데 결국, 풍기단속을 구실로 공짜로 쓸 수 있는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들어요.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12일에도 함경북도 지역의 당 사무소 앞에는 10여 명의 부모가 모여 자녀들의 강제 동원에 대한 항의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이런 무법천지가 어디에 있느냐?’란 건데요,
최근 북한 사회를 통제하고 단속하려는 당국의 의지는 이전보다 더 확고하고 강도도 세졌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단속을 이유로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청소년을 강제로 노동현장에 보낸 북한 당국의 행동은 북한 주민은 물론 누구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국가권력의 횡포이자 인권침해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