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장, 휴대전화로 주문해 먹기도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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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을 맞아 김치 담그기에 신이 난 평양여성들.
김장철을 맞아 김치 담그기에 신이 난 평양여성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중국에서 배추․무 등 소량 유입,

- 올해도 김장용 채소․양념 넉넉히 않아 가격 상승

- 지역․계층․경제적 능력에 따라 김장 기간도 달라

- 김장 김치, 대도시 장마당에서 구하기도

-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배달해주는 형식


미국 워싱턴과 마찬가지로 북한에도 겨울이 성큼 다가왔으리라 생각합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월동 준비로 김장하셨는지요?

북한 주민에게 매년 11월은 겨울을 앞두고 땔감과 식량, 그리고 김장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기인데요, 특히 김장 전투는 피해갈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반년 식량’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올해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배추와 무 등 채소 농사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특히 평양시 협동농장의 채소 작황도 한심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따라서 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와 무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습니다. 또 일부 주민은 국경경비대와 짜고 중국 쪽에서 배추와 무를 들여오는 실정인 데다 시장에서 채소값은 ‘부르는 게 값’이란 것이 ‘데일리NK'의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북한 주민의 김장 상황은 어떤지 중국의 김준호 특파원을 연결해 분위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준호 특파원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김준호 특파원, 안녕하세요?

[김준호 특파원] 네. 안녕하십니까? 중국입니다.

- 네. 이곳 워싱턴도 기온이 뚝 떨어지고, 날씨가 매우 추워졌습니다. 북․중 국경지방 날씨는 좀 어떤가요?

[김준호 특파원] 네, 북․중 국경 지방의 날씨는 이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한낮의 기온은 영상을 기록하지만, 야간에는 영하까지 떨어지고 있습니다.

- 오늘 북한의 김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조금 전 언급했습니다만, 북한 주민이 김장철을 맞아 중국으로부터 배추와 무를 많이 들여가고 있다고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 광경을 많이 볼 수 있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네, 저도 그 보도를 봤습니다만, 제가 관찰한 내용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국경 지역에서 소량의 배추나 무가 밀수 차원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대량으로 들어가는 것은 관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전 2000년대 중반까지는 10월 하순경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큰 대형 트럭으로 무와 배추를 가득 싣고 압록강을 건너는 차량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는데, 이후에는 어떤 이유 때문인지 그런 광경은 볼 수 없다고 단둥 현지 주민은 전했습니다. 아무래도 북한에 돈이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단둥 주민은 말하는데요, 배추나 무보다 더 급한 물자를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 네, 그렇다면 올해 북한의 김장용 배추나 무의 작황이 어떤지에 관한 내용도 파악해보셨는지요?

[김준호 특파원] 네. 이미 올해는 가뭄이 유난히 심해 북한의 농사가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는데요, 이 때문인지 배추나 무의 작황도 그리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하지만 평년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작황이 나쁜 것 같지도 않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직접 함경남도, 평안북도, 황해도 주민을 통해 이에 관한 내용을 들어 봤는데요, 가뭄 때문에 배추와 무의 작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우 나쁘지도 않다고 합니다. 평년의 작황과 비슷하다는 건데, 배추나 무의 경작 면적이 다른 곡물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김장용 채소의 작황이 풍년이라 해도 북한 주민이 넉넉히 김장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이는 올해뿐만 아니고 해마다 겪는 일입니다.
참고로 지난주까지 파악한 북한의 배추 가격이 1.5kg 한 포기가 1.2~1.3위안 정도(북한 돈으로 대략 1천600~1천700원) 합니다. 그런데 중국 쪽 배추는 500g에 0.35위안 정도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배추값이 꽤 비싼 겁니다. 하지만 올해는 가뭄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금 생산은 많아 소금값은 아주 싸다고 합니다.

- 그럼 요즘 북한도 김장이 한창일 것으로 보이는데, 11월 말까지는 김장이 거의 끝나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역과 계층에 따라 김장을 하는 시기가 매우 차이가 있는데요, 겨울이 빨리 오는 함경북도나 양강도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김장이 빠른 것은 맞습니다. 11월 중에 북쪽 지방이 거의 김장을 마치고 남쪽 지역은 이보다 늦은 다음 달 12월까지 김장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같은 지역에서도 경제적으로 좀 여유가 있는 계층과 어려운 계층 사이에 김장하는 시기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보통 김장을 늦게 하는데요, 김장을 많이 하는 시기에는 각종 김장 재료값이 비싸지만, 김장이 거의 끝나게 되면 김장 재료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김장을 한다는 겁니다.
또 농촌 지역은 그럭저럭 김장 재료를 자급자족할 수 있지만, 도시지역은 대부분 김장 재료를 모두 시장에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서는 김장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추위가 일찍 찾아오는 북부지역이라고 하더라도 12월에 가서야 김장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고요, 북부지방보다 추위가 좀 더 늦게 오는 평안도 이남 지역에서는 12월에 김장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 네, 그렇군요. 혹시 김준호 특파원은 북한 주민이 담근 김치를 직접 먹어본 적이 있는지요? 한국이나 미국에서 접할 수 있는 김치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김준호 특파원] 네. 북한 주민이 담근 김치는 여러 번 접해봤습니다. 그런데 남한에서 담그는 김치와 거의 비슷한데, 쓰는 양념에서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째로 북한 주민이 김치를 담그면서 배추를 버무리는 속을 만들 때 남한에서는 배추의 쓴맛을 제거하고 양념 맛을 부드럽게 하려고 설탕을 사용하는데요, 북한 주민은 설탕 대신 사카린을 넣습니다. 열이면 열 모두가 그런데요, 북한에서는 설탕이 비싸기 때문에 값이 싼 것을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또 둘째로는 북한에서 ‘맛내기’라고 불리는 화학조미료를 많이 넣는데, 특별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그저 이게 많이 들어가야 김치가 맛있다고 할 뿐 별다른 시원한 설명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끝으로 남한의 김치는 마늘이나 고춧가루, 생강, 젓갈, 양파 등 양념을 많이 넣기 때문에 김치의 양념 맛이 자극적이고 진한 데 반해 북한식 김치는 넣는 양념의 종류는 비슷하지만, 양을 그리 많이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식 김치는 맛이 순하고 뒷맛이 깔끔하다고 할까요? 이처럼 끝 맛에 있어 남한 김치와 꽤 차이가 납니다.
실제로 북한 주민이 김장 준비를 하려면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 고춧가루를 비롯한 양념인데요, 양념을 넉넉히 쓰지 못하기 때문에 남한 김치와 맛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요즘 북한 장마당이 활성화하다 보니 대도시 장마당에는 없는 게 없다는 말도 있거든요. 혹시 김치를 장마당에서 구매할 수는 있는지에 관해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맞습니다. 장마당에서 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장경제가 발달한 자본주의 국가의 식품점처럼 김치를 보기 좋게 포장해 파는 것은 아니지만, 돈만 있으면 필요할 때 김치를 사서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장마당에서 김치를 매대에 올려놓고 파는 것은 아니고요, 가정에서 김치를 해놓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배달을 해주는 형식인데요, 물론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는 아직 이런 모습은 보기 힘들지만, 평양이나 신의주, 함흥, 청진 같은 대도시에는 있다고 합니다. 또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됐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하는데요, 북한에도 느리긴 하지만 시장경제가 점점 확산하는 추세에 따른 영향인 것 같습니다.

- 네. 김준호 특파원.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어보겠습니다. 남한이나 북한 모두 겨울철을 앞두고 연례행사로 김장을 하지 않습니까? 혹시 중국인도 김장을 하나요?

[김준호 특파원] 네, 중국 전역이 다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이 긴 동북 지방에서는 중국 사람도 전통 김치인 “쏸차이”라는 것을 담급니다. 배추와 배추 사이에 소금을 넣고 보관하면 배추에 있던 수분이 빠져 소금과 어우러져 발효되는데요, 맛이 시큼하고 상당히 짭니다. 그래서 “신 배추”라는 뜻의 “쏸차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남․북한의 김치처럼 특별한 양념이 필요 없는데요, 이 김치를 겨울철에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 먹기도 하고, 만두 속 재료로 쓰면서 다양한 요리의 보조식품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옛날처럼 ‘쏸차이’를 많이 담그지 않습니다. 겨울철 내내 싱싱한 채소가 시장에 넘쳐 나기 때문인데요, 이 ‘쏸차이’가 필요하면 식품점에서 조금씩 사다 먹으면 되기 때문에 요즘 중국의 김장 풍속은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네. 김준호 특파원. 오늘 북한의 김장 이야기를 함께 살펴봤는데요, 오늘날 중국의 김장까지 소식 잘 들었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고맙습니다.

[김준호 특파원] 네. 고맙습니다.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비싼 채소와 양념값 때문에 겨울 김장을 준비하려면 5인 가족을 기준으로 1가구당 배추 500kg에 최소 75만 원 이상이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고춧가루, 마늘, 각종 조미료까지 구매하면 더 큰 비용이 드는데요, 반면 한국에서는 배추, 무 등 채소와 양념류의 풍년 때문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170~210달러의 김장비용이 들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재료가 없거나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김장을 할 수 없는 북한의 상황과는 크게 다른 것 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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