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기습적인 로켓 발사, 긴박했던 몇일 간의 동창리 발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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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지난 12일, 결국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기술적인 결함을 이유로 발사시기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그리고 한국 정부의 관계자가 장거리 로켓을 발사대에서 끌어내려 수리하는 정황이 포착된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기습적인 발사였습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들도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최근 사진을 살펴본 결과 발사까지는 최소 몇일이 더 걸리지 않겠느냐는 분석과 전망을 내놓은 바 있는데요, 오늘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에서는 로켓 발사가 이뤄진 시점부터 지난 몇일 간의 발사장 분위기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발사시기 조정 가능성 발표 이후 분주했던 5일
- 8일, 발사장 위로 올라온 운반 트레일러
- 10일, 움직인 크레인과 사라진 운반차량
- 발사 늦춰질 것이란 전문가의 예상 깬 기습적인 발사


북한이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새벽, '일련의 사정'을 이유로 "장거리 로켓 발사시기의 조정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장거리 로켓의 발사시기를 오는 29일까지 일주일가량 연기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실제로 한국의 정부 소식통과 언론들은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했던 로켓을 분리해 수리중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의 한미연구소(SAIS)도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이 발사시기의 연기를 예고한 이후 발사 준비를 완료하기까지 열흘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북한 당국이 로켓발사 시기를 연기한다고 말한 뒤 불과 이틀 만에 기습적으로 로켓을 발사한 겁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미국의 위성업체 '지오아이 (Geoeye Satellite Image)'가 촬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로켓 발사장 사진을 확보해 분석해왔습니다. 북한이 처음 발사시기의 조정을 예고했던 지난 8일과 장거리 로켓의 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10일 등 발사 직전까지 동창리 로켓 발사장의 모습을 날짜별로 살펴봤는데요,

12월 4일, 동창리 발사장 인근 조립동에 주차된 장거리 로켓 운반 트레일러.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12월 4일, 동창리 발사장 인근 조립동에 주차된 장거리 로켓 운반 트레일러.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우선 지난 4일에 촬영한 동창리 발사장 인근 조립동 옆에는 장거리 로켓 운반차량으로 보이는 트레일러들이 주차돼 있습니다.

(These vehicles are the rocket transport trucks (Geoeye 2012-12-4)

하지만, 북한이 로켓 발사시기의 조정 가능성을 예고한 8일에는 이들 운반차량 중 한 대만이 주차돼 있고, 나머지 차량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사라진 트레일러 한 대는 동창리 발사장 위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발사장 중간에 차량과 함께 놓인 트레일러가 눈에 들어옵니다.

(According to Geoeye imagery (2012-12-8), one of these transport vehicles remained near the horizontal processing center, however the second transport vehicle has moved back to the launch pad)

12월 8일, 조립동 옆에서 사라진 한 대의 장거리 로켓 운반 트레일러와(위)과 동창리 발사장 위에 포착된 트레일러 (아래).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12월 8일, 조립동 옆에서 사라진 한 대의 장거리 로켓 운반 트레일러와(위)과 동창리 발사장 위에 포착된 트레일러 (아래).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북한이 최초 발사 연기의 가능성을 발표한 것과 맞물려 이미 장거리 로켓에 이상이 발견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함께 위성사진을 함께 분석해 온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 커티스 멜빈 씨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12월 1일의 사진에는 조립동에 2대의 운반용 차량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12월 8일 사진에는 단 한 대만의 차량의 조립동에 남아있고, 다른 한 대는 발사대쪽으로 이동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지난 10일 촬영한 동창리 발사장의 위성사진을 살펴봤습니다. 발사장 위에 있던 로켓 운반 트레일러는 사라졌고, 발사대 옆의 크레인이 발사대와 수직의 형태로 움직인 것이 보입니다. 이 크레인은 지난 8일과 10일 사이에 위치를 바꾸었습니다.

(On the Geoeye 2012-12-10 photo we can see that the crane has moved to a position perpendicular to the gantry tower. The crane has moved between 2012-12-8 and 2012-12-10)

[Curtis Melvin] 12월 10일 사진에서는 미사일 지지대 위에 있는 크레인이 발사대에서 회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사대에 있던 운반트럭도 다시 사라졌습니다.

또 발사장 위에는 6대의 차량이 모여있는 것도 포착됐습니다. 뭔가 분주한 움직임이 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같은 날 발사장 인근 조립동 옆에는 여전히 한 대의 운반차량만 주차돼 있어 발사장 위에 있던 트레일러는 로켓을 싣고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였습니다.

12월 10일, 발사장 위에서 사라진 로켓 운반 트레일러와 이동한 크레인(위)과 여전히 한 대의 차량만 주차된 조립동 인근, 발사장 위 트레일러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래).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12월 10일, 발사장 위에서 사라진 로켓 운반 트레일러와 이동한 크레인(위)과 여전히 한 대의 차량만 주차된 조립동 인근, 발사장 위 트레일러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래). 사진-Geoeye Satellite Image 제공

이날은 북한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1단 로켓의 조종 발동기 계통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됐다면서 이달 22일까지 예고했던 발사 기간을 29일로 연장한 때이기도 합니다.

또 같은 날 미국의 한미연구소도 10일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동창리 발사장의 활동이 수리를 위해 발사대에서 로켓을 제거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그러면서도 로켓을 조립시설로 옮길 경우 눈길에 생기는 트레일러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로켓이 옮겨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예상과 분석을 깨고 기습적으로 12일 오전,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는데요, 갑작스런 로켓 발사에 미국 내 전문가들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또, "북한이 처음부터 '결함'이라는 위장전술을 폈을 수 있다", "결함 자체가 미세한 것을 수도 있다", "로켓 해체에 대한 관측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다양한 의문과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가 12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발사대에 놓여 있는 것을 제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지만, 한국의 군 관련 미사일 전문가는 "미사일을 전날 해체했다가 다음날 오전까지 재조립해 발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해 처음부터 아예 로켓을 해체하지 않았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미 빠른 준비로 발사가 임박할 것으로 예상됐던 동창리의 장거리 로켓 발사장. 하지만, 발사시기를 연기한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 시기와 서둘러 로켓을 쏘아올린 12일과 맞물린 지난 5일 간의 모습은 분주하면서도 긴박했던 움직임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은 라디오 세상이 전하는 <1분 현장>입니다.

지난 12일, 북한의 갑작스런 로켓 발사에 따른 한국 시민과 한국, 미국 내 탈북자들의 반응을 모아봤습니다. 북한 주민이 굶주리고 있는 때에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로켓을 발사한 북한의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은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로켓 발사의 배경으로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모 1주기, 김정은 체제의 내부 결속,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몸값 높이기, 그리고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배경 안에는 북한 주민을 위한 민생이 없군요. 북한의 로켓 발사가 북한 주민에게 과연 어떤 혜택을 가져단 주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1분 현장>이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