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민족적 통일방안 마련 선동”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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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평안남도 양덕군의 온천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평안남도 양덕군의 온천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2019년 1월 31일자 6면에 게재된 “통일은 겨레의 한결 같은 지향“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북한의 민족단합과 조국통일을 위한 주동적인 노력이 대내외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고,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관계 발전과 조국통일 위업수행을 위한 원칙적 입장 및 제안들이 민족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전민족적인 통일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선전했습니다.

오중석: 지난해 진전된 ‘남북교류협력’에 힘있어, 이제 부터는 ‘조국통일’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남과 북은 “남북관계에서 온 민족의 관심과 열망이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에,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그 실현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라의 분열이 지속될수록 겨레의 불행과 고통은 더욱 커가고 있으며, 하나의 민족이 서로 헤어져 분열의 비극을 겪는 것은 분통한 일”이라고 적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은 결코 그 자체에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며, 결국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것”이므로,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의 새로운 역사적 흐름은 마땅히 조국통일에로 지향되어야 한다”고 강변했습니다. 이어서 통일논의를 적극 장려하여 오늘의 정세흐름을 조국통일에로 이어놓기 위한 ‘애국투쟁’에 남과 북, 해외의 온 민족이 떨쳐나서야 한다”고 선동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주장하는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은 김정은의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23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연합회의’명의로 발표한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다시 거론됐습니다. 이 호소문은 “조국통일은 민족사적 책무이며, 남북관계는 조국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오늘의 좋은 분위기를 놓치지 말고 전민족적 통일방안 마련을 위해 지혜와 힘을 합치고, 남북관계 문제를 민족중시, 민족우선 관점과 입장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판문점과 평양선언 발표 1돌과 같은 민족공동의 의의 깊은 날들을 성대히 기념해 조국통일열기를 삼천리 강토에 굽이치게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통일방안 마련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는 ‘선전’적 구호 차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그 동안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주장해왔는데요. 이번에 “전민족적인 통일방안 마련”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한국국민들은 북한이 1960년대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온 연방제 방식의 통일방안이 미군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 용공정권 허용과 같은 전제조건을 달고 있어 ‘적화통일’ 방안이라는 점을 익히 알게 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북한은 우선 연방제 언급을 배제하고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 발표라는 전형적인 여론몰이 방식을 동원했습니다. 여론조성이 끝나면 ‘연방제’ 내지 ‘연방 연합제’ 통일방안 논의를 강력하게 주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핵 문제 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방안 마련” 선전선동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중석: 통일문제의 가장 큰 당사자는 한국과 북한 정권입니다. 북한이 이를 부정하고 정당, 단체와 전체 민족 구성원을 주장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민족 구성원들의 통일논의를 ‘애국투쟁’으로 까지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방대한 통일전선전략기구와 정교한 통일전선 전략체계를 활용할 경우 북한 주도의 ‘통일’을 성취할 수 있다는 기획에서 나온 것입니다. 또한 북한은 1948년 4월에 개최한 ‘남북한 연석회의’에서 남한지역의 대표들이 선출됐고 이들이 참여한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 헌법과 정권수립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내세워 북한 정권이 한반도를 대표하는 유일정부임을 강변해왔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통일과정에서 북한의 주도력을 확보하고 미래 ‘통일정부’에서 북한체제의 정통성’을 앞세워 보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 마련을 모색’하자고 제안한 배경과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최대 위기에 빠졌던 북한은 2018년에 들어 서면서 ‘평화’를 주제로 한국과의 대화와 교류협력 정국을 급조하면서 ‘발등의 불’을 껐습니다. 하지만 위기의 근본해결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입니다. 2018년에 평화를 앞세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될 가망이 없자 이번에는 ‘통일’을 주제로 체제위기를 모면해 보겠다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는 북한의 ‘선 핵 문제 해결’ 없이 한반도 평화나 통일을 ‘앞서 논의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북한이 체제위기의 근본을 풀지 않는다면 그 어떤 ‘새로운 시도’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깊이 통찰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연초부터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 마련”을 강조했습니다. 문제점은 무엇이고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전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평화적 통일방안 마련” 주장은 구체적인 상대가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8천만 한민족 전체의 의사를 수렴하는 방법이나 방식도 제시된 것이 없습니다. 북한이 주장해왔던 ‘대 민족 회의’ 또는 ‘범 민족 회의’와 같은 방식으로 통일방안을 마련해보겠다는 것인데요, ‘군중 몰이’식으로 진정성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통일문제를 놓고 한국사회를 2분, 3분으로 분열시키려는 목적이 들어나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북한의 이런 술책에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 역시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막연한 통일타령’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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