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6월 22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우리 당의 창건과 강화발전의 역사를 깊이 체득하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당원들이 당역사 학습을 통해 당이 무엇을 위해 태어났으며, 어떤 행정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는가를 똑똑히 알아야, 시대와 혁명 앞에 지닌 사명과 본분을 새기고 당 건설 위업의 줄기찬 계승발전을 위하여 분투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절세위인들의 당건설 업적이 집대성돼 있는 창당사와 강화발전사야말로 당의 억년청청함을 담보하는 영구불멸의 교과서이고 대백과전서"라며, "당의 창당사와 강화발전사 체득은 참다운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튼튼히 준비하기 위한 필수적 요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당역사는 "수령의 혁명사상을 지도적 지침으로 하여, 수령의 탁월한 영도 밑에 전진해온 역사이며 수령의 사상체계, 영도체계에 어긋나는 온갖 사소한 요소와 현상과의 비타협적인 투쟁 속에서 강화 발전되어온 역사"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의 당역사에 대한 학습을 통해 당중앙에 대한 존엄성을 최상의 높이에서 간직하고, 당중앙의 사상과 권위를 옹위하기 위함이라면 칼끝에도 올라서는 참된 충신이 되어야 한다"며 김정은에 대한 절대충성을 강요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당원들이 당역사 학습을 통해 체득해야 할 첫 번째 내용으로 혁명 1세대와 2세대 당원들의 수령중심 통일단결과 절대충성을 꼽았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조선노동당의 역사와 노정에는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현명한 영도의 자욱자욱이 역력히 새겨져있고, 당의 지도사상, 혁명이론, 영도방법도 수령의 비범한 예지와 정력적인 사상이론 및 영도활동의 결정체이며, 우리 당 특유의 정치풍토와 혁명적 당풍도 수령의 탁월한 영도 밑에 마련되고 공고화된 고귀한 재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당창건과 강화발전의 역사는 혁명대오의 통일단결을 실현하고 굳건히 다져온 역사이고, 하나의 중심, 하나의 사상에 기초한 당의 통일단결이 확고히 보장되고 당의 기초가 철통같이 다져졌기에 세계적인 대정치동란과 제국주의자들의 온갖 고립압살책동 속에서도 세기적인 변혁을 안아올 수 있었다"며, "당의 역사를 깊이 연구 학습해야 당위업의 불패성에 대한 확고한 신심을 가지고 수령에게 끝없이 충실할 수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조선노동당의 역사를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혁명활동역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반사회적이고 반인민적인 당역사 왜곡입니다. 조선노동당은 수령을 대표하는 정당이 아니라 인민대중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바로 서야 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조선노동당이 "존엄 높은 김일성-김정일주의당으로 강화 발전되어 주체혁명위업을 빛나는 승리의 한길로 영도해 왔다"며 당의 '김씨 일가 사당 활동'을 옹호했습니다. 조선노동당의 사당화 변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조선노동당의 사당화는 김일성의 수많은 정적 제거와 독재권력 장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번 사설은 당중앙위원회 제4기 제15차 전원회의(1967년)가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계기로 되었다고 자랑 삼아 선전하고 있지만 김일성은 이 15차 전원회의를 통해 도전가능성이 있는 마지막 자파세력을 제거함으로써 유일독재권력을 확립하고 조선노동당을 오직 수령의 혁명사상만을 실현하는 조직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김일성은 1945년에서 1950년까지 조만식과 민족진영, 현준혁, 주영하, 오기섭과 국내파를 숙청했습니다. 1950년대에는 무정, 허가이 등 연안파와 소련파 그리고 박헌영, 이승엽 등 남로당계열을 모두 숙청하여 김일성 1파만의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1960년대에는 김일성 직계파 중에서 박금철, 이효순, 김도만 등 경제우선주의자들까지 숙청함으로써 완벽한 1인독재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조선노동당의 김씨 일가 사당으로의 변질은 김일성의 피의 숙청이 낳은 산물입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당원들에게 "당의 백승의 역사를 올바로 인식할 때, 전당 강화의 새로운 전성기가 펼치게 된다"며 당역사 체득학습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혁명 2세 당원들이 조국해방전쟁시기 '당과 수령을 위하여'라는 구호를 외치며 원수격멸의 결사전에서 진격로를 열어 제끼고, 전후 복구건설시기 반당종파분자들의 책동을 생산적 앙양으로 쳐갈기며 폐허위에 전설속의 천리마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항일빨치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창당이념과 정신의 체현자, 구현자로 억세게 자라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전세대당원들은 "항일혁명선열들이 지녔던 이상과 신념, 인격에 대한 공경과 사랑으로 자기의 정신세계를 정화했기에 제국주의연합세력과의 첨예한 대결전에서 우리의 사상과 제도, 위업을 수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내용에 근거해 볼 때 이번 당역사 체득학습 강조는 김정은 시대 젊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혁명 1, 2세대 당원 따라 배우기' 기풍을 확립하고 이들의 충성경쟁을 불러 일으켜 당내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강대강 정면대결 투쟁'의 동력을 확보해보려는 술책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당원들에게 "항일유격대식으로 학습하여 자기의 혁명관, 인생관을 선열들의 사상정신적 높이에 올려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당원들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항일유격대식 학습이란 학습조건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시간과 공간, 조건과 환경에도 구애 받지 않으며 끊임없이 진행하는 학습을 말합니다. 학습도 자력갱생방식으로 하라는 주문입니다. 대부분이 무학이었던 유격대원들은 스스로 글을 익히고 배워 의사소통에 활용하는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인터넷과 인공지능시대입니다. 진화된 조건과 환경에 적합한 학습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습의 내용과 목적입니다. 당원들은 충성과 복종 체득을 위해 항일유격대식으로 학습하라는 요구를 접하면서 북한의 암울한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팀 박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