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일꾼들의 ‘정치적 민감성’ 제고 촉구

서울-양성원, 이현웅 yangs@rfa.org
2023.08.28
[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일꾼들의 ‘정치적 민감성’ 제고 촉구 지난 1월 북한 전역에서 열린 '전원회의 결정 관철' 궐기대회 모습.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826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당중앙과 숨결을 같이하는 참된 일꾼이 되자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오늘날 일꾼들의 삶과 투쟁의 주제는 나는 위대한 당중앙과 숨결을 같이하고 있는가라면서, “일꾼들은 총비서동지의 사상과 뜻대로만 사고하고 그의 발걸음에 심장의 박동과 전진의 보폭을 맞추며, 혁명승리와 사회주의의 전면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투쟁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일꾼이라면 하루를 살아도, 한 순간을 살아도 총비서 동지만을 믿고 결사옹위하겠다는 각오로 충만해야 하며 정치적 감수성과 정치의식을 부단히 높이는 것이 당중앙과 숨결을 같이하기 위한 중핵적 문제라고 적었습니다. 일꾼들은 인민군 군인들의 투쟁기풍을 따라 배워 몸이 열 조각, 백 조각 나도 당의 사상과 의도를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결사관철의 정신으로 충만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책임일꾼들은 당정책관철의 제일기수로서 혁명적 수령관을 세우는데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거울이 되고, 스스로가 가혹하다고 할 정도의 강한 요구성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일꾼들은 항일혁명투사들처럼, 1970년대 당의 영도계승시기 일꾼처럼, 인민군 군인처럼 오직 당중앙의 사상과 뜻, 의지로만 고동쳐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성원: 이번 기사는, “일꾼들이 당중앙과 숨결을 같이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감수성과 정치의식을 부단히 높이는 것이 중핵적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서 정치적 감수성과 정치의식이 무엇인지,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일꾼들이 갖추어야 할 정치적 감수성과 정치의식은 당중앙의 사상과 의도에 대한 민감성을 말하며 이것은 충실성의 척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총비서동지의 혁명사상과 노선, 당정책의 진수와 정당성을 깊이 체득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하든지 총비서께서 이럴 때엔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 주었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언제나 총비서동지의 말씀과 당정책에 입각하여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습벽을 붙여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총비서께서 바라시는 일이라면 산악같이 일떠서 현실로 전환시키고 그가 걱정하는 문제는 뼈를 깎고 살을 저며서라도 기어이 해결하는 것이 일꾼본연의 기질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꾼들은 김정은 개인의 정치사상적 노예가 아닙니다. 공화국 일꾼들이 갖춰야 할 정치적 감수성과 정치의식은 주민들의 생각과 필요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를 기민하게 추진하는 데 맞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일꾼들은 인민 전체의 노복이지 특정한 개인의 노복이 아닙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일꾼들에게 최고사령관의 명령지시에 절대복종, 절대충실한 인민군의 투쟁기풍을 따라 배워, 이들의 육탄정신과 투신력을 체질화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일꾼들을 향한 인민군 따라 배우기주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일꾼들에게 인민군 군인들처럼 생 눈길과 진창길도 앞장에서 헤치고 사지판에도 서슴없이 뛰어들며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하여도 당이 바란다면 그것은 다름아닌 자기자신이 해야 할 과업으로 간주하고 끝까지 해제끼는 투신력이 필요할 때라고 역설했습니다. 이에 더해 책임일꾼들은 당정책관철의 제일 기수로서 당이 바라는 일에 대한 충심을 제일생명으로 간직해야 하며, 일꾼들은 혁명의 지휘성원으로서 숨을 쉬는 한 총비서동지의 사상과 뜻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며 그이의 희생적인 강행군길에 심장의 박동을 맞추는 열혈의 혁명투사가 되자라고 선동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체제의 총체적인 성과부진과 경제실패의 근본원인은 주체사상의 일색화와 자력갱생노선 고집, 핵무력정책강행에 있습니다. 또한 백두혈통과 통치엘리트간 이권카르텔, 당과 정권 그리고 각종 사회단체의 관료화와 부정부패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과 문제의 척결이 선행되지 않는 한 일꾼들의 인민군 따라 배우기는 실패로 끝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에서 일꾼들의 자연재해방지와 위기대응능력 강화 및 대책강구를 거듭 강조하고 무책임한 일본새에 경종도 울렸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고 질타했습니다. 북한이 일꾼 때리기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조선노동당이 사전에 일꾼들에게 재난대응대비태세의 경적을 거듭 울렸지만, 일꾼들이 국가적 조치에 둔감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하여 피해를 초래했다며 일꾼들의 일본새를 문제로 삼았습니다. 또 일부 일꾼들은 당과 국가의 걱정과 고민에 무관심하며 나라에 재난이 닥치든 말든 자기 소관이 아니면 외면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일하며 영도자를 앞에서는 받드는 척하고 돌아서서는 딴 짓하고 일신의 보신만 추구하며 시련의 시기에는 당과 혁명도 서슴없이 배반한다고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자연재해대응과는 무관한 일본새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한 것입니다. 이런 질책들을 고려할 때 이번 일꾼 때리기는 자연재해 피해책임뿐 아니라 경제발전 5개년계획 성과부진과 2회에 걸친 군사정찰위성발사 실패 등 일상화 되고 있는 김정은정권의 정책적 오류와 실패 책임을 일꾼들에게 전가하여 군()과 주민들의 불만을 달래고 내부결속을 도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일꾼들에게 “당의 사상과 뜻에 민감하지 못하면 열린 문으로도 나가지 못하는 정치적 문맹자, 청맹과니가 되며, “시대의 낙오자로 굴러 떨어지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일꾼들은 이런 경고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에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가 없습니다. 특정 개인과 극소수 집단이 권력을 독점하고 사상적 통제와 물리적 억압을 통해 독재왕국을 구축하기 위한 통치만 있을 뿐입니다. 주민들이 자유와 인권,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조선노동당 일당통치가 폐지되어야 가능합니다. 일꾼들을 정치적 문맹자나 청맹과니로 만드는 것은 그들의 당에 대한 정치적 민감성 부족과 잘못된 일본새가 아니라, 김씨 일가의 권력사유와 세습, 개인숭배와 우상화 책동이라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일꾼들은 이번 기사의 구시대적인 경고를 그대로 용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 위원님,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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