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수령에 충성하는 ‘집단주의위력 발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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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1월 1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집단주의는 주체조선 특유의 국풍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북한의 힘은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신념, 투쟁, 실천의 구호에 있다며 "사회주의의 위력은 곧 집단주의위력"이라고 적었습니다. 북한 특유의 국풍인 집단주의는 "사회의 모든 성원들이 수령의 두리에 사상의지적으로, 도덕의리적으로 굳게 뭉쳐있고 사회와 집단, 동지들을 먼저 생각하며 진심으로 위해주는 단합된 힘으로 혁명과 건설을 다그쳐 나가는 여기에" 그 '저력과 절대적 우월성'이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또한 북한 집단주의는 "온 나라가 당중앙과 사상도 숨결도 발걸음도 함께 해나가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이며, "전체 인민이 자기 개인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서로 돕고 이끌면서 광명한 미래에로 힘차게 나아가게 하는 사상정신적 자양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수령에 대한 충실성은 집단주의의 최고 표현"이라며 "자기수령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며 당중앙의 명령, 지시를 무조건 철저히, 정확히 관철하는 여기에 집단주의의 위력이 있다"고 선동했습니다.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 근로자들은 집단주의 구호를 힘있게 추켜들고 사회주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투쟁에서 집단주의 위력을 높이 발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집단주의가 '북한 특유의 국풍'으로 자리잡혀 있으며, 북한의 절대적인 힘은 '집단주의'에서 나온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집단주의는 '전체주의 속성'을 숨기기 위한 '위장막'에 불과한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에 의하면 "집단주의는 우리 국가의 고유한 국풍"이고, 북한의 집단주의에는 "세계가 알 수도 가늠할 수도 없는 우리 국가의 저력이 있으며 자본주의가 영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절대적 우월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우월성의 하나로 "공화국무력의 군사기술적 강세와 실전능력이 만천하에 뚜렷이 각인"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또한 "이 세상에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가 일색화되고 전체 인민이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성에 기초"하여 "전진해나가는 나라는 오직 우리 나라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령중심 집단주의'는 개개인의 자유와 인권 그리고 자발성을 전제로 한 ①개인의 희생, ②집단구성원간 조화중시, ③집단노동의 선호 라는 집단주의의 본래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습니다. 수령이 모든 권익을 독점하는 북한의 집단주의는 전체주의이지 집단주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전설속의 천리마' 출현과 고난의 행군 극복, 강국의 터전 마련 등 사회주의건설역사가 집단주의의 거대한 힘에 의해 이룩된 것이라며 '집단주의 역사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집단주의역사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집단주의는 출발부터 비정상이었습니다. 북한 집단주의는 '극단적인 노력착취'를 그 뿌리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25전쟁 직후 전후복구를 위한 노력동원 구호가 바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 원칙이었습니다.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북한지역의 폐허도,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도 없었을 것입니다. 참혹한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주민들의 고혈을 짜낸 '천리마운동'은 결코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또한 김일성은 인민의 배고픔과 경제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하는 반대파를 집단주의원칙에 위배된다며 모두 숙청했습니다. 집단주의를 자신의 권력욕구 충족과 정적제거 수단으로 악용한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집단주의를 '사회정치적 생명체론'과 연결시켜 모든 인민은 수령으로부터 정치사회적인 생명을 얻어야만 영원한 복락을 누릴 수 있다며 '수령의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북한의 집단주의는 '개인은 전체에 복종해야한다'는 전체주의로 완전히 변질됩니다. 수령 한 사람을 위해 전체 인민이 희생하는 반인민적인 이념으로 전락된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집단주의는 수령을 절대적으로 믿고 명령과 지시를 무조건 관철하는데 그 위력이 있으며, 계속 이어지는 '고유의 국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집단주의위력 발휘를 촉구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이 세상에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가 일색화되고 전체 인민이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실성에 기초하여 동지적으로 굳게 전진해나가는 나라는 오직 우리 나라밖에 없다"며 집단주의를 수령에 대한 충성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당당히 자부할 수 있는 창조물, 성과물"을 더 많이 내놓을 때 '국가가 번영하고 기쁨과 행복도 커지게 된다'며 노동의지를 고취시켰습니다. 집단주의에 의해 "동요와 무능, 낙후와 침체가 타파되고 진보와 혁신이 일어"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각종 당회의 결정들을 '승리적으로 결속하기 위해 총공격전'을 벌리는 시점임을 부각시켰습니다. 이런 주장들을 감안해볼 때 집단주의발휘 촉구는 내부 결속을 통해 날로 확대되고 있는 비사회주의현상을 일소하고 김정은의 '수령지위'를 강화하며, 년말을 앞두고 경제적 성과를 독려하려는 선동책략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수령은 사회정치적생명체의 중심이며 인민대중의 의사를 체현한 최고뇌수"이고, "수령에 대한 충실성은 집단주의의 최고표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조작된 논리'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사람에게 '육신의 생명'과 '사회정치적 생명'이 있으며 '사회정치적 생명'은 수령으로부터 받는다는 주장은 종교적 속임수입니다. 사회정치적 생명은 각자가 스스로 일구는 것입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은 기독교의 '지체론'을 빌릴경우 일부 해석은 가능하지만자연인인 수령에게 '정치적 권위'를 넘어 '신적 권위'를 부여하고 그에게 일평생 충성을 강요하는 것은 북한이 '거대한 종교집단'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또한 집단주의의 요체로 선전하는 것은 모순에 모순을 더하는 것입니다. 수령의 실체와 권위가 이미 허상으로 드러난 현실에서 '사회정치적 생명'에 대한 날조선전을 그대로 믿을 주민은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